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문학창고

시(동시) 지도법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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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림 시인의 아동 시 지도법 /교사 최일권

 

 

1. 총론

- 어린이어른 모두 활자에 대한 공포증을 없애야 글을 쓸 수 있다.

- ‘시는 말도 고르고, 아름답고 곱게 쓰는 것이다.’라는 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 아버지에 대해 쓸 때 멋있고 아름다운 아버지만 그리는 것은 50%의 아버지를 쓰는 것이며, 뒤통수만 쓰는 것에 불과하다.

리얼하게 쓰기를 가르쳐야 한다.

 

제 속에는 온갖 것이 다 있습니다. --- 사실을 리얼하게 써도 메타포(수사학에 있어서 비유적 표현, 은유암유)가 있다.

- 어른(특히 어머니나 교사)이나 어린이나 급하기 때문에 글이 안 된다.

- 길게 계속 하는 것이 중요하며 빨리 글을 잘 쓰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 방법이 사고를 키우고, 형식이 내용을 만든다.

- 시는 소리내어 읽어야 한다.

- 이제 시,소설, 산문의 중간 형태의 글도 필요하다.

  요즈음의 아이들은 20분을 견디기 힘들어하기 때문이다.

 

2. 동시의 지도 방법

 

1) 동요에 맞추어 말을 바꾸어 보고 노래 부르기

퐁당 퐁당 돌을 던져라 누나 몰래 돌을 던져라

냇물아 퍼져라 멀리멀리 퍼져라

건너편에 앉아서 나물을 씻던

우리 누나 손등을 간질어 주어라

 

오늘 아침 일찍 일어나 푸푸푸푸 세수 하고서

거울에 서보면 미소짓는 내 얼굴

노래하며 즐겁게 학교에 가면

공부하고 뛰놀고 즐거운 하루

 

2) 구체적인 사물로 입장 바꾸기(몸 바꾸기)

- 동시에서는 못 될 것이 없다.

하늘이, 시계가, 책상이, 강아지가될 수 있다.

그럼 너희들이 (       )이 된다고 생각해 보자.

 

- 네가 강아지야. 강아지는 뭐가 불편할까?

) 나는 밍키예요. 배가 고파요. 그런데도 밥을 안 줘요. 그래서 낑낑대고 있어요. 못 참겠어요. 발로 냉장고 문을 열고 소시지를 꺼내요. 아구아구 먹다가 엉덩이를 채였어요. 화가 나서 콱 물어버렸어요.

- 전봇대, , 똥파리가, 형광등, 책상, 분필이 되어보자.

 

)

저는 전봇대예요.

밤새도록 서 있어요.

어떤 사람이 오줌을 싸고 가요.

지린내에 미칠 지경이예요(머리가 돌아버릴 것 같아요.)

 

)

저는 형광등이예요.

천장에 거꾸로 매달려 있어요.

뿌옇게 켜진 채로 사람이 밥 먹는 것을 보고 있어요.

아라가 먹기 싫어 깨작대고 있어요.

나는 누가 켜면 번쩍 켜지고

끄면 깜빡 꺼지는 존재예요.(--에 의해 지배당하는 인간이 되기도 함)

- 이 단계에서 어린이들은 사물과 같은 존재임을 느낀다.

인간도 사실은 자연의 하나이며 ,모든 것이 일생을 지닌 생물(태어나고 살다가 사라지는)임을 알게 된다.

- 세계 속으로 내가 들어가는 의식이 키워진다.

 

이경림의 송장메뚜기

 

나락 사이에 숨어서 나는 메뚜기들을 보았다. 연초록의 그것들은 가는 나락의 몸을 뒤덮고 있었다. 숨통이 조인 나락들의 몸에서 열기가 후끈거렸다. 자세히 보니 메뚜기들은 진녹색 혹은 황토색으로 조금씩 다른 빛을 띠고 있었다. 황토색의 그것들은 머리에 짚으로 된 투구같은 것을 쓰고 있었다. 나락의 날카로운 이파리와 그것의 투명한 날개가 겹쳐 잘 분간되지 않았다. 빽빽한 나락의 몸들을 비집고 들어온 바람이 그것들을 흔들었다. 연둣빛 몸들이 들판 가득 출렁거렸다. 언젠가 나는 그 연두의 물결 속에서 이상하게 뒤뚱맞은 빛깔을 한 뚱한 놈을 보았다. 날렵한 초록 메뚜기에 비해 유난히 머리가 뚱뚱하고 눈이 뒤룩거리는 놈이었다. 멀리서도 보였다. 놈은 아주 특별했다. 놈은 나무토막 같았다. 놈은 바싹 마른 황토 덩어리 같았다. 놈은 만지는 순간 버썩 부서질 미라 같았다. 만지면 버썩 부서질 것 같은 송장메뚜기들이 여기저기서 투둑투둑 튀었다.

 

3) 소통이 될 수 있는 존재와의 대화 - 말 걸어보기

인간으로 돌아와 사물에게 말 걸어보기(,해바라기, 책상)

세상에게 말 걸어보기, 툭툭 치면서 말 걸어보기

- 아이들은 유도를 해줘야 하고 감성을 깨워주어야 한다.-방법적인 지도

 

)

바람  

 

나무한테

너 뭐해? 뭐해?”

