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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국진전(張國振傳)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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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국진전(張國振傳)

(전략)

 

적은 어느새 도성에 다다르고 도성의 백성들은 아우성치니, 이는 지옥을 상상하게 하더라. 그것은 도무지 구할 도리가 없는 완전한 파멸을 보는 듯하더라. 이것을 어느 누구의 힘으로 구원하여 밝은 빛을 뿌릴 터인가.

 

국진은 다시 말에 오르자, 한 손에 절륜도, 또 한 손에 청학선을 흔들며 성문을 빠져나가 물밀 듯 밀려드는 수십만 적군의 진영으로 비호처럼 달리더라. 그의 절륜도가 닿는 곳마다 번갯불이 번쩍 일더니 적장과 적 군사는 추풍낙엽같이 쓰러지니, 적군에게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대 혼란이 일더라. 그들의 시체는 산을 이루고 피가 바다를 이루면서 물러가니라.

달마 왕과 백운도사는 그 가운데에서 필사적으로 대항하여 자기 진영을 지키며, 백운도사는 온갖 도술을 부려 이 천신과 다름없는 용감무쌍한 장군을 막고 또 사로잡으려고 하더라. 그러나 그 때마다 국진은 절륜도를 휘두르고 청학선을 부치면서 장히 빠져나오고 공격하곤 하더라. (중략)

 

백운도사는 난데없는 천신의 출현에 놀라 그의 지식을 모조리 동원하여 이를 막으며, 또한 이를 자세히 관찰하기도 하더라. 그는 자신의 도술을 막을 수 있는 자는 천신이 아닐 수 없다고 굳게 믿고 있던 터라, 그리하여 달마 왕과 장대에 올라 관찰을 끝내고 나서 말하기를, "칠 년 전에 그 소년을 죽였나이까 살렸나이까?" 하더라. 이에 달마 왕은 그때의 소년에 대한 것을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기 때문에 백운도사의 말에 매우 당황한 얼굴이더라. 달마 왕은 곧 선봉장 은통을 불러서 이 질문에 명확한 대답을 하라고 명령하니라. 이에 은통은, "물에 던져 죽였나이다."하고 대답하더라.

 

그러자 백운도사가 말하되, "팔괘를 벌려 보니, 그 때 물에 던진 소년은 용왕의 구함을 입어 여학도사의 제자가 되어 갔나이다. 거기서 칠 년 동안 재주를 배우고, 겸하여 여학도사의 절륜도와 청학선을 얻었나니 이 두 가지는 천하의 보배라. 그 소년을 당하지 못할 것이니 차라리 퇴병하여 본국으로 돌아가 계교로써 그를 죽이고 대명을 치는 일이 쉬울까 하나이다."

하니, 달마 왕이나 은통도 또 한 번 똑같이 놀라더라. 그것이 장국진임에는 틀림없으나, 그 때의 그 소년을 물속에 던진 것이 말할 수 없이 분하게 생각되더라. 달마 왕은 자기의 명령을 제대로 실행하지 못한 선봉장 은통에게 죄를 주고도 싶었으나, 그것이 이제 와서는 무슨 도움이 될 것인가.

 

은통도 그 때의 일을 회상하니, 전에 소년을 물에 던졌을 때 물속에서 웬 물체가 올라 소년을 태우고 오운을 일으키며 순식간에 자취를 감추어 버린 그 때의 광경이 선하게 떠오르더라. 하늘이 시킨 일이라면 몇 년을 불쌍하게 생각한 자신의 동정심도 어쩔 수 없는 일이라. 백운도사 역시 그 점을 이해하며, 누구도 탓할 이유도 없는 것이라 말하면서 그와 달마 왕을 위로하더라.

 

달마 왕은 용력이 과인한 반면 솔직한 인간이라. 그는 백운도사의 충고를 받아들여 깨끗이 물러가 다음 기회를 보기로 하니, 그도 승산이 없는 것을 알기 때문이리라.

 

이렇게 하여 달마국의 수십만 대군은 명나라 군을 전멸시키고 도성에 육박하여 명나라의 운명을 손에 쥐고 흔들려 할 때, 생각하지 아니한 절세의 명장 장국진의 출현으로 그 반수를 잃고 이날 밤중에 진을 거두어 퇴진하더라.

