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리 / 윤곤강
by 송화은율반응형
피리 / 윤곤강
보름이라 밤 하늘의
달은 높이 현 등불 다호라
임하 호올로 가오신 임하
이 몸은 어찌호라 외오 두고
너만 혼자 홀홀히 가오신고
아으 피맺힌 내 마음
피리나 불어 이 밤 새오리
숨어서 밤에 우는 두견새처럼
나는야 밤이 좋아 달밤이 좋아
이런 밤이사 꿈처럼 오는 이들 ---
달을 품고 울던 <벨레이느>
어둠을 안고 간 <에세이닌>
찬 구들 베고 간 눈 감은 고월(古月), 상화(尙火)······
낮으란 게인양 엎디어 살고
밤으란 일어 피리나 불고지라
어두운 밤의 장막 뒤에 달 벗삼아
임이 끼쳐 주신 보밸랑 고이 간직하고
피리나 불어 설운 이 밤 새오리
( 중 략 )
아으 비로서 나는 깨달았노라
서투른 나의 피리 소리언정
그 소리 가락 가락 온 누리에 퍼지어
붉은 피 방울 방울 돌면
찢기고 흩어진 마음 다시 엉기리
* 감상 : 떠나간 임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과 피맺힌 슬픔이 외적 사물에 투영되어 나타나 있 다. 조지훈의 시 <승무>와 비슷한 점이 많다.
[승무]와의 공통점
㈀ 전통적 소재, 정조
㈁ 고유어의 활용을 통해 정감을 고조시킴
㈂ 언어의 음악적 효과
㈃ 시적 자아가 외적 사물에 의탁하여 내적 고뇌를 해소함.
--- 신석초 시 <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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