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문학창고

엉겅퀴꽃 - 민영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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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겅퀴꽃 - 민영


작자 : 민영(1934- ) 강원도 철원 출생. 만주에서 국민학교 중퇴. 1959현대문학동안(童顔), 죽어가는 이들에게, 석장(石場)에서등이 추천되어 등단.

 

간명한 언어를 통해 현실인식을 강하게 드러내는 시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시집으로는 단장(斷章)(유진출판사, 1972), 용인 지나는 길에(창작과비평사, 1977), 냉이를 캐며(창원사, 1983), 엉겅퀴꽃(창작과비평사, 1987) 등이 있다.

 

< 감상의 길잡이 >

이 시는 민요적인 형식를 가지고 있다. 민요는 민중의 생활감정이 그대로 투영되어 소박하기 이를 데 없다. 민요의 가사를 세심하게 살펴보면 생활의 생생한 고충과 정서의 표출이 유장하거나 흥겨운 율조 속에 담겨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민요에서 자주 발견되는 리듬은 44조로서 반복적 리듬이 안정감과 동시에 흥취를 불러일으킨다. <엉겅퀴꽃>은 이러한 민요의 율조와 감정을 계승한 현대시이다.

 

1연은 엉겅퀴꽃의 이름을 불러 시를 읽는 독자의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전래의 민요에는 생활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식물이 등장한다. 생생한 생활감정을 담아 전달하기에 적당하기 때문이다. 동식물은 민요를 부르는 사람의 정서를 투영하기에 적절한 비유 대상으로 기능한다. 엉겅퀴꽃은 들녘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꽃이다. 귀하거나 특별히 아름답지 않지만 강인한 생명력을 가진다는 점에서 이 들꽃은 민중의 모습과 닮아있다.

 

엉겅퀴꽃이 생장하는 토양은 전혀 기름진 곳이 아니다. 거친 들에서 자라는 엉겅퀴꽃을 보면서 시인은 우리 민족이 감내해야했던 고통스러운 삶의 여건을 떠올리는 것이다. 전쟁의 와중에 남편을 잃고 홀로 외롭게 사는 여인의 가련한 모습에 대한 연민을 1연에서 그리고 있다면 2연은 가족을 잃은 외로움과 생활고가 중첩되어 나타난다. 손이 갈퀴가 되도록 일해야 하는 생활의 고단함과 피폐함 속에서 더욱 간절한 님에 대한 그리움을 담고 있다. 3연에서 님을 부르는 목소리는 더욱 간절해진다. 목이 메이도록 불러보지만 님이 돌아올 희망은 없다. 엉겅퀴에 얽힌 사연은 특정한 개인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한민족이면 누구나 겪지 않을 수 없었던 전쟁의 아픔을 시의 배경으로 한다는 점을 인식할 때 독자는 누구나 애달픈 사연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애타는 목소리가 황량한 전쟁터였던 철원평야와 한탄강의 공허한 하늘에 울려 퍼지는 듯한 시적 효과를 자아내어 짙은 호소력을 발휘하고 있다.

 

민요의 특성은 누구에게나 익숙하게 널리 불려진다는 점에 있다. 예컨대 아리랑은 특정지방의 민요이었지만 민요라는 특성 덕분에 한국인의 보편적인 정서에 호소할 수 있는 것이다. 시인은 누구랄 것 없이 격지 않을 수 없었던 사회역사적 고통을 민요의 방식으로 표출함으로써 어느 개인의 고통이 아닌 민족 보편의 한 맺힌 삶과 그 감내를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민요의 형식을 차용함으로써 독자에게 친근하게 접근하여 정서적 공감의 폭을 확대한 것이다. [해설: 유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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