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이 모르는 지혜 / 본문 일부 및 해설 / 김형석
by 송화은율수학이 모르는 지혜 - 김형석
작가 : 김형석(金亨錫, 1920~)
철학자, 수필가. 평북 운산 출생. 동경 죠치(上智) 대학 철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교수를 역임했다. 철학자로서 일반적으로 난해하다고 여겨지는 철학적 내용이나 삶에 대한 성찰을 서정적이고 간결한 수필을 통해 알기 쉽게 제시하고 있다. <철학 입문>, <윤리학> 등의 철학서를 쓰기도 했지만, 1960년부터는 <고독이라는 병>, <영원과 사랑의 대화>, <오늘을 사는 지혜>, <현대인과 그 과제> 등의 수필집을 냈다.
어휘 및 구절 풀이
우화(寓話) : 동식물 등에 빗대는 식의 일정한 비유적 형식 속에 풍자와 교훈의 뜻을 나타내는 이야기
임종(臨終) : 목숨이 끊어짐. 부모가 운명할 때 그 자리에 모시고 있음.
유산(遺産) : 죽은 이가 남겨 놓은 재산
그러면 이렇게 ~ 될 것입니다. : 목사는 그들의 싸우는 이유를 냉철하게 분석한 결과, 그들의 요구 사항이 말 한 필만 있다면 해결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목사가 자신의 말 한 필을 보태어 합리적인 배분을 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자신의 말도 돌려 받을 수 있게 된다. 양보의 미덕을 모르는 자들에 대한 어리석음을 깨닫게 해 주는 우화이다.
오늘의 우리들 모두가 ~ 가고 있지 않은가 : 예화에 나타난 세 아들과 현대인의 유사성을 지적하고 있다. 그것은 어리석음과 소유욕 등이다.
우리는 수학으로는 풀리지 않는 이러한 진리를 실천해야 한다. : 산술적으로 이해 득실(利害得失)을 환산하여 행동하는 것의 어리석음을 지적하고 있다. 우리는 오히려 자신의 것을 흔연히 줌으로써 역설적 기쁨을 누리는 지혜가 필요하다.
문제는 누가 먼저 그 뜻을 보여 주는가에 달려 있다. : 솔선수범(率先垂範)을 촉구하고 있다.
감상의 길잡이 1
이 글은 자신의 욕심만을 앞세우는 사람들이 벌이는 맹목적인 이해 다툼을 통해 사람살이의 근본에 대한 반성적 성찰을 담고 있다. 눈앞의 이욕에 사로잡히는 태도는 문제를 해결해 줄 수가 없으며, 자신의 욕심을 버리고 한 발 물러서 사태를 관망하는 지혜가, 모두에게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작자는 재미있는 우화와 이에 대한 논평으로써 간명하게 제시하고 있다.
이처럼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하고 그 사례 속에 함축된 의미나 사상을 해설하는 방식은 교훈적인 수필에서 자주 찾아볼 수 있는 전형적인 수법이다. 그러나 이런 류의 글에서는 문학의 교훈성을 강조하다 보니 예술성이 결여될 우려가 있다는 점도 잊어서는 안 된다.
감상의 길잡이 2
이 글은 자신의 욕심만을 앞세우는 사람들이 벌이는 맹목적인 이해 다툼을 통해 인생살이의 근본을 성찰한 글이다. 눈앞의 이욕(利慾)에 사로잡혀 거기에 급급한 경우 문제는 풀리지 않고 이웃에 대한 적대감만 쌓여 가는 데 비해서, 자신의 욕심을 버리고 한 발 물러설 경우 문제가 풀릴 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즐거운 결과가 생김을 적절한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이처럼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하고 그 사례 속에 함축된 의미나 사상을 해설하는 방식은 교훈적인 수필에서 자주 찾아볼 수 있는 전형적인 수법이다. 생활 속의 철학을 추구해온 작자의 사색 내용이 명료하게 표현된 수필이다.
수필의 철학적 가치
수필이 철학적 가치를 지닌다는 것은, 문학과 비문학의 두 영역에 걸쳐 있다는 데서 연유한다. 시나 극(劇)처럼 형상화에 역점을 두는 경우는 철학성보다는 창조적인 특성이 두드러진다. 이에 비하여 산문 정신의 문학인 수필은 다른 장르와는 달리, 철학을 보다 심도 있게 추구할 수 있다. 창조로서의 문학이 언어로 새로운 대상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면, 기성의 언어로 새로운 구성을 한다는 것은 수필에 있어서의 토의적인 성격, 즉 개념과 가치의 추구라는 속성을 띠게 된다는 점에서 수필은 철학에 접근하게 된다.