이날 새벽 급보를 받은 국진은 휘하의 대군을 재촉하여 그들을 추격하더라. 거의 뒤를 쫓아 국진은 적에게 머리를 남겨 놓고 가라고 소리치더라. 위험을 느낀 백운도사는 선봉장 은통에게 뒤를 막으라고 하더라. 온틍은 뒤에 남아 형세를 보니, 급히 달려드는 국진의 절륜도 앞에 수없이 많은 병사들의 목숨이 허공에 날리고 말더라.

 

이어 국진은 도망치는 달마 왕과 백운도사의 목을 베려고 달려드는가 싶더니 은통 앞에 서서 이내 절륜도를 거두고는 말에서 뛰어내리더라. 그리고는 말하기를, "나를 아시나이까?"

하고, 국진은 은통에게 옛 은인을 만난 기쁨으로 인사를 하더라.

 

은통도 말에서 내려서며 국진을 반갑게 맞이하더라. 얼굴은 그 때와 달라 잘 알 수는 없으나, 어젯밤 백운도사의 이야기도 있고 하여 이내 알아볼 수 있더라. 아무리 적장이라고는 하되 한때 자신과 인연이 있던 사람이고 보니 반갑지 않을 수가 없더라. 더구나 상대방은 자기를 죽일 수 있었음에도 칼을 거두어들임은 여간 고마운 일이 아니지 않은가. 국진은 은통의 손을 잡고 감동을 이기지 못하여 말하기를,

 

"장군의 어진 덕으로 오늘날까지 제가 살아 있으니 어찌 장군을 해하리오."

하고, 그는 은통에게 자신이 겪은 고생담을 이야기하더라. (하략)

요점 정리

지은이 : 미상

갈래 : 고전소설, 군담소설, 영웅소설

연대 : 미상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성격 : 전기적, 비현실적, 영웅적

구조 : 영웅적 일대기로 명나라의 장국진이 달마국의 수십만 대군을 무찌르자, 달마 왕과 백운도사는 일찍이 국진을 죽이지 못한 것을 후회하며 퇴진한다. 이에 국진은 적을 맹추격하다가 은통 앞에 이르러 말에서 내려 옛 은인을 만난 기쁨으로 인사하고, 자신이 겪은 무용담을 이야기한다.

주제 : 장국진의 영웅적 무용담

특징 : 기존의 영웅소설들과 달리 작품 결말에서 주인공의 죽음과 자식들의 번성이 다루어지지 않았다.

인물 :

장국진 : 달마국의 침입을 막고 명나라를 위기에서 구하는 장수

달마 왕 : 달마국의 왕으로 일찍이 장국진을 죽이려 했으나 실패함

백운도사 : 달마 왕의 책사

은통 : 달마국의 선봉장으로 일찍이 장국진을 죽이지 않고 물에 던져서 살게 함

줄거리 : 명나라 때, 전 승상 장경구는 늦도록 자식이 없다가 부처께 발원하여 장국진을 얻는다. 7세 때 장국진은 달마국의 침입으로 부모를 잃고 술집에서 말을 먹이는 등의 고생을 한다.

 

이 때 달마국의 백원도사가 장국진의 영웅성을 보고는 잡아다가 강물에 던져 죽이려고 한다. 그러나 청의동자의 구함을 얻어 여학도사의 제자가 되어 경서와 도술을 익힌다. 7년 후 속세로 돌아와 수소문 끝에 부모와 상봉하고 천상배필인 이창옥의 딸 계양에게 구혼하나 거절당한다.

 

그 후 국진은 장원급제하여 천자의 주선으로 계양과 혼인하고 병부상서 유봉의 딸과도 혼인한다. 국진은 서주어사가 되어 백성들을 진휼하고, 달마왕의 침입을 물리친다. 천자가 승하하여 태자가 즉위하자 장국진은 이참의 참소로 유배를 가다가 달마국에 잡혀 갇힌다. 달마왕이 재차 침입하나, 국진이 탈출하여 막는다.

이 때 국진이 병이 들어 위험에 처하자 계양이 남장을 하고 나아가 남편의 병을 고치고 적군과 싸워 승리를 거둔다. 개선하여 국진은 호왕에 봉해지고, 두 부인은 왕비로 봉해져 행복한 삶을 산다.

