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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논술50 - 현대인의 문제 극복방안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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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학교

 

<논 제>

()()는 현대인이 처한 상황을 보여주고 있는 글이다. ()()에서 그 양상을 분석해 내고, ()를 바탕으로 현대인이 처한 상황에서 야기되는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하여 논술하시오.

 

<제시문>

() 지난 몇 십 년 사이에 고객의 위상에 상당한 변화가 생겼다. 소매상점에서는 찾아오는 고객을 개인적으로 친절하게 대했다. 고객은 중요한 사람으로 대접받았고, 그의 일상까지도 상점의 주인과 함께 의논할 수 있었다. 물건을 사는 행위 그 자체에서 고객은 자기의 중요함과 품위를 느낄 수 있었다. 오늘날 백화점의 경우, 고객은 우선 거대한 건물과 수많은 점원들과 잔뜩 진열된 상품에 의해 압도된다. 이 모든 것에 비해 그는 자기가 얼마나 보잘 것 없는 존재인가를 느끼게 된다.

 

백화점의 입장에서 보면, 인간으로서의 그는 아무런 중요성을 갖고 있지 않으며, 단지 '한 사람'의 고객일 뿐이다. 백화점은 고객을 놓치지 않으려고 하지만, 그는 단지 추상적인 고객으로서 대접받을 뿐이지 구체적인 고객으로서 중요시되지 않는다. 이런 상태는 현대의 광고 방법에도 잘 드러난다. 거대한 현대 광고는 상품의 효용성을 강조하여 합리적으로 소비자를 설득하기보다는 감성에 호소하거나 호기심을 자극한다. 즉 같은 일을 몇 번이고 반복하거나, 사교계의 부인과 유명한 권투선수에게 특정 상표의 담배를 붙여 물게 함으로써 권위 있는 이미지를 생기게 한다든가, 아름다운 소녀의 성적인 자극을 내세워 비판력을 마비시키려고 한다든가, 어떤 셔츠나 비누를 삼으로써 뭔가 전 생애가 갑자기 변화하는 듯한 그런 공상을 자극하기도 한다.

 

() 지나간 두 세기 동안기계적인 생활 수단이 전 세계적 규모로 보급되었다. 그러나 이로 인해 내면생활이 풍요로워지거나 예술 창작과 향유에 쓰여지는 시간적 여유가 많아지기는커녕 우리는 우리 자신이 기계화의 과정에 더욱 깊이 빠져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심지어 우리의 상상력까지도 그 대부분이 내발적(內發的)인 것이 되지 못한다. 우리의 상상력은 기계에 비끄러매이거나, 라디오나 텔레비전의 도움 없이는 자체적 실재성을 보유할 아무런 힘도, 생존 능력도 갖지 못한다.

 

우리의 현재 상황을 17세기, 즉 기술면에서 비교적 원시적이던 그 시대의 상황과 비교해 보라. 그 당시 평범한 런던 시민들은 심지어 하인들을 뽑을 때에도 그가 저녁 시간에 벌어지는 가족음악회에 한몫 낄 수 있을 만한 목소리를 가지고 있느냐를 고려하기도 했다. 오늘날 우리는, 야외에서 기계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 자유롭게 노래 부를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도 못하며, 휴대용 음향기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귀를 기울이면서 강변을 거니는 사람들을 자주 본다.

 

() 우리는 복도에서 헤어져서 사환이 지적해 준, 나란히 붙은 방 세 개에 각각 한 사람씩 들어갔다.

"화투라도 사다가 놉시다." 헤어지기 전에 내가 말했지만

"난 아주 피곤합니다. 하시고 싶으면 두 분이나 하세요."라고 안은 말하고 나서 자기의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나도 피곤해 죽겠습니다. 안녕히 주무세요."라고 나는 아저씨에게 말하고 나서 내 방으로 들어갔다. 숙박계엔 거짓 이름, 거짓 주소, 거짓 나이, 거짓 직업을 쓰고 나서 사환이 가져다 놓은 자리끼를 마시고 나는 이불을 뒤집어썼다.

나는 꿈도 안 꾸고 잘 잤다.

다음 날 아침 일찍이 안이 나를 불렀다.

"그 양반 역시 죽어 버렸습니다."안이 내 귀에 입을 대고 그렇게 속삭였다.

"?" 나는 잠이 깨끗이 깨어 버렸다.

"방금 그 방에 들어가 보았는데 역시 죽어 버렸습니다."

"역시....." 나는 말했다. "사람들이 알고 있습니까?"

"아직까진 아무도 모르는 것 같습니다. 우린 빨리 도망해 버리는 게 시끄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자살이지요?"

"물론 그것이겠죠."

나는 급하게 옷을 주워 입었다. 개미 한 마리가 방바닥을 내 발이 있는 쪽으로 기어오고 있었다. 그 개미가 내 발을 붙잡으려고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나는 얼른 자리를 옮겨 디디었다. 밖의 이른 아침에는 싸락눈이 내리고 있었다. 우리는 할 수 있는 한 빠른 걸음으로 여관에서 떨어져 갔다.

"난 그 사람이 죽으리라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안이 말했다.

"난 짐작도 못 했습니다."라고 나는 사실대로 얘기했다.

"난 짐작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코트의 깃을 세우며 말했다.

"그렇지만 어떻게 합니까?"

"그렇지요. 할 수 없지요. 난 짐작도 못했는데......" 내가 말했다.

