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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 한 장 / 해설 / 안도현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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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 한 장 /  안도현


 요점 정리

 지은이 : 안도현

 갈래 : 서정시, 자유시

 제재 : 연탄

 성격 : 희생적, 헌신적, 성찰적(반성적)

 표현 : '-네'의 반복을 통한 운율 형성(각운)

 어조 : 반성적·성찰적 어조

 특징 : ① 청각적 심상과 촉각적 심상을 사용하여 감각적으로 표현함.

② 일상의 사물을 통해 삶의 자세를 가다듬음.

③ 지난 날을 돌아보며 자신의 삶을 반성함.

 주제 : 아낌없이 헌신하는 삶(사랑)에 대한 희구(希求), '연탄 한 장'같은 삶을 살려는 소망, 더불어 살아가는 인간애

 출전 : <외롭고 높고 쓸쓸한> (1994)

 

 내용 연구

또 다른 말도 많고 많지만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아낌 없이 헌신하는 것, '헌신적인 삶을 사는 것', '자신을 잊고 아낌없이 나누어주는 것'정도의 의미가 있다.) - 삶의 의미

 

방구들(밑으로 고래를 켜서 방을 덥히게 만든 방바닥. 온돌) 선득선득(살갗이나 몸에 갑자기 서느런 느낌이 드는 모양)해지는 날부터 이듬해 봄까지

조선팔도 거리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은

연탄차가 부릉부릉

힘쓰며 언덕길 오르는 거라네.('연탄차'에서 아름다운 이미지를 떠올리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시인은 이를 재해석해서 그것에서 아름다움의 의미를 이끌어 내고 있다.)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다는 듯이

연탄은, 일단 제 몸에 불이 옮겨 붙었다 하면

하염없이 뜨거워지는 것(연탄의 속성으로 자신을 태워서 누군가를 따뜻하게 해 줌)

 

매일 따스한 밥과 국물 퍼먹으면서도 몰랐네(자신의 따뜻한 삶을 있게 한 존재를 몰랐네).

온몸으로 사랑하고 나면

한 덩이 재로 쓸쓸하게 남는 게 두려워

여태껏 나는 그 누구에게 연탄[자신을 불살라 방구들과 밥과 국물을 덥히는 헌신적(희생적)인 존재] 한 장도 되지 못하였네.[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나무'와 같은 삶을 살지 못한 시적 자아의 반성. 시적 화자는 타인을 위해 자신을 희생해 보지 못한 자신에 대해 자책감을 느끼고 있다.]- 연탄의 의미와 사랑의 실천에 소극적인 '나'의 태도에 대한 자책

 

생각하면

삶이란

나를 산산이 으깨는 일(자신을 부수어서 빙판 위에 사람들이 디딜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 남을 위해서 헌신하는 삶)

 

눈 내려 세상이 미끄러운 어느 이른 아침(고통스러운 세상, 험한 세상)에

나 아닌 그 누가 마음 놓고 걸어갈

그 길을 만들 줄도 몰랐었네, 나는(자신의 헌신적인 삶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사랑을 주는 일)

 

 

(출처 : 경향신문 http://www.khan.co.kr/news/artview.html?artid=200401151836571&code=210000)

 

 

 이해와 감상

 시인은 연탄 한 장을 바라보다가 '일단 제 몸에 불이 옮겨 붙었다 하면 하염없이 뜨거워지는' 연탄의 속성에 대해 생각한다. 지금까지 자신은 타고남은 재로 쓸쓸하게 남는 것이 두려워 '그 누구에게 연탄 한 장 되지 못하였'던 삶을 살아왔구나 하고 반성한다. 이 세상사는 동안 우리가 하는 일이 결국 타고남은 재처럼 쓸쓸한 결말로 내게 온다 할지라도 의미 있는 일을 위해 몸을 태우는 일,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일' 그 자체로서 삶은 의미 있는 것이 될 것이다. 시인은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가 그 허무한 한 덩이 재마저 산산이 으깨어 미끄러운 세상에 마음놓고 걸어갈 길을 만드는 일에 바치는 삶이 있다는 걸 생각한다.