내용 연구

 

(전략)

 

적[팔당국]은 어느새 도성에 다다르고 도성의 백성들은 아우성치니, 이는 지옥을 상상하게 하더라[아비규환(阿鼻叫喚 : 아비지옥과 규환지옥을 아울러 이르는 말로 여러 사람이 비참한 지경에 빠져 울부짖는 참상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그것은 도무지 구할 도리가 없는 완전한 파멸을 보는 듯하더라. 이것을 어느 누구의 힘으로 구원하여 밝은 빛을 뿌릴 터인가[편집자적 논평]. - 팔당국의 침입과 명나라의 위기

 

국진은 다시 말에 오르자, 한 손에 절륜도, 또 한 손에 청학선을 흔들며 성문을 빠져나가 물밀 듯 밀려드는 수십만 적군의 진영으로 비호처럼[나는 듯이 빠르게 달리는 범, 직유법] 달리더라[국진의 태도는 일당백(一當百) : 일당백만 : 한 사람이 백 사람을 당해낸다는 뜻으로, 매우 용감함을 이르는 말. 일인당백. 일기당천. 일인당천)]. 그의 절륜도가 닿는 곳마다 번갯불이 번쩍 일더니 적장과 적 군사는 추풍낙엽[가을바람에 떨어지는 나뭇잎처럼 어떤 형세나 세력이 갑자기 기울어지거나 헤어져 흩어지는 모양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같이 쓰러지니, 적군에게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대 혼란이 일더라[파죽지세(破竹之勢) : 대를 쪼개는 기세라는 뜻으로, 적을 거침없이 물리치고 쳐들어가는 기세를 이르는 말. '진서(晉書)'의 〈두예전(杜預傳)〉에서 나온 말이다. ]. 그들의 시체는 산을 이루고 피가 바다를 이루면서 물러가니라.[혼비백산(魂飛魄散), 과장법]

 

달마 왕과 백운도사는 그 가운데에서 필사적으로 대항하여 자기 진영을 지키며, 백운도사는 온갖 도술을 부려 이 천신과 다름없는 용감무쌍한 장군을 막고 또 사로잡으려고 하더라. 그러나 그 때마다 국진은 절륜도를 휘두르고 청학선을 부치면서 장히 빠져나오고 공격하곤 하더라.(중략) - 장국진의 활약상

 

백운도사는 난데없는 천신의 출현에 놀라 그의 지식을 모조리 동원하여[혼신의 힘으로 온몸으로] 이를 막으며, 또한 이를 자세히 관찰하기도 하더라. 그는 자신의 도술을 막을 수 있는 자는 천신이 아닐 수 없다고 굳게 믿고 있던 터라, 그리하여 달마 왕과 장대에 올라 관찰을 끝내고 나서 말하기를, "칠 년 전에 그 소년을 죽였나이까 살렸나이까?" 하더라. 이에 달마 왕은 그때의 소년에 대한 것을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기 때문에 백운도사의 말에 매우 당황한 얼굴이더라. 달마 왕은 곧 선봉장[선봉대장(先鋒大將) : 제일 앞에 진을 친 부대를 지휘하는 장수. 선봉대장 투구 쓰듯 옛날 군대의 선봉대장이 굉장히 큰 투구를 뒤집어쓰고 완전 무장을 했듯이 무엇을 머리 위로부터 푹 내려 쓴 모양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은통을 불러서 이 질문에 명확한 대답[이실직고(以實直告 : 사실 그대로 고한다는 말로 실진무휘, 이실고지, 종실직고.)]을 하라고 명령하니라. 이에 은통은, "물에 던져 죽였나이다."하고 대답하더라.

 

그러자 백운도사가 말하되, "팔괘[중국 상고 시대에 복희씨가 지었다는 여덟 가지의 괘로 주역에서 세상의 모든 현상을 음양을 겹치어 여덟 가지의 상으로 나타낸 [건(乾)], [태(兌)], [이(離)], [진(震)], [손(巽)], [감(坎)], [간(艮)], [곤(坤)]을 이른다.]를 벌려 보니, 그 때 물에 던진 소년은 용왕의 구함을 입어 여학도사의 제자가 되어 갔나이다. 거기서 칠 년 동안 재주를 배우고, 겸하여 여학도사의 절륜도와 청학선을 얻었나니 이 두 가지는 천하의 보배라. 그 소년을 당하지 못할 것이니 차라리 퇴병하여 본국으로 돌아가 계교[요리조리 헤아려 보고 생각해 낸 꾀]로써 그를 죽이고 대명을 치는 일이 쉬울까 하나이다."

