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문학창고

신의관 창의가(申議官倡義歌)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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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관 창의가(申議官倡義歌)

 

 

(하략)

아, 세상 사람들아 오늘날의 나라 형편을 들어 보십시오.
이 태조가 창업하시어 오백여 년 동안 내려올 때,
오천 년 동안 태평 성대를 누렸던 요순 시대의 정치와 이천 년 동안 이어온 공자의 도인
인의예지를 법으로 삼아 삼강 오륜이 뚜렷하다.
대대로 이어 내린 임금님의 덕은 온 나라를 편안하게 바로 잡도다.
임진왜란, 병자호란 등 양대 전란이 중간에 끼친 근심이라.
고종 황제가 이르시기를 인의가 있다고 칭찬하더니,
불행하구나 을사조약의 다섯 도적이 제 마음대로 온 나라를 일제에 넘거니
천지도 어둡고 일월도 끝이 없도다. 나라가 요란한데 백성인들 편하겠느냐?
수백 년 동안 양반 종사하였는데 이씨 왕조의 은혜를 입지 않은 이가 그 누구인가.
가슴에 끓는 피는 개개인의 마음과 똑같도다.
죽자고 하니 어리석고 살자고 하니 병이 되어
밤낮으로 잠을 못 이루어 엎치락뒤치락 하며 누웠더니,
사립문 밖에서 개 짖는 소리와 떠드는 소리가 요란하다.
문을 열고 수소문하여 들으니 관동 지방에 대지진이 일어났다는 놀라운 소식이라.
이천만 우리 동포 놀라고만 있다는 말인가?
군율에 당하지 말고 하루 빨리 출두하소. 

 

 

 요점 정리

 연대 : 1920년

 작자 : 신태식

 형식 : 개화가사, 4·4조

 성격 : 선동적,

 형식 : 의병 가사

 표현 : 명령법

 주제 : 국권 회복을 위해 모두 일어나자

 

 

 내용 연구

 구성
 처음에는 의거의 당위성,
 중간에는 투쟁의 경과,
 끝에는 패배 후에는 적개심을  읊고 있으나 여기에는 앞부분만 실었다.

 금세 : 지금의 세상.

 아태조 : 우리 태조. 이성계

 창업 : 나라를 처음 세움.

 요순지치 : 요와 순 임금이 덕으로 천하를 다스리던 시대를 일컬으며, 흔히 치세의 모
             범으로 삼음.

 인의예지 : '인·의·예·지'의 사단으로 사람의 본성에서 우러나는 네 가지 마음씨.

 삼강 오륜 : 유교의 도덕에 있어서 기본되는 세 가지 강과 다섯 가지 인륜.

 계계승승 : 이어옴. 조상이나 선임자의 뒤를 이어 받음. 계승

 덕화 : 덕행으로 감화시킴.

 팔역 : 온 나라. 조선 팔도

 기침 : 끼침. 남에게 폐나 괴로움을 줌.

 태상왕 : 자리를 몰려 주고 생존한 임금을 높여 이르는 말. 여기서는 고종.

 오적 : 박제순, 이지용, 이근택, 이완용, 권충현 등 을사조약을 찬동했던 무리.

 농간 : 남을 속이어 일을 변통시키는 간사한 짓.

 천편 : 혼자서 일을 멋대로 처리함.

 천택 : 내와 못.

 전수 : 전하여 줌.

 회맹 : 캄캄하여 보이지 않음.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음.

 창생 : 세상의 모든 사람들.

 종사 : 마음과 힘을 기울여 함.

 은우 : 은혜로써 대우함.

 성병 : 병을 얻음. 병이 됨.

 주소 : 밤낮

 전전반측 : 엎치락 뒤치락하며 잠을 이루지 못함이고, 비슷한 말로 전전불매가 있다.

 시문 : 사립문

 훤호지성 : 떠드는 소리

 탐문 : 수소문하여 들음

 경통 : 놀라운 소식

 아연히 : 놀라 입을 벌리고 있는 모양

 군율 : 군대의 규칙이나 법률

 출두 : 어떠한 곳에 몸소 나감, 여기서는 의병에 참가하라는 뜻

 

 

 이해와 감상

 

 신의관 창의관은 을사조약으로 인하여 국권을 일본에 강제로 빼앗긴 뒤, 점점 기울어져 가는 국운을 개탄하고, 나라를 잃어버린 백성의 고통 드러내면서 사그라진 국민 정신을 각성시키고자 한 이 노래는 의병 활동에 참가했던 지은이가 생동하는 현장감을 바탕으로 쓴 의병 가사로, 오적의 농간으로 을사조약이 체결되어 일본에 나라를 빼앗긴 뒤에, 점점 기울어 가는 국은을 개탄하고, 나라를 잃은 백성의 고통을 표현하면서, 가슴에 피가 끓는데 의병에 가담하라는 통지를 받고는 탐문을 해 보니, 관동대지진이 일어났다는 소식에 하루 빨리 출두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이 노래의 가치는 직접 의병 활동을 한 사람이 자기가 체험한 사실들을 그대로 적어 놓은 형식을 취하였기 때문에 박진감, 생동감, 세밀한 기사성에 있다. 또한, 형식면에서는 종래의 장편 가사 형식을 그대로 계승하면서 내용면으로는 무지한 민중을 계몽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어 개화 가사의 특성을 잘 보여 주는 작품이다.