 

  쉘 실버스타인의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연상하게 하는 시이다. 우리가 사는 동안 잊어서는 안 될 가치 중 하나가 바로 나눔과 헌신이 아닐까 한다. 이것은 그 어디서나 누구에게 건 불변의 가치가 아닐까? 아낌없이 나눈 후에 찾아오는 행복은 아마도 법정 스님이 <무소유>에서 말씀하고 계신 "다 비우고 나야 비로소 채워진다"는 불교적 깨달음과도 통한다. 

 

 

심화 자료

 

 안도현(1961∼  )

  : 시인. 경북 예천 출생. 1981년 대구 <매일신문> 신춘 문예에 시 '낙동강'이, 1984년 <동아일보> 신춘 문예에 '서울로 가는 전봉준'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에 <서울로 가는 전봉준>, <모닥불>, <그대에게 가고 싶다>, <외롭고 높고 쓸쓸한>, <그리운 여우>, <바닷가 우체국>등이 있고 어른을 위한 동화 '연어', '관계', '사진첩' 그리고 산문집 <외로울 때는 외로워하자> 등이 있다.

 

(1) 이 시에서 '연탄'이 의미하는 바를 생각해 보고, 그것과 바꾸어 볼 수 있는 사물과 그 이유를 말해 보자.

교수·학습 방법 : 특히 2연에서 '연탄'의 의미를 파악해 보도록 하고, 이 시의 '연탄'처럼 자기 자신을 돌보지 않고 다른 이를 위하여 마지막까지 헌신하는 사물이 있는지 찾아보도록 한다.

 

예시 학생 활동 : 사랑이란 누군가의 배경이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했던가. 이 시에서의 연탄은 바로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다. 자신을 태워서 다른 누군가를 따뜻하게 해 주고, 마지막에는 스스로를 부수어서 빙판 위에 사람들이 디딜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주는 것. 그저 나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랑하는 누군가를 위해 살 수 있는 삶을 시인은 연탄에 빗대고 있는 것이다. 

 

(2) 이 시의 2연을 참조하여, '여지껏 나는 누구에게 (      ) 도 되지 못하였네.'라는 구절이 포함되도록 시를 한 편 써 보자.

교수·학습 방법 : 먼저 (1)에서 파악한 '연탄'의 의미를 중심으로 시를 쓰도록 지도한다. 혹은 그 누군가에게 어떤 존재가 되고 싶은지, 왜 그런 존재가 되고 싶은지, 왜 나는 그런 존재가 되지 못했는지 생각해 보는 것도 시의 창작에 도움이 되겠다.

 

예시 학생 활동

 

햇빛을 붙잡고서도 나는 몰랐었네

산다는 것

누군가에게 드리우는 그늘이라고

 

품안 가득히 열매를 달고

팔을 굽혀 너를 앉히고서도

나무란, 그저 서 있는 것

언젠가 쓰러질 것이 두려워

여태껏 나는 그 누구에게 나무도 되지 못하였네

 

베어진 자리 너의 쉴 자리임을

나는 몰랐었네

 

 

1. 노래 : 어릴 때 내 꿈은

 

2. 아낌없이 주는 나무

 

  먼 옛날에 한 그루의 나무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나무에게는 사랑하는 한 소년이 있었습니다. 그 소년은 하루도 빠짐없이 나무에게로 와서 떨어지는 나뭇잎을 한 잎 두 잎 주워 모았습니다. 그리고는 나뭇잎으로 왕관을 만들어 쓰고는 숲속의 왕자가 되어 놀았습니다. 소년은 나무에 기어올라가서는 나뭇가지에 매달려 그네도 뛰고 그리고 사과도 따 먹고는 했습니다. 나무와 소년은 가끔 숨바꼭질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피곤해지면 소년은 나무 그늘에서 단잠을 자기도 했습니다. 소년은 나무를 너무나 사랑했고...나무는 행복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은 흘러 갔습니다. 그리고 소년은 차차 나이가 들어 갔습니다. 그래서 나무는 혼자 있을 때가 많아졌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년이 나무를 찾아갔을 때 나무가 말했습니다.

 

  "얘야, 내 줄기를 타고 기어올라가서 가지에 매달려 그네도 뛰고 사과도 따 먹고 그늘에서 놀면서 즐겁게 지내자."