 

하니, 달마 왕이나 은통도 또 한 번 똑같이 놀라더라. 그것이 장국진임에는 틀림없으나, 그 때의 그 소년을 물 속에 던진 것이 말할 수 없이 분하게 생각되더라. 달마 왕은 자기의 명령을 제대로 실행하지 못한 선봉장 은통에게 죄를 주고도 싶었으나, 그것이 이제 와서는 무슨 도움이 될 것인가.

은통도 그 때의 일을 회상하니, 전에 소년을 물에 던졌을 때 물속에서 웬 물체가 올라 소년을 태우고 오운[여러 가지 빛깔로 빛나는 구름. 고적운 따위에서 태양에 가까운 가장자리 부분이 회절(回折) 현상에 의하여 아름답게 물들어 보이는 것이다. / 천우신조(天佑神助 : 하늘이 돕고 신령이 도움. 또는 그런 일 ]을 일으키며[상서로운 일로 고전소설의 전기적 요소] 순식간에 자취를 감추어 버린 그 때의 광경이 선하게 떠오르더라. 하늘이 시킨 일이라면 몇 년을 불쌍하게 생각한 자신의 동정심도 어쩔 수 없는 일이라. 백운도사 역시 그 점을 이해하며, 누구도 탓할 이유도 없는 것이라 말하면서 그와 달마 왕을 위로하더라. - 달마 왕이 칠년 전 장국진을 죽이지 못함을 후회함

 

달마 왕은 용력[뛰어난 역량]이 과인[보통사람보다 뛰어난]한 반면 솔직한 인간이라. 그는 백운도사의 충고를 받아들여 깨끗이 물러가 다음 기회를 보기로 하니, 그도 승산이 없는 것을 알기 때문이리라.

 

이렇게 하여 달마국의 수십만 대군은 명나라 군을 전멸시키고 도성에 육박하여 명나라의 운명을 손에 쥐고 흔들려 할 때, 생각하지 아니한 절세의 명장 장국진의 출현으로 그 반수를 잃고 이날 밤중에 진을 거두어 퇴진하더라.[앞서 진행된 일련의 사건을 서술자가 요약적으로 제시] - 달마국의 퇴진

 

이날 새벽 급보를 받은 국진은 휘하[장군의 지휘 아래. 또는 그 지휘 아래에 딸린 군사. '아래', '지휘 아래'로 순화]의 대군을 재촉하여 그들을 추격하더라. 거의 뒤를 쫓아 국진은 적에게 머리를 남겨 놓고 가라고 소리치더라. 위험을 느낀 백운도사는 선봉장 은통에게 뒤를 막으라고 하더라. 온통은 뒤에 남아 형세를 보니, 급히 달려드는 국진의 절륜도 앞에 수없이 많은 병사들의 목숨이 허공에 날리고 말더라.[파죽지세(破竹之勢) : 대를 쪼개는 기세라는 뜻으로, 적을 거침없이 물리치고 쳐들어가는 기세를 이르는 말. '진서(晉書)'의 〈두예전(杜預傳)〉에서 나온 말이다. 유사한 말로 구천직하(九天直下 : 하늘에서 땅을 향하여 일직선으로 떨어진다는 뜻으로, 일사천리의 형세를 이르는 말)] - 장국진의 추격

 

이어 국진은 도망치는 달마 왕과 백운도사의 목을 베려고 달려드는가 싶더니[일촉즉발(一觸卽發) : 한 번 건드리기만 해도 폭발할 것같이 몹시 위급한 상태 / 위기일발(危機一髮 : 여유가 조금도 없이 몹시 절박한 순간으로 유사어는 위여일발 / 풍전등화, 백척간두] 은통 앞에 서서 이내 절륜도를 거두고는 말에서 뛰어내리더라. 그리고는 말하기를, "나를 아시나이까?"

 

하고, 국진은 은통에게 옛 은인을 만난 기쁨으로 인사를 하더라.

