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문학창고

정해경전(鄭海慶傳)

by 송화은율
반응형

정해경전(鄭海慶傳)

작자 · 연대 미상의 고전소설. 1책. 국문필사본. 표제는 ‘ 증 羸 경젼 ’ 으로 적혀 있고, 작품 끝에 ‘ 무신 신초 신장(戊申新抄新藏) ’ , ‘ 글시도 누츄 悧 고 오 瑯 도 만이 悧 엿시니 보시난 隷 군 瑯 난 눌너보시압 ’ 의 필사기와 ‘ 강명환 씨(姜明煥氏) 운운 ’ 의 난필의 낙서가 함께 기록되어 있다.

작품은 전체 구성상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눌 수 있다. 전반부는 주인공 정해경이 계모 장씨로부터 구박을 받다가 선계(仙界)에 있는 어머니를 만나는 내용이다. 후반부는 해경이 세상에 나와 다채로운 삶 속에서 부귀영화를 누리는 내용이다. 작품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초한 시절 계화촌의 정장현은 나이 사십에 아들 해경을 낳는다. 어느 날 화산 청룡사의 세장스님이 해경을 보고 10년 액운이 있을 것이라 하므로, 은자 300냥을 시주하여 축원을 부탁한다. 해경이 여덟 살 되던 해에 어머니가 죽으니, 정시랑이 장씨를 후처로 맞이한다.

장씨는 성격이 포악한 데다가 가산(家産)을 독차지하기 위해 해경을 심히 핍박한다. 이러한 사실을 모르는 정시랑은 병부상서를 제수받아 황성으로 가는데, 이동안 장씨의 핍박은 더욱 심해져 해경은 절벽 아래로 떠밀려 죽기에 이른다.

그러나 거북의 도움으로 살아난 해경은 세장스님의 가르침을 입어 동해 용왕과 남매지간인 어머니를 찾아간다. 용왕으로부터 융숭한 대접을 받고 고래의 인도로 해월루로 가 어머니와 상봉한 해경은 용녀 명선이와도 가연을 맺는다.

그곳에서 8년을 지낸 뒤 속계로 나온 해경은 서주에서 한림 이관회의 딸을 만나 가연을 맺은 뒤 혼인을 약속하고 황성으로 올라온다. 그 사이 아버지는 간신 여백의 모함으로 유배를 간 상태였다.

 

해경은 과거에 응시, 급제하여 한림을 제수받는 한편 부마로 정해진다. 순무어사가 되어 유배지에 있는 아버지를 모셔오는데, 도중 고향에 들러보니 그동안 계모 장씨는 가산을 모두 탕진한 상태였다. 아버지가 그 행실을 미워하여 장씨를 죽이려 하지만 해경이 만류하여 죄를 뉘우치게 하고 황성으로 돌아온다.

해경은 영양공주와 혼인하여 부마가 되는데 이 소식을 들은 서주의 이소저는 병이 든다. 해경은 황제로부터 이소저를 둘째부인으로 삼는 것을 허락받아 혼인한다.

우승상 여백이 남만국과 결탁하여 난을 일으키자, 해경이 도원수로 출전하여 제갈공명의 도움을 입어 만왕의 항복을 받아 돌아온다. 해경은 연왕에 봉해지고 부귀영화를 누리다가 왕위를 세자에게 물려주고 승천한다.

이 소설은 조선 후기에 성행하던 영웅소설의 사건전개와 인물형상을 따르고 있으나, 다음과 같은 특징을 띠고 있다. 첫째, 전반부의 계모에 의한 핍박과 후반부의 영웅 일대기가 결합된 구성을 보이고 있다. 후대로 올수록 큰 인기를 얻으며 다른 여러 유형의 소설들과 결합하여 다양하게 전개되어온 영웅소설의 발달의 한 양상을 보여준다.

둘째, 사건전개의 사실성이다. 작품의 전반부에서 집요하게 이루어지는 주인공에 대한 계모 장씨의 핍박은 그 목적이 재산을 독차지하기 위한 것이어서, 같은 유형의 소설들이 흔히 주제로 삼았던 인륜적 · 도덕적 차원의 문제를 경제적 이익을 둘러싼 추악한 모습으로 그려내고 있다.

 

또, 해경과 이소저가 처음 만나 혼인을 약속하게 되기까지의 과정에도 대담한 애정이 묘사되어 작품의 사실성을 높여준다. 이러한 특징은 이 작품이 영웅소설의 후대적 형태라는 추정을 가능하게 한다. 장서각도서에 있다.

 

(자료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반응형

블로그의 정보

국어문학창고

송화은율

활동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