  "나는 이제 나무에 올라가 놀기에는 너무 커 버렸는걸. 나는 물건을 사고 싶고 신나게 놀고 싶단 말야. 그리고 돈도 필요해. 나에게 돈을 좀 줄 수 없겠니?" 하고 소년이 말했습니다.

 

 "미안해. 나에겐 돈이 없어. " 나무가 말했습니다.

 

 "내겐 나뭇잎과 사과밖엔 없어. 얘야, 내 사과를 따다가 도회지에서 팔지 그래. 그러면 돈이 생길 거고, 너는 행복해질 거야."

 

  그리하여 소년은 나무 위로 올라가 사과를 따 가지고 가 버렸습니다. 그래서 나무는 행복했습니다. 그러나 떠나간 소년은 오랜 세월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았고... 그래서 나무는 슬펐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년이 돌아왔습니다. 나무는 너무나 기뻐서 몸을 흔들며 말했습니다.

 

 "얘야, 내 줄기를 타고 기어올라와서 가지에 매달려 그네도 뛰고 즐겁게 지내자."

 "나는 나무에 올라가 놀 수 있을 만큼 한가롭지 않단 말야."

하고 소년이 대답했습니다.

 

그는 또 말하기를

 "내게는 나를 따뜻하게 해 줄 집이 필요해. 아내도 있어야겠고 어린애들도 있어야겠어. 그래서 집이 필요하단 말야. 너 나에게 집 하나 마련해 줄 수 없겠니? "

 

 "나에게는 집이 없단다."나무가 대답했습니다.

 "이 숲이 나의 집이야. 하지만 내 가지들을 베어다가 집을 짓지 그래. 그러면 행복해질 수 있을 거야."

 

  그리하여 소년은 나무 가지들을 베어서는 자기의 집을 짓기 위해 가지고 갔습니다. 그래서 나무는 행복했습니다. 그러나 떠나간 소년은 오랜 세월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그가 돌아오자 나무는 말할 수 없이 기뻐서, 이렇게 속삭였습니다.

 
  "얘야, 이리와 놀자."

  "나는 이젠 나이가 너무 들고 비참해서 놀 수가 없어."

 

소년이 말했습니다.

 "나는 나를 먼 곳으로 데려갈 수 있는 배 한 척이 있었으면 좋겠어. 너 내게 배 한 척 마련해 줄 수 없겠니?"

 "그럼 내 줄기를 베어다가 배를 만들려무나."

하고 나무가 말했습니다.

 

그러면 너는 멀리 떠나갈 수 있고... 그리고 행복해질 수 있을 거야. 그리하여 소년은 나무의 줄기를 베어서 배를 만들어 타고 멀리 떠나가 버렸습니다. 그래서 나무는 행복했지만... 정말 그런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오랜 세월이 지난 뒤에 소년이 다시 돌아왔습니다.

 

 "얘야, 미안하다, 이제는 너에게 줄 것이 아무 것도 없구나... 사과도 없고"

 "이빨이 나빠져서 사과를 먹을 수가 없어."

소년이 말했습니다.

 

 "내게는 이제 가지도 없으니 네기 그네를 뛸 수도 없고"

 "나뭇가지에 매달려 그네를 뛰기에는 나는 이제 너무 늙었어."

소년이 말했습니다.

 

 "내게는 줄기마저 없으니 네가 기어오를 수도 없고...... 나는 힘이 없어서 기어오를 수도 없어."

 소년이 말했습니다.

 

 나무가 한숨을 지으며 대답하기를

 "미안해, 무언가 너에게 주었으면 좋겠는데... 하지만 이제 내게 남은 것이 하나도 없어. 다만 늙어버린 나무 밑둥뿐이야. 미안해... "

 "이제 내게 필요한 건 별로 없어. 그냥 앉아서 쉴 조용한 곳이나 있었으면 좋겠어. 나는 몹시 피곤해."

 소년이 말했습니다.

 

 "아, 그래. "

 하며 굽은 몸뚱이를 애써 펴면서 나무가 말했습니다.

 "자, 앉아서 쉬기에는 늙은 나무 밑둥이 그만이야. 이리로 와서 앉아. 앉아서 편히 쉬도록 해. "

 소년은 나무가 시키는대로 했습니다.

 

 그래서 나무는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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