 

은통도 말에서 내려서며 국진을 반갑게 맞이하더라. 얼굴은 그 때와 달라 잘 알 수는 없으나, 어젯밤 백운도사의 이야기도 있고 하여 이내 알아볼 수 있더라. 아무리 적장이라고는 하되 한때 자신과 인연이 있던 사람이고 보니 반갑지 않을 수가 없더라. 더구나 상대방은 자기를 죽일 수 있었음에도 칼을 거두어들임은[결초보은(結草報恩 : 죽은 뒤에라도 은혜를 잊지 않고 갚음을 이르는 말. 중국 춘추 시대에, 진나라의 위과(魏顆)가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에 서모를 개가시켜 순사(殉死)하지 않게 하였더니, 그 뒤 싸움터에서 그 서모 아버지의 혼이 적군의 앞길에 풀을 묶어 적을 넘어뜨려 위과가 공을 세울 수 있도록 하였다는 고사에서 유래한다. / 백골난망(白骨難忘 : 죽어서 백골이 되어도 잊을 수 없다는 뜻으로, 남에게 큰 은덕을 입었을 때 고마움의 뜻으로 이르는 말. 난망지은] 여간 고마운 일이 아니지 않은가. 국진은 은통의 손을 잡고 감동을 이기지 못하여 말하기를,

 

"장군의 어진 덕으로 오늘날까지 제가 살아 있으니 어찌 장군을 해하리오."[각골난망(刻骨難忘 : 남에게 입은 은혜가 뼈에 새길 만큼 커서 잊혀지지 아니함.]

 

하고, 그는 은통에게 자신이 겪은 고생담을 이야기하더라. (하략) - 옛 은인인 은통에 대한 장국진의 예우

 

이해와 감상

작자·연대 미상의 고전소설. 2책. 국문 필사본·활자본. 목판본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필사본은 서울대학교 도서관, 국립중앙도서관 등에 소장되어 있는데, 서울대학교 도서관 소장의 제명은 '장국회전(張國會傳)'인 것이 특징적이다.

 

활자본은 1916년 동아서관(東亞書館)을 비롯하여 1921년 대창서원(大昌書院) 등에서 출판하였다. 장국진의 영웅적 일생을 그린 영웅소설이다. 작품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명나라 때, 전 승상 장경구는 늦도록 자식이 없다가 부처께 발원하여 장국진을 얻는다. 7세 때 장국진은 달마국의 침입으로 부모를 잃고 술집에서 말을 먹이는 등의 고생을 한다.

 

이 때 달마국의 백원도사가 장국진의 영웅성을 보고는 잡아다가 강물에 던져 죽이려고 한다. 그러나 청의동자의 구함을 얻어 여학도사의 제자가 되어 경서와 도술을 익힌다. 7년 후 속세로 돌아와 수소문 끝에 부모와 상봉하고 천장배필인 이창옥의 딸 계양에게 구혼하나 거절당한다.

 

그 후 국진은 장원급제하여 천자의 주선으로 계양과 혼인하고 병부상서 유봉의 딸과도 혼인한다. 국진은 서주어사가 되어 백성들을 진휼하고, 달마왕의 침입을 물리친다. 천자가 승하하여 태자가 즉위하자 장국진은 이참의 참소로 유배를 가다가 달마국에 잡혀 갇힌다. 달마왕이 재차 침입하나, 국진이 탈출하여 막는다.

이 때 국진이 병이 들어 위험에 처하자 계양이 남장을 하고 나아가 남편의 병을 고치고 적군과 싸워 승리를 거둔다. 개선하여 국진은 호왕에 봉해지고, 두 부인은 왕비로 봉해져 행복한 삶을 산다.

 

이 작품의 여주인공인 이씨부인이 전장에 나가서 도술로 남편을 돕고 싸움을 승리로 이끄는 내용은 〈박씨부인전〉의 박씨 역할과 흡사한데, 전장에 남자 복장으로 나가 직접 투쟁한다는 면에서는 박씨보다도 더 적극적이다. 이런 점에서 이 작품은 여성영웅소설(女性英雄小說)과 일정한 관계를 맺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남주인공인 장국진은 〈유충렬전〉의 유충렬과 퍽 유사하다. 장국진이 본시 별(천상 벼락성)의 하강이라는 점, 등〔背〕에 28수(宿)를 응하는 흑점이 있는 점, 칠성을 타고난 만고의 충신이라는 점, 도사의 보호를 받고 있으며, 그의 상대역 역시 후원받는 도사가 있는 점, 자미성이 황제의 별로 되어 있는 점, 천문(天文)을 보고 천자의 위기를 알아내는 점 등이 유충렬과 같은 점이다.

