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문학창고

엄마찾아 삼만리 / 아미치스

by 송화은율
반응형

엄마찾아 삼만리 / 아미치스

 

나이 어린 마르코는 떠나려는 어머니와 헤어지고 싶지 않아서 울먹거렸습니다.
"엄마, 가지 마세요!"
"우리 마르코 착하지. 엄마가 돈 많이 벌어 올 테니까 아빠 말 씀 잘 듣고 기다려, 응?"
마르코를 달래는 어머니의 눈에도 눈물이 맺혔습니다. 아버지가 매일 공장에 나가서 열심히 일했지만, 집안에 어려운 일들이 겹쳐 빚을 많이 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 빚을 다 갚기 위해서는 어머니가 일을 해서 돕지 않으면 안 되었습니다. 마침내 마르코의 어머니를 태운 배가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엄마!" "다들 건강하세요!"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났습니다.
"아빠, 엄마한테서 편지가 왔어요!" 마르코는 우체부 아저씨로부터 기다리고 기다리던 엄마 편지를 받아 들고 기뻐서 소리쳤습니다.
"아빠, 엄마는 잘 계신대요?"
"그래. 아르헨티나의 메키네스 씨 집에서 일하고 있다는구나.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다니 다행이야. 마르코, 엄마에게 답장을 쓰자!"
마르코는 그리운 어머니를 생각하며 아버지와 함께 답장을 썼습니다. 어머니는 석 달에 한 번씩 편지와 돈을 보내 왔습니다.아버지는 그 돈으로 빚을 조금씩 갚아 나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꼬박꼬박 오던 어머니의 편지와 돈이 뚝 끊어지고 말았습니다.
"아빠! 엄마가 혹시 편찮으신 게 아닐까요?" 마르코와 가족들은 걱정이 되어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어머니로부터 계속 소식이 없자, 마르코가 말했습니다.

"아빠! 제가 엄마를 찾으러 가겠어요."
"아니, 마르코야! 아르헨티나가 여기서 얼마나 먼 곳인지 알기 나 하니? 더구나 아직 어린 네가……."
"저도 이젠 열세 살이에요. 허락해 주세요. 엄마를 꼭 찾겠어요."
드디어 마르코는 아버지의 배웅을 받으며 어머니가 탔던 배에 올랐습니다.
"마르코, 착한 아이는 반드시 하느님이 도와 주실 거야! 조심 해서 잘 다녀오너라."

마르코는 다정한 어머니의 모습을 그리며 멀고 먼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고향을 떠난 지 이십여 일이 지났습니다. 마침내 배가 아르헨티나에 닿았습니다.
마르코는 친척 메릴리 아저씨의 가게를 찾아갔습니다.
메릴리 아저씨가 어머니 있는 곳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주머니, 메릴리 씨 계세요?"
"메릴리 씨? 그분은 벌써 몇 년 전에 돌아가셨는데, 무슨 일로 메릴리 씨를 찾니?"
실망한 마르코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그 자리에 풀썩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깜짝 놀란 아주머니는 마르코를 일으켜 세우며 이유를 물었습니다.
마르코는 엄마를 만나기 위해 먼길을 왔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친절한 아주머니의 도움으로 마르코는 어머니가 일한 메키네스 씨 댁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여기가 메키네스 씨 댁이 맞나요?"
"무슨 일이니? 메키네스 씨는 오래 전에 코르도바로 이사했단다."
마르코는 그 말을 듣자, 또다시 다리의 힘이 쑥 빠져 쓰러질 것만 같았습니다.
"아저씨, 코르도바까지는 얼마나 먼가요?"
"코르도바는 여기서 천 킬로미터나 떨어진 곳이란다. 그런데 왜 그러지?"
"엄마를 찾기 위해 이탈리아에서 왔어요. 여기에 계신 줄 알았는데……."
"그랬구나. 내가 코르도바까지 가는 배를 태워 주마. 어머니를 무사히 만나길 바란다, 얘야."
아저씨의 도움으로 코르도바까지 간 마르코는 아주 어렵게 메키네스 씨 집을 찾았습니다.
  
드디어 어머니를 만날 수 있게 되었다는 생각에 마르코의 가슴은 마구 뛰었습니다. 마르코가 초인종을 눌렀을 때 어떤 아주머니 한 분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그리운 어머니는 아니었습니다. "저어, 여기가 메키네스 씨 댁이죠?"
"그분은 얼마 전에 투쿠만으로 이사했는데, 무슨 일이니?"
마르코는 그만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습니다.
'아, 난 다시는 엄마를 만나지 못할지도 몰라. 이제 어떡하면 좋지…….'
마르코는 어머니를 찾기 위해 지금까지 애쓴 이야기를 그 아주머니에게 들려 주었습니다.
"그것참, 안됐구나. 옳지, 마침 투쿠만 쪽으로 가는 짐수레가 있으니 부탁해 보렴."
마르코는 아저씨에게 사정 이야기를 하며 부탁했습니다.
"하지만, 이 수레는 투쿠만까지 가지 않는단다. 갈림길에서 내려 걸어가야 할 거야."
마르코를 태운 짐수레는 넓은 들판을 며칠 동안 계속 달려서 드디어 투쿠만으로 가는 갈림길에 닿았습니다.
"얘야, 여기서 내려야겠구나. 엄마를 꼭 찾기를 빈다." 마르코는 이제 투쿠만을 향해 혼자 걸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투쿠만까지는 멀고도 먼길이었습니다. 신발은 닳아 발가락이 비죽*나올 정도였고, 발이 부르터서 피가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마르코는 힘들고 지쳐서 정신을 잃을 지경이었습니다.
'엄마, 어디 계세요? 빨리 보고 싶어요. 도와 주세요, 엄마.' 마르코는 곧 쓰러질 것 같았지만, 지금까지의 고생을 생각하며 힘을 내었습니다.

그 무렵, 마르코의 어머니는 병에 걸려 앓고 있었습니다.
가족들에 대한 그리움으로 어머니의 병은 점점 깊어 갔습니다.
'마르코, 너무 보고 싶구나. 죽기 전에 한 번만이라도 볼 수 있다면…….'
메키네스 씨 가족들이 정성껏 간호를 했지만, 어머니의 병은 좀처럼 낫지 않았습니다.
이 때, 마르코가 어머니 앞에 나타났습니다. 그렇게도 보고 싶던 마르코가 말입니다.
먼길을 오느라 고생한 마르코의 모습은 말이 아니었습니다.
"엄마!" "네가 정말 마르코니? 설마 이게 꿈은 아니겠지? 오, 하느님 감사합니다!"
어머니와 마르코는 꼭 껴안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혼자서 그 먼길을 찾아온 어린 마르코를 보자, 어머니는 기운이 났습니다. 하루빨리 가족에게 돌아가고 싶은 생각 덕분에 병과 싸울 힘이 생긴 것 같았습니다. 드디어 어머니의 병이 나아, 마르코와 어머니는 가족이 기다리는 행복한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반응형

블로그의 정보

국어문학창고

송화은율

활동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