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무(圓舞) / 요점정리 / 서정인
by 송화은율작자소개
서정인(徐廷仁: 1936- )
전남 순천 출생. 서울대 영문과 졸업. 하버드대 영문학과 수학. 1962년 <후송>이 <사상계> 신인상을 받아 등단. 전북대 교수. 그는 절제된 문장, 단일한 인상과 환상, 통일된 구성 등의 작법을 통하여 인생의 단면을 부각시키는 작가로 80년대 리얼리즘에 기여한 작가로 알려져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토요일과 일요일 사이>, <철쭉제>, <가위>, <원무>, <강>, <달궁> 등이 있다.
요점정리
시점 : 1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
인물 : 임원희 - 변호사의 딸. 기차에서 만난 박일호와 관계를 맺음.
박일호 - 탈영병.
주제 : 사회 현실의 격랑 속에서 겪은 개인적 삶의 존재 의식.
이해와 감상
<원무>는 1969년 <창작과 비평>에 발표된 중편 소설이다. 서정인의 작품은 시점이 한 인물에게만 국한되지 않고 시점의 변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그것은 <달궁> 연작에서도 인물의 개성적 성격을 끊임없이 변화시키고 발전시키는 기법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원무>는 이러한 서정인의 소설적 기법을 뚜렷이 보여 주는 작품이다. 또, <원무>는 모두 여섯 명의 인물이 서로 엇물고 돌아가는, 일종의 우연의 결합(혹은 이별)을 드러내는 소설 구조를 보여 준다. 즉, <원무>에서는 인물들이 서로 고리가 되어 짝을 이루고 있는데, '임원희-박일호/박일호-순이/순이-윤두석/윤두석-정삼화/정삼화-석민/석민-임원희' 식의 6쌍의 남녀 관계가 그것이다. 이를 살펴보면 6명의 인물이 쌍을 바꾸며 '원무(圓舞)'를 주고 있는 형태가 된다.
3인칭 소설로 쓰여진 이 작품에서 화자(話者)는 표면에 나서지 않고 있지만, 끊임없이 작중 인물들의 심리적 추이의 일면을 쫓아감으로써 객관적인 서술이 아니라 주관적인 서술 태도를 보여준다. 그러나 이러한 주관적 서술은 매우 단편적으로 나타나 있기 때문에 대상과 거리를 유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아니라, 작중 인물이 작중 현실에서 소외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탈영병 박일호와 실패한 시인 윤두석 등 6명의 주인공들은 현실의 적극적인 승리자가 아니라 패배자들인 것이다. 이러한 주인공들이 처한 현실을 체념의 현실로 파악하게 하는 것은 '인생의 핵심은 될 수 있으면 피하는' 주인공, 혹은 화자의 시점을 그대로 작가의 시점으로 바꿔 놓은 데서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서정인이 주인공을 이렇게 제시한다고 해서 그러한 소시민적인 안락의 긍정이라고는 단정할 수 없다. 그의 대부분의 소설에서 발견되는 소시민적인 인물들은 화자의 시점과 작중 인물들의 시점의 뒤섞임을 통해서 화자의 서술 대상인 동시에 서술의 주체인 화자가 되는 변모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꾸어 말하면, 작가가 화자를 통해서 자신에 대한 의식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의식화는 자신의 삶 속에 있는 긍정적인 요소와 부정적인 요소를, 감정의 개입 없이 바라볼 수 있는 가능성을 열고 있는 것이라 하겠다.
줄거리
제1장에서는 기차를 타고 가던 변호사의 딸 임원희가, 어떤 사내(탈영병 박일호)가 앞자리에 앉아 있으면서 자신을 무시했기 때문에 오기를 느껴 그 사내와 함께 설악산에 가서 1주일을 보내고 돌아온다. 그러나 그 1주일의 여행 후, 다시 학교에 나가면서 원희는 '자기의 행동이 승리도 복수도 아무 것도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제2장에서는 탈영병 박일호가, 자신의 고종 사촌형 집에 간호원으로 있는 순이와 육체 관계를 즐긴다.
제3장에서는 순이가, 자기 동생의 담임이자 시인인 윤두석을 시(詩) 지도를 받는다는 명분으로 찾아가서 동생을 위해서 육체적인 관계를 갖는다.
제4장에서는 윤두석이 자기 학교의 음악 선생인 정삼화와 짝을 이루게 된다.
제5장에서는 정삼화가 자신의 배우자인 석민의 뒷바라지를 해 주는 이야기로 되어 있다.
제6장은 자신의 출세를 위해 뒷바라지를 해 준 정삼화와 헤어진 석민은 변호사의 딸인 임원희와 짝을 이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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