"짐작했다고 하면 어떻게 하겠어요?" 그가 내게 물었다.

"씨팔 것, 어떻게 합니까? 그 양반 우리더러 어떡하라는 건지."

"그러게 말입니다. 혼자 놓아두면 죽지 않을 줄 알았습니다. 그게 내가 생각해 본 최선의 그리고 유일한 방법이었습니다."

"난 그 양반이 죽으리라고는 짐작도 못 했다니까요. 씨팔 것, 약을 호주머니에 넣고 다녔던 모양이군요." 안은 눈을 맞고 있는 어느 앙상한 가로수 밑에서 멈췄다. 나도 그를 따라서 멈췄다. 그가 이상하다는 얼굴로 나에게 물었다.

"김형, 우리는 분명히 스물다섯 살짜리죠?"

"난 분명히 그렇습니다."

"나두 그건 분명합니다." 그는 고개를 한번 기웃했다.

"두려워집니다."

"뭐가요?" 내가 물었다.

"그 뭔가가, 그러니까......" 그가 한숨 같은 음성으로 말했다.

"우리가 너무 늙어 버린 것 같지 않습니까?"

"우린 이제 겨우 스물다섯 살입니다." 나는 말했다.

"하여튼......."하고 그가 내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

", 여기서 헤어집시다. 재미 많이 보세요."하고 나도 그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우리는 헤어졌다. 나는 마침 버스가 막 도착한 길 건너편의 버스 정류장으로 달려갔다. 버스에 올라서 창으로 내어다보니 안은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내리는 눈을 맞으며 무언지 곰곰이 생각하고 서 있었다.

 

() 누구든, 그 자체로서 온전한 섬은 아니다. 모든 인간은 대륙의 한 조각이며, 대양의 일부이다. 만일 흙덩이가 바닷물에 씻겨 내려가면 대륙이나 모래톱이 그만큼 작아지듯, 그대의 친구들이나 그대 자신의 영지가 그리 되어도 마찬가지다. 나는 인류 속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어느 사람의 죽음도 나를 감소시킨다. 그러니 누구를 위하여 1)이 울리는지를 알고자 사람을 보내지 마라. 종은 그대를 위해 울리는 것이다.


<예시답안>

 

물질문명의 발달은 현대인에게 생활의 편의를 가져다주었지만, 한편으로는 인간 소외라는 사회 현상을 가져 왔다. 이 현상은 사회의 일부분에서 일어나는 국지적인 현상이라기보다는 사회 전반에 일어나는 양상을 띠고 있다.

 

주어진 지문 ()-()는 현대인이 마주치고 있는 인간 소외 현상을 몇 가지 예를 통해 제시한다.

()는 한 사람의 고객이 물건을 사는 과정에서 파는 사람과의 관계는 단절 돼버려 그가 누구인가는 상실된 채 수많은 불특정한 소비자 중의 어떤 한 사람으로 취급 받는 모습을 지적하고 있다.

 

()는 또 다른 예로, 상상력이나 예술적 창의력조차도 모두 기계에 의존하게 된 현대인이 자신이 누리는 여가 시간에도 홀로 기계와 대면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

 

()는 인간 소외로 빚어진 인간관계의 단절을 극명하게 보여 주는 소설의 한 장면이다. 여기서는 같이 동행하던 한 사람의 죽음을 나머지 두 사람이 받아들이는 태도를 통해, 죽음에까지 이른 그 사람의 번민이나 삶에는 관심이 없고 그것이 자신의 삶에 귀찮은 문제거리가 되지 않기 위해 피해버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타인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가져다주는 삶의 생동성을 잃어버리고 각자의 삶의 속으로 숨어버리는 소외된 현대인의 모습이 그려지고 있다.

 

지문의 예를 통해 보는 바와 같이 현대인이 당면하고 있는 이 인간 소외의 상황은 인간관계의 단절, 인간의 상품화, 기계의 일부로 전락해 버린 인간의 모습 등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나고 있으며 현대 사회의 총체적인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의 시는 이러한 인간 소외의 현상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하여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시는 인간을 각각 고립된 이 아니라 모두 하나로 연결된 대륙으로 이해하고 있다. 이러한 인간 이해의 바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느 사람의 죽음도 나를 감소시킨다.”는 이 시의 구절에서 보듯이 타인의 죽음까지도 의 일부분의 감소로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이 시가 시사해주듯 우리는 혼자만으로는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이며, 타인의 삶이 곧 나의 삶의 일부라 할 수 있다.

()-()에서 제시된 인간 소외 현상의 극복은 바로 이 시가 시사해주는 바와 같은 삶의 본질에 대한 각성에서 출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각성 아래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갖고 이해하려고 하고 사랑하려는 자세를 가짐으로써 인간 소외 현상이라는 현대 사회의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모두의 삶이 어우러진 곳에서 나의 삶도 온전한 모습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물질문명의 급속한 발달로 시대의 변화에 부응할 수 있는 인간관계의 정립이 미처 이루어지지 못했다. 그 결과는 인간 소외라는 사회적인 현상으로 나타나며, 그 예는 현대 사회의 여러 가지 양상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먼저 인간의 삶은 혼자로는 이루어지지 않으며 모두의 삶이 함께 어우러져야 한다는 인식 아래 서로에게 애정을 가지는 인간관계의 회복을 이루어 나가야 할 것이다.

 

 

<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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