 

 

 심화 자료

 

 신태식

 

 서울의 중추원 의관을 지내다가 고향으로 돌아가, 정미의병으로 나선 경북 문경출신의 의병장이다. 전쟁으로 충청도, 경기도, 평안도까지 진출해서 싸우다가 1912년 부상을 입고 포로가 되어 10년형을 언도받고는 출옥 후인 1920년에 이 작품을 썼다.

 

 '신의관 창의가'의 성격

 

 '신의관 창의가'가 가지고 있는 중요한 성격은 박진감, 생동감과 세밀한 기사성에 있으며,  이제까지 우리는 의병의 활동을 대개 한문으로 우리측 사료 또는 일제가 남기고 간 사찰 문헌들의 자료들은 판에 박힌 기술 방식을 취하거나 일제의 입장에서 기술, 평가되었다는 문제점을 지니고 있었다. 그런데 '신의관 창의가'는 전편이 우리말로 기록되어 있으며, 그것도 직접 의병 활동을 한사람이 자기가 체험한 사실들을 그대로 적어 놓은 형식으로 적혀진 것이고, 따라서, 우리는 이 한 편을 통해 종래의 이 유형에 속하는 그 어떤 글에서도 찾을 수 없는 사실성, 현장감을 맛볼 수 있다.

 

 창의가

 

신태식J16070(申泰植J16070)이 지은 의병가사. 일명 ‘신의관창의가(申議官倡義歌)’라고도 한다. 일제 침략에 항거하여 일어난 의병장의 한 사람인 작자가 의병활동을 한 내력을 읊은 가사이다. 작자의 친필본은 전하지 않고 사본으로만 전하다가 ≪문학사상 文學思想≫(1973.2. 통권 5호)에 게재되어 일반에게 널리 알려졌다.

 

지은 연대는 정확하지 않으나 작자가 출옥한 것이 1919년이라 할 때 그 이후가 될 것이다. 그러나 가사내용 중에 임자년(1912) 목인(睦仁)이 죽었다고 읊고, 12월 18일에 특사로 나왔다고 한 것으로 보아 1913년일 가능성도 배제헐 수 없다.  

 

〈창의가〉는 작자가 의병활동에 직접 참여하여 승패의 과정을 거치면서 겪은 사실을 자서전적으로 노래한 것으로 내용을 크게 네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서사부분이다. 인의예지를 숭상하던 우리나라에 왜적이 들어와 을사조약을 체결함으로 인하여 위기에 처하였음을 읊었다.

 

둘째는 의병궐기와 항전을 노래한 부분이다. 나라가 위기에 처한 때 작자는 칼을 짚고 분연히 일어나 왜적을 상대로 의병활동을 전개하였다.

 

처음 문경에서 기병한 이래 강원도·경상북도·경기도·황해도·함경도·평안도 등 곳곳을 누비며 승패의 희비와 생사의 역경을 헤매며 처절하게 투쟁하였음을 실감나게 노래하고 있다.

 

셋째는 수난의 장을 노래한 것이다. 영평에서 적의 기습으로 사로잡힌 뒤 왜적이 주관하는 재판소에서 재판을 받고 복역하였으며, 그 사이 일어난 사건의 경과와 감회를 읊었다.

 

넷째는 결말부분으로, 출옥 후 귀향하기까지의 과정과 여러 친지가 따뜻이 맞아주는 모습을 읊었다. 이 작품은 경술국치후 신문학만이 문학의 주류로 흔히 평가되던 때에 항일구국의 위기를 노래한 장편가사로 그 문학사적 의의를 가진다.

 

 ≪참고문헌≫ 韓國現代詩文學史(鄭漢謨, 一志社, 1974), 開化期歌辭에 나타난 開化·救國思想(趙東一, 東西文化 4호, 啓明大學東西文化硏究所, 1970), 韓末義兵敍事詩-신의관 창의가-(金容稷, 暗黑期의 敍事詩, 文學思想 通卷 5, 1973.2.).(출처 : 민족문화백과대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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