그러나 장국진이 과거에 응시하여 장원급제를 하고, 그의 입공(立功)을 위하여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이씨부인이 곁에 있다고 하는 점에서는 유충렬과 구분된다. 〈장국진전〉에 나오는 계화라는 이름은 〈박씨부인전〉에도 나오는 이름으로, 이를 통해서 이 두 작품이 상호영향관계에 있는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또한, 장국진이 이소저의 선을 보기 위하여 여자옷으로 바꾸어 입고 봉구황곡(鳳求凰曲)을 타는 장면은 〈구운몽〉의 양소유가 정소저의 선을 보기 위하여 여자옷으로 갈아입고 봉구황곡을 타는 대목과 역시 일치하며, 이소저의 시비 이름이 춘운(春雲)인 점도 〈구운몽〉에 등장하는 시비 이름과 일치한다.

 

이것은 〈장국진전〉이 〈구운몽〉의 영향을 받은 데 기인하는 것임을 입증하여 준다. 국립중앙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참고문헌≫ 韓國小說의 構造와 實相(成賢慶, 嶺南大學校出版部, 1981), 韓國古典小說硏究(金起東, 敎學社, 1981), 장국진전의 異本硏究(김기성, 청람어문학 제10집, 1993).(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이해와 감상1

작자·연대 미상의 고전소설로 필사본과 구활자본 4~5종이 있으며 내용은 동일하다.

장국진은 명나라 때 승상의 만득자(晩得者)로 태어난다. 장승상 부부는 난리중에 국진을 잃고 주점에서 말을 먹이며 몸을 의탁한다. 적군에게 잡힌 국진은 강물에 던져지지만 선녀에게 구출되어 여학도사를 만나 무술을 배운다. 국진은 하산하여 부모와 상봉한다. 국진은 이상서의 딸에게 구혼하여 거절당했다가 장원급제 한 뒤 천자의 중매로 이소저와 혼인한다. 달마왕이 침공하자 국진은 대원수가 되어 물리친다. 적장 백원도사가 도술로 국진을 죽이려 하나 실패하고, 직접 국진을 죽이려다가 이부인의 계략으로 실패한다. 새 황제가 등극하자 장원수는 간신의 참소를 입고 정배된다. 그 틈을 타 달마국이 다시 침입해와 천자가 위기에 처하자 장원수는 홀로 말을 타고 가서 적병을 물리치고 천자를 구한다. 장원수가 적군을 추격하다가 병을 얻자 이부인은 유부인의 도움을 받아 도술을 부려 직접 가서 병을 고친 뒤 적군을 물리치고 돌아온다. 장원수가 승전한 뒤 집에 돌아와 이부인의 참전을 알고 천자에게 알리자 황제는 장원수와 두 부인에게 작록을 더한다.

작품의 줄거리는 기존의 영웅소설이나 군담소설을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요소들의 결합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군담의 비중이 크며 다채로운 흥미를 이끌어내고 있다. 특히 도술전의 성격이 두드러진다. 이부인의 활약상은 〈박씨부인전〉의 박씨부인과 상통하는 점이 있다. 다만 전장에서 정체를 숨기고 직접 나서서 싸운다는 점이 다르다. 또한 국진이 여장을 하고 이소저를 직접 선보는 장면이나 이소저의 시비 이름이 춘운인 점 등은 〈구운몽〉과 동일하다. 기존의 영웅소설들과 달리 작품 결말에서 주인공의 죽음과 자식들의 번성이 다루어지지 않았다. 영웅소설의 후대 작품으로 여겨진다. 필사본이 국립중앙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출처 : 브리태니커백과사전)

심화 자료

고대소설.신소설.현대 소설의 비교

구분

고대소설

신소설

현대소설

주제

권선징악

계몽사상

새 인간형의 탐구 및 창조

구성

순행적 설화체

반분석적·구성체적

분석적·구성체

문체

운문적이며

상투어가 많음

언문일치의 방향으로 나아감

완전한 언문일치

인물

전형적·유형적

선구자적

다양한 신인간형, 개성적

사건

비현실적·전기적·우연적

현실적·우연적

진실한 사건, 합리적·필연적

배경

비현실적·추상적, 중국이 많음

현실적 장소와 세계

현실적·구체적, 진실의 세계

표현

설명체, 직유·과장, 관념적

반묘사체, 추상적 묘사

묘사체, 은유·상징, 구상적

결말

해피 엔딩(HAPPY-ENDING)

해피 엔딩이 많음

다양한 결말

체제

주인공의 일대기

한 과제를 다루려 함

한 과제의 필연적인 전개

공통점

신소설의 주제도 권선 징악적 성질을 가졌으며, 완전한 언문 일치체가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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