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미래(未來) / 해설 / 박의상
by 송화은율오늘은 미래(未來) / 박의상
인간은 시간에 의하여 속박된 존재이다. 시간의 흐름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누구도 시간의 연속적인 힘과 계기적인 힘을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박의상 시인의 「오늘은 미래」는 계기적 힘을 가진 시간이 가진 생성력에 주목한 작품이다. 오늘은 `오늘'로 마감되는 일회적인 시간이 아니다. 오늘은 미래를 여는 창조적 기반이며 내일의 모태가 되는 시간이다. `오늘은 미래'라는 표현은 `오늘'이 다만 오늘로 한계지어 지는 소모적 시간이 아니라 예비적 시간이라는 생각이 바탕을 이루고 있다. 내일을 여는 창조적 시간일 때 `오늘'은 하나의 씨앗과도 같은 맹아(萌芽)적 시간이다. 이러한 시간 관념은 시인에게 창조적 관념을 불러일으킨다. `오늘'은 검붉은 씨앗과도 같은 시간이며 봄날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시간이다. 아지랑이는 봄날 얼어붙은 대지의 해동을 알리는 생동의 신호이다. 발자국은 존재의 자취이다. 그것은 현재적이라기 보다 과거적인 흔적을 담는다. 발자국마다 어리는 아지랑이는 봄날의 생동감과 통한다.
그가 엿본 세상은 아직 어둡다. 그러나 어둠 가운데에는 `새끼들의 곧고 아름다운' 움직임이 있다. `어둠 속의 새끼'는 1연의 씨앗과 2연에서 암시적으로 제시된 봄날 대지의 아지랑이가 결합된 구체적인 상징물이다. 씨앗과 대지의 창조적 징후를 구체적으로 드러내준 것이라 할 수 있다. `새끼들의 사지(四肢)'는 1연의 검붉은 씨앗이 전이된 심상이다. 1연의 씨앗이 식물적인 정태성을 가진다면 새끼들의 사지는 동적인 운동성을 가진다. 잠재된 운동성은 오늘을 미래로 열어 가는 힘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이 지닌 맹아적 힘을 찾아낸 시인의 눈은 섬세하고도 힘차다. [해설: 유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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