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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창 / 김기림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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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창 / 김기림

 


여보
내 마음은 유린가 봐 겨울 하늘처럼
이처럼 작은 한숨에도 흐려 버리니……

 

만지면 무쇠같이 굳은 체하더니
하룻밤 찬 서리에도 금이 갔구료

 

눈포래 부는 날은 소리치고 우오
밤이 물러간 뒤면 온 뺨에 눈물이 어리오

 

타지 못하는 정열(情熱) 박쥐들의 등대(燈臺)
밤마다 날아가는 별들이 부러워 쳐다보며 밝히오

 

여보
내 마음은 유린가 봐
달빛에도 이렇게 부서지니


 요점 정리

 지은이 : 김기림

 성격 : 고백적, 감각적, 비유적

 구성 :

1연 - 작은 한숨에도 흐려지기 쉬운 유리 같은 마음

2연 - 금이 가기 쉬운 마음

3연 - 소리 치는 듯, 눈물 어리는 마음

4연 - 정열이 없는 차가운 마음

5연 - 부서지기 쉬운 마음

 주제 : 외부의 자극에도 쉽게 흔들리는 마음 / 유리같이 쉽게 금이 가거나 부서지기 쉬운 마음 / 유리에 빗댄 사람의 마음

 특징 : 청자에게 말을 건네는 어투를 사용했고, 추상적인 관념 '마음'을 구체적인 '유리'에 빗대어 시상을 전개했고, 종결어미를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화자의 동요하는 심리를 드러냄(1,5연)

 

 내용 연구

여보[청자에게 말을 건네는 듯한 어투]
내 마음은 유린[내 마음 = 유리(은유법)]가 봐, 겨울 하늘처럼[비유를 통해 추상적인 마음을 구체화함(가시화) / 직유법 / 도치법]
이처럼 작은 한숨에도 흐려 버리니……[흐려지기 쉬운 유리의 속성 - 쉽게 마음이 변함 / 작은 것에도 심리적인 동요를  일으킬 만큼 감수성이 예민하고 심리적으로 유약함] -  작은 한숨에도 흐려지기 쉬운 유리 같은 마음

 

만지면 무쇠같이 굳은 체하더니[단단한 유리의 광물적 속성 /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강한 것 같지만]
하룻밤 찬 서리에도 금이 갔구료[보기와 달리 깨어지기 쉬운 유리의 속성 / 겉으로는 강해 보이지만 사실은 작은 시련에도 금방 약해지는 화자의 마음을 표현하였다.] - 금이 가기 쉬운 마음

 

눈포래['눈보라'의 방언] 부는 날은 소리치고 우오[눈보라 칠 때의 유리의 반응]
밤이 물러간 뒤면 온 뺨에 눈물이 어리오[외적 시련에 크게 동요하는 화자의 마음 상태를 감각적으로 표현] - 소리 치는 듯, 눈물 어리는 마음

 

타지 못하는 정열(情熱)[차가운 화자의 마음을 투영 / 열정적으로 살지 못하는 자신의 삶에 대한 자책] 박쥐들의 등대(燈臺)[박쥐들이나 찾아드는 어둠의 상태 의미, 실내에서 유리창에 반사되어 나타나거나 유리창에 실내등이 비친 모습을 비유한 것으로 '박쥐'가 주는 이미지로 인해 부정적인 분위기를 조성 / 1~3연에서 화자가 고백하고 있는 자신의 슬프고 아픈 심정의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밤마다 날아가는 별[화자가 소망하는 것]들이 부러워 쳐다보며 밝히오[화자는 자신이 고정된 등대와 같기 때문에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별들을 부러워하고 있는 안타까움 / 열정적으로 살아가지 못한 채 '소망하는 것'만을 부러워하는 안타까움] - 정열이 없는 차가운 마음

 

여보
내 마음은 유린가 봐
달빛에도 이렇게 부서지니....[1연과 5연의 수미상관(화자의 마음 상태를 강조함, 구조적 안정성 갖춤) / 섬세하고 미묘한 마음의 상태를 강조함 / 말끝을 흐림 - 종결어미를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심리적으로 동요하는 화자의 내면 세계를 드러내는 효과] - 부서지기 쉬운 마음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청자에게 직접 이야기하는 듯한 말투를 바탕으로 화자 자신의 섬세한 마음의 변화를 유리의 속성에 빗대어 감각적으로 이미지화하고 있다. 여기서 '유리'는 자신의 마음을 투사해 놓은 사물로서의 기능을 한다. 쉽게 흐려지고 금이 가며 부서지는 유리의 속성에 비유하여 다양하고 미묘한 마음 속의 감정을 표현해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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