하고 물어도

나무는 사과를

매달리게 할려고

말을 안 해요. 사과를 움켜 쥐려고 말을 안함

겨우겨우 사과가 

매달렸어요.

 

 

눈 올 때도 뽀드득

잠잘 때도 뽀드득

뽀드득, 뽀드득

나는 왜 뽀드득거리니? 하고 물었지요.

눈이

그냥 메롱.” 메타포이기 전에 시로부터 자유롭다.

하고 말했지요.

 

4) 뒤집어 생각해보기

맑고 밝고 푸른 것, 푸근한 것만이 아닌 어떤 것들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

하늘

 

1. 하늘은 참 맑다.

우리 풍선을 삼켜버리고

우리 집도 삼켜버린 하늘

나쁜 하늘

 

2. 하늘은 참 푸르다

시냇물처럼 푸르다.

별 물고기가 살까?

 

그래서 비가 올 때

별 고기들이 오줌을 싸서

비가 올까?

 

5) 묘사의 지도

미술(회화)지도에서 묘사 지도는 매우 중요하다.

선 그리기, 그림자(명암)이 들어간 개괄 묘사와 정밀 묘사하기, 채색하기의 단계로 지도하지 색부터 칠할 수는 없다.

- 시도 마찬가지이다. 색부터 칠하려 해서는 안 된다. 묘사 지도는 그래서 중요하다.

 

)

꽃구경

 

산에 가면

가지에

반짝이는 것이 있네.

사람들은

그 반짝이는 것을

꽃이라고 한다.

우리는 그것을(꽃이라고 이름 지우고) 보고 또 본다.

 

김춘수의 꽃과 비슷, 어른 시 같다.

 

거울 / 이경림

 

네 몸 속에 십자가가 있다.

 

네 몸 속에 시계가 있다

네 몸 속에 텔레비전이 있다.

네 몸 속에 장롱이 있다

네 몸 속에 침대가 있다

네 몸 속에 옷걸이가 있다

네 몸 속에 책이 있다

네 몸 속에 물주전자가 있다

네 몸 속에 마른 장미가 있다

네 몸 속에 창이 있다

네 몸 속에 햇빛이 있다

네 몸 속에 다 있다

 

그 문지방 성큼 넘어 그것들 속에 가만히 앉고 싶다.

 

흔히 거울을 놓고 쓰게 하면 거울은 안 쓰고 자기를 쓴다.

 

내 예쁜 얼굴, 엄마의 예쁜 얼굴을 비춰 주고식으로 사람 위주인 것이 대부분이다. 이래서는 안 된다. 거울의 기본 형태(거울이 가지고 있는 모양을 그대로)부터 써야 한다. 따라서 거울 속에는 방 하나가 다 있다.’는 것이 사실 그대로 인 것이다.

 

마지막 연의  그 문지방 성큼 넘어 그것들 속에 가만히 앉고 싶다.’는 넘을 수 없는 문지방이며, 그 사람 속에 있고 싶다는 연애시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결국 거울에 비추어 쓴 나의 이야기일 수 있다. 좋은 시는 해석의 폭이 넓어야(커야) 하며, 모든 사물은 사실은 인생(人生) 모두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6) 비유에 대하여 이야기하기 - 직유, 은유, 의인, 활유, 반어 ...

 

)

개나리

 

꽃방울 같은 개나리

예쁜 개나리가 피었다.

우리집 앞에 핀

내 동생같은 개나리

노오란 개나리는 무엇을 닮았나? 지겨운 색인가? 지리멸렬한색인가?

귀여운가? 귀여운 것에는 무엇이 있나? 병아리, 동생, 강아지

 

복실 강아지 같은 개나리, 깡패 같은 개나리’ : 뭐라고 하든 그 아이의 생각을 존중해 주어야 한다. 자유로운 인식을 키우고, 사고가 자유로와지게 하려면 그래야 한다. : ‘너무 잘 썼다,’라 하고 아무나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생각해야 한다.

 

7) 자유로운 분위기의 조성과 섬세한 지도(섬세하게 써보기)

개나리가 동생같다.’ 라고 해도 야단치면 안 된다.

자기만의 생각이니까? 좀 더 생각해 보면 귀여운 속성이 동생을 닮았으니까?

먼저 고치려고 하면 아이들은 눈치를 보게 되고 주눅들게 된다.

 

해바라기

 

해를 닮은 해바라기

씨가 있는 건 해의 씨겠지

키가 큰 넌 하늘 끝까지 자라야 돼

 

3. 나오며

1) 사고가 굳으면 글이 안 된다. -자유롭지 않기 때문에!-

2) 백일장 - 고를 것이 없어 장원이 될 경우가 많다.

  예1) 불필요한 반복이나, 잘못된 시어를 지우면 한 두 줄 밖에 안 남는다.

  예2) 1학년 아이가 4줄 짜리 시()를 썼다. - 꼭 필요한 것만 넣은

 

  심사위원 5명 중 4명의 시인들의 말 -- “1학년이어서 안 된다. -굳은 사고-”

 

3) 글은 쓰려 하지 말고 보려 해야 한다.

4) 글은 쓰려 하지 말고 말하려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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