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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향전(丁香傳)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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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향전(丁香傳)

작자·연대 미상의 고전소설. 1권 1책. 한문필사본. 양녕대군과 평양의 명기 정향 사이의 연애실화담을 소재로 한 소설이다. 이 실화는 ≪해동기화 海東奇話≫에 수록되어 있다.

태종의 장자 양녕대군은 세종에게 관서의 명승을 유람하고 오겠다고 한다. 관서는 본시 화류(花柳)의 고을이라 임금은 대군이 주색에 심신이 상할까 걱정한다. 대군은 주색에 조심하겠다고 하여 임금의 허락을 받고 떠난다. 대군은 각 읍 수령에게 노소를 막론하고 여자는 일체 눈 앞에 얼씬거리지 못하게 하라고 엄명을 내린다.

대군을 떠나 보낸 임금은 형님이 산천 풍물을 구경하면서 한 잔 술도 못마시고 한 계집도 가까이 하지 않고 돌아온다면 일생에 한(恨)이 남을 것이라 생각하고, 관서 수령들에게 대군의 적막한 객회를 풀어주라는 하교를 내린다. 이에 수령들은 대군의 엄명과 임금의 하교를 받들고 어찌할 바를 몰라한다.

이 때 정향이라는 동기(童妓)가 감사에게 한 꾀를 내어올린다. 대군이 평양에 당도하여 문물을 구경하고 객사로 돌아오나 객사가 적막하기 그지없다. 감사가 올리는 진수성찬에 스스로 술 한 잔을 따라 마시니 기분이 상쾌하나 외롭기 그지없다. 감사가 돌아간 다음 대군이 혼자 있는데, 문득 나졸이 한 젊고 아름다운 여인을 붙들어와 그녀가 객사를 침범했다고 한다.

그 여인은 18세에 남편을 잃었는데 망부의 제사에 쓸 닭고기를 고양이가 물고 가기에 고양이를 쫓다가 객사를 침범했다며 울면서 용서를 빈다. 통인이 나서서 그 여인이 자신의 누이동생이라 하며 죄를 용서해달라고 한다. 이에 대군은 그 여인을 용서해준다.

대군은 나졸을 물리치고 통인에게 집안사정을 묻고는 그가 조는 틈을 타서 통인의 집을 찾는다. 과연 낮에 본 여인이 홀로 앉아 침선을 한다. 대군은 그 여인을 달래서 동침하고는 십여일을 평양에 묵으면서 밤마다 찾아가 정을 나눈다. 대군은 작별에 임하여 여인의 치마폭에다 한시 ( 漢詩 ) 한 수를 써준다.

정향은 감영에 들어가 그 치마를 감사에게 바친다. 감사는 그 치마를 상자에 넣어 서울로 보낸다. 임금이 보고 크게 기특히 여기고는 정향을 서울로 보내도록 한다. 임금이 정향의 아름다움을 보고 칭찬하며 궁중에 있게 하고 대군이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대군이 서울로 돌아와 임금을 뵈오니 상은 대군을 위로하는 주연을 베풀고 가희(歌姬)로 하여금 대군이 정향의 치마폭에 써 주었던 시를 읊게 한다. 대군이 이를 듣고 크게 의아해 하는데 한 무희(舞姬)가 나와 춤을 춘다.

그 무희를 보니 바로 평양에서 만났던 정향이다. 대군은 비로소 모든 것을 깨닫고 임금은 정향을 불러 대군에게 인사를 드리게 한다. 아우인 세종과 형님인 양녕대군과의 우애가 잘 묘사되어 있는 작품이다.

≪참고문헌≫ 韓國古典小說硏究(金起東, 敎學社, 1981).

 

(자료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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