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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목적 / 톨스토이(Tolstoi)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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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목적 / 톨스토이(Tolstoi)

  인생의 유일한 목적은 누구나 먼저 자신의 행복이라고 생각하기가 쉽다. 그러나 개인적 행복이란 것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설령 개인적 행복과 비슷한 것이 있다 하더라도 그 행복을 존재하게 하는 오직 하나의 이유인 개인적 생활은 시시각각 고통과 해악과 죽음과 파멸로 이끌려 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것은 지극히 간단하고 자연스런 바로서, 태고 이래 이성을 가진 인간인 이상 누구나가 분명히 알 만한 일이다. 자고로 모든 종족들 사이에서 인류의 스승들은 여러 가지로 인생의 정의를 보여주어, 그 내면적 모순을 해결하고, 인류에게 참되고 바른 행복과 참다운 인생을 제시해 주고 있다.


  그리하여 이 세상 모든 사람의 지위가 같으면, 또 개인적 행복을 추구하는 노력과, 그의 무력한 의식과의 모순이 모든 사람에게 한 가지로 있기 때문에 인생의 참 행복에 대한 모든 정의와 인도상의 위인들이 인류에게 드리는 계시와 항상 일치하는 것이다.


  "인생이란 인류의 행복을 위해서 하늘이 던져 주는 광명의 편조(遍照:광명이 온 세계를 두루 비침)다."


그리스도 이후 660년 경에 이미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인생은 최고의 행복에 도달하기 위한 평화와 인종(忍從)의 길이다." 이것도 공자와 동시대의 노자가 한 말이다.


  "생명이라는 것은 그가 그의 율법을 온전히 함으로써 행복을 받기 위하여 사람의 코 속에 불어 놓은 생명의 기식(氣息)이다."고 한 것은 헤브라이의 성인 모세였다.


  "인생이라는 것은 사람에게 행복을 주는 이성에 따르는 길이다." 스토아 학파의 사람들은 이렇게 말했고, 그리스도는 앞의 사람이 한 말을 통틀어서 "인생은 사람에게 행복을 주는 신과 이웃사람들에 대한 사랑이다."라고 가르쳤다.


  이들 인생의 정의는 이미 수천 년 전에 개인적인 그릇된 행복 대신에 진실한 행복을 인류에게 제시하여 인간 생활의 모순을 해결하고, 거기다가 합리적인 의의를 부여한 것이다.


우리들은 이들 인생의 정의에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다. 또 이들의 정의를 더 명백히 표현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인간 생활을 개인적 존재인 것처럼 오인하게 된 사람들이 과거에도 있었고, 현재 또한 그러한 상태다.


  산다는 것은 선을 향해 나아가는 노력의 의미다. 그러므로 인생이란 선과 행복에의 동경에 불과한 것이다. 이 선을 향하여 나아가는 노력이 인간의 생활이다. 지각없는 열등한 사람들은 행복은 동물적인 방향의 행복 가운데 있는 것처럼 생각한다.


  인생을 동물적 존재라고 생각하는 그릇된 과학은 행복의 관념을 인생의 정의로부터 제외하고, 인생의 의의는 동물적 유락(愉樂)에 있다 하여 어리석은 이들의 환심을 사고 있는 것이다.


양편이 모두, 잘못은 그들이 개성과 지적 의식을 혼동하는 데서 생긴다. 지적 의식 가운데는 개성이 포함되어 있지마는, 그러나 개성 가운데 언제든지 지적 의식이 내포돼 있다고는 말할 수 없는 것이다. 개인성은 동물과 인간의 소유물이거니와 지적 의식은 인간만이 갖고 있다.


  동물은 자기의 육체를 위해서만 생각하되, 누구나 이를 거부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그의 개성을 만족시키되, 자기의 개성인 것을 알지 못한다. 그러나 이성을 가진 인간은 제 자신을 위한 생활은 할 수 없다. 그는 제 자신의 개성을 알고 있으며, 따라서 다른 사람들도 자기와 같이 개성이 있음을 알고 이 개성의 접촉으로부터 일어나는 모든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에 사람들이 자신만의 개인적 행복을 추구하고, 제 몸만 사랑한다고 하면, 그는 다른 사람이 또한 자기만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모를 것이다. 그러나 그가 자기가 바라는 것과 같은 것을 주위의 다른 사람들도 희구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그는 이미 그의 지적 의식에 해가 되는 것을 따를 수 없게 될 것이다. 다시 말하면 개인적 행복을 추구하지 않게 될 것이다.


  일반적으로 개인의 행복을 버리는 것은 사람다운 행위라고 한다. 그러나 개인의 행복을 버리는 것은 결코 아무런 공덕이나 공적도 아니다. 인간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조건에 불과한 것이다. 사람은 온 세상에서 독립한 개인으로서의 자기를 인식하는 동시에 온 세상으로부터 독립한다는 개인의 존재를 인식하여, 그 상호관계와 행복의 공통성과 참다운 행복은 지적 의식에 의해서만 채워질 것이란 것을 알기에 이른 것이다.


  동물의 경우에는 개체적 행복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활동은 생활을 파멸로 이끌어 간다. 그러나 인간은 그와 아주 정반대다. 개인적 행복을 유일한 목적으로 하는 활동은 그의 생활을 마침내 파멸케 하고야 말 것이다. 지적 의식을 갖고 있지 않은 동물에게는 개체적 행복과 종족의 보존이 생활의 최고의 목적이나, 사람에게는 개체성이란 다만 참 행복에의 계단일 따름이다.


개체성의 인식은 인생 그 자체가 아니다. 그러나 여기서부터 최고의 행복을 향하여 나아가는 노력의 생활이 시작된다.

      

                                                                                      
톨스토이(Tolstoi) 『인생론』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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