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놀 / 유치환
by 송화은율반응형
저녁놀 / 유치환
굶주리는 마을 위에 놀이 떴다.
화안히 곱기만 한 저녁놀이 떴다.
가신 듯이 집집이 연기도 안 오르고
어린 것들 늙은이는 먼저 풀어져 그대로 밤자리에 들고
끼니를 놓으니 할 일이 없어
쉰네도 나와 참 고운 놀을 본다.
원도 사또도 대감도 옛같이 없잖아 있어
거들어져 있어 ---
하늘의 선물처럼
소리 없는 백성 위에 저녁놀이 떴다.
<후략>
* 감상 : 끼니조차 이을 수 없는 가난에 허덕이는 농촌 마을의 저녁 풍경이 제시되고 있다. 환 하게 고운 저녁놀과 대조되는 백성들의 생활이 서글픔과 우울함을 자아낸다. 가난의 이면에 는 사회 구조적 모순이 내재해 있음을 은근히 비판하고 있다.
* 구절 풀이
· 원, 사또, 대감 : 가렴주구(苛斂誅求)하는 위정자의 상징
· 거들어져 있어 : ‘거들거리다’(도도하게 굴다)
* 주제 : 농촌 마을의 가난한 삶
관련 작품
서정주 시 <무등을 보며>
* 화자는 가난한 삶 자체를 부정하지 않고 그 것을 의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곧, 산의 모습을 통해 가난에 흔들리지 않는 자세를 보이고 있음)
박재삼 시 <추억에서>
신경림 시 <농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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