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발탄 / 요점정리 / 이범선
by 송화은율작자소개
이범선(李範宣: 1920-1982)
평남 신안주 출생. 동국대 국문과 졸업. 1955년 <현대문학>에 <암표>와 <일요일>이 추천되어 등단. 그의 소설은, 초기 작품에서는 주로 고고하고 깨끗한 소극적 인물들이 등장하다가 점차 사회와 현실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지닌 인물이 등장하여 고발 문학의 참다운 양식을 보여 준다.
주요 작품으로는 <달팽이>, <오발탄>, <청대문집 개>, <학마을 사람들>, <당원의 미소>, <동트는 하늘 밑에서>, <검은 해협> 등이 있다.
요점정리
갈래 : 단편소설
배경 : 6.25 직후 해방촌 일대
시점 : 3인칭 관찰자 시점
의의 : ① 전후(戰後) 한국 사회의 암담한 현실 고발
② 전쟁으로 인해 파멸해 가는 인간상과 내면의 허무를 표출.
주제 : 전후(戰後)의 비참한 사회 속에서 정신적 지주를 잃은 불행한 인간의 비극.
(부조리한 사회 구 조 속에서 패배하는 양심적 인간의 비애)
구성 : 발단 - 철호의 무기력한 일상 생활. 혼란과 무질서가 횡행하는 해방촌
일대의 주변 환경.
전개 - 철호 일가의 비참한 삶의 모습.
위기 - 영호의 권총 강도 행각과 아내의 죽음.
절정 - 가족의 비극적 삶으로 인한 극도의 방황.
결말 - 방향 감각을 잃은 철호. 피를 흘린다.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철호' 일가의 삶을 통해서 전후의 비참하고 혼란된 상황을 그리고 있다.
주인공 '철호'는 정상적으로 건강하게 살아가고자 하지만, 세상은 그가 그렇게 살 수 있도록 놓아 두지 않는다. 전쟁 통에 어머니는 정신 이상자가 되고, 제대를 하고도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던 동생 '영호'는 권총 강도 행각을 벌이며, 음악도였던 아내는 가난한 삶에 찌들어 죽어 간다. 여동생 '명숙' 역시 양공주가 되어 버린다. 이러한 가족의 비극적인 삶은 결국 '철호'의 정신을 혼란으로 몰아넣으며 방향 감각을 잃은 '오발탄'과 같은 존재로 만들고 만다. 이렇게 일가의 비극을 통해서 전후(戰後) 상황의 부적응성과 혼란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 이 작품의 일차적인 의미가 있다.
그러나 이 작품의 참뜻은 전후(戰後)의 비참하고 불행한 면을 제시했다는 점보다는, 그처럼 비참하고 불행한 상황 속에서 인간의 양심은 어떻게 지켜질 수 있는가를 모색했다는 점에서 발견되어야 한다. '철호'는 월남(越南) 후에 옛날의 행복을 잃고 혼란스럽게 되어 버린 가족의 가장(家長)이다. 그러나 객관적으로 볼 때 그는 계리사 사무실 서기로서 남편 구실, 자식 구실, 가장의 구실을 제대로 못하는 무능력자이다.
그가 그러한 무능력자가 된 이유는 무엇인가? 작가는 '영호'의 입을 빌려 그것을 '철호'의 양심 때문이라고 본다. '손끝의 가시'에 불과한 양심만 빼어 버리면 남들처럼 잘 살 수 있는데도 '철호'는 '전차 값도 안 되는 월급'을 위하여 몇 십 리를 걸어 다닌다. 밤낮 쑤시는 충치를 뽑을 돈이 없어서 참고 견디면서도, 시장한 창자를 보리차로 달래곤 하면서도 '손끝의 가시'를 뽑지 못한다. 이미 양심도 도덕도 사라진 지 오래인 현실 상황과 타협하지 못하는 것이다.
작가는, 현실과 화해하지 못하고 양심이라는 '가시'를 빼어 버리지 못한 채 가족들의 비극적인 삶을 바라보게 되는 송철호를 통해서, 전후(戰後) 현실에서 양심을 가진 인간의 나아갈 바를 묻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소설 속에 그 해답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다만, 방향 감각을 잃어버린 송철호의 모습이 결말에 자리잡고 있을 뿐이다.
줄거리
철호'는 음대 출신의 아내, 군대에서 나온 지 2년애 되도록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동생 영호, 그리고 양공주가 된 여동생 명숙 등과 함께 어렵게 산다.
그는 퇴근하여 산비탈에 해방촌 고개를 올라 집으로 향한다. 다 쓰러져 가는 판자집이다. 대문에 들어서자 전쟁 통에 정신 이상이 된 어머니의 "가자! 가자!"라는 목소리가 새어 나온다. '철호'는 38선 때문에 고향에 돌아갈 수 없다는 말을 수없이 되풀이했으나 이를 알아듣지 못하는 어머니는 아들만 야속하게 생각한다.
'영호'가 집에 들어오자 '철호'는 그의 성실하지 못한 삶의 태도를 나무란다. '영호'는 자기 방식대로 살겠다고 한다.
'철호'의 아내는 십여 년 전 대학 시절의 아름답던 모습을 연상하다가 이제 아무런 희망도 가지려 들지 않는 그녀를 흘끗 쳐다본다. '영호'는 대상 없는 분노를 터뜨리면서 눈물을 흘린다. 골목 밖에서 '명숙'의 발자국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 온다. 그녀는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은 채 아랫방으로 가서 가로 눕는다.
고향으로 돌아가자는 어머니의 외침은 밤중에도 계속된다. 다음날 경찰로부터 영호가 강도 혐의로 붙잡혔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경찰서에서 나온 '철호'는 집으로 돌아간다.
아내가 위독하다는 말을 들은 철호는 명숙으로부터 돈을 받아 들고 병원으로 간다. 그러나 아내는 이미 시체로 변해 있다. 충치가 아파옴을 느낀 그는 의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충치를 모두 뽑는다.
철호는 택시를 잡아 타고 해방촌으로 가자고 했다가 경찰서로 행선지를 바꾼다. 혼란에 빠진 철호는 방향 감각을 잃는다. 운전사는 '오발탄'과 같은 손님이 걸려 들었다고 투덜거린다.
차는 목적지도 없이 차량 행렬에 끼여 들고 철호는 입에서 피를 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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