우화의 대중적 친숙성
우화는 본시 서민들의 문학 장르로서 삶에 대처하는 보통 사람들의 생각을 반영하고 있다. 따라서, 옛 철학자들이 설파한 윤리적 덕목의 이상(理想)이나 덕성의 추구와는 별 관련이 없다. 우화의 서술 방식은 관념적인 것, 쉽게 이해되지 않는 것을 보다 쉬운 것, 보다 구체적인 것을 들어 비유적으로 설명하는 유추의 방법과 흡사하다. 그러므로 우화는 관념적이고 난해한 철학적 문구와는 달리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다.
이러한 대중적 성격 때문에 우화는 대중들을 교화하고 계몽하는 수단으로 즐겨 쓰인다. 특히 불교 경전에선는 우화를 대중들을 교화하는 수단으로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있다.
인도의 우화, 불교 우화, 그리스 시대의 이솝 우화, 프랑스의 라 퐁텐느의 우화 등, 동물이나 사물을 의인화한 이야기 속에 풍자와 교훈을 담는 우화 문학은 전세계적인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핵심 정리
갈래 : 중수필
문체 : 간결체. 지적이면서도 담담한 어투
성격 : 교훈적, 우화적, 시사적(示唆的), 사색적, 비판적
표현
구체적 사례로써 우화를 제시하고 그 우화 속에 함축된 의미나 사상을 해설하고 있다.
체계적인 사유의 결과를 일방적으로 제시하기보다는, 독자로 하여금 작자가 의도하는 사유의 과정에 동참할 수 있도록 설득적으로 이끌고 있다.
주제
눈 앞의 이익에 한 발 물러서서 삶을 바라볼 수 있는 삶의 여유.
욕심을 버리고 살아가는 삶의 참된 지혜
출전 : <김형석 에세이 전집>(1968)
재미있는 우화가 있다.
옛날 아리비아의 어떤 상인이 임종을 맞게 되었다.
그는 자기 앞에 세 아들을 불러 앉혔다. 그리고는
"내가 너희들에게 남겨 줄 유산이라고는 말 열일곱 필이 있을 뿐이다. 그러나 이 고장의 습관에 따라 꼭 같이 나누어 줄 수는 없으니까 맏아들 너는 열일곱 마리의 반을, 둘째 아들 너는 3분의 1을, 그리고 막내 아들 너는 전체의 9분의 1을 갖도록 하라."
고 유언을 했다.
얼마 후 아버지는 세상을 떠났다.
재산을 나누어 가져야 할 삼형제 간에는 오랜 싸움이 계속되었으나 해결을 얻을 길이 없었다. 맏아들은 열일곱의 반으로 아홉 마리를 주장했다. 그러나 동생들은 아홉 마리는 2분의 1이 넘으니까 줄 수 없다는 것이다. 여덟 마리 반이 되지만 반 마리는 처리할 수가 없는 때문이다. 둘째 아들은 여섯 마리를 가져야 한다고 고집을 부렸다. 그러나 형과 동생은 5∼6마리 밖에 줄 수가 없다는 것이다.
막내 아들은 두 마리를 가져야겠다고 욕심을 부렸다. 그러나 형들은 두 마리는 9분의 1이 넘으므로 우리들만이 손해를 볼 수 없다는 고집이다.
싸움은 여러 날 계속되었지만 누구도 만족스러운 해결을 내릴 수가 없었다.
<하략>
이 글은 자신의 욕심만을 앞세우는 사람들이 벌이는 맹목적인 이해 다툼을 통해 인생살이의 근본을 성찰한 글이다. 눈앞의 이욕(利慾)에 사로잡혀 거기에 급급한 경우 문제는 풀리지 않고 이웃에 대한 적대감만 쌓여 가는 데 비해서 자신의 욕심을 버리고 한 발 물러설 경우 문제가 풀릴 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즐거운 결과가 생김을 적절한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이처럼 구체적 사례를 제시하고 그 사례 속에 함축된 의미나 사상을 해설하는 방식은 교훈적인 수필에서 자주 찾아볼 수 있는 전형적인 수법이다. 생활 속의 철학을 구해 온 작가의 사색 내용이 명료하게 표현된 글이다. 그러나 이런 류의 글에서는 문학의 교훈성을 강조하다 보니 예술성이 결여될 우려가 있다는 점도 잊어서는 안 된다.
김형석(金亨錫)
철학자. 수필가. 평북 운산 출생. 동경 죠치(上智) 대학 철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교수를 역임했음. 철학자로서 사유한 내용을 서정적인 수필을 통해 알기 쉽게 제시하고 있다. <철학 입문>, <윤리학> 등의 철학서를 쓰기도 했지만, 1960년부터는 <고독이라는 병>, <영원과 사랑의 대화>, <오늘을 사는 지혜>, <현대인과 그 과제> 등의 수필집을 냈다.
수필의 철학적 가치
수필이 철학적 가치를 지닌다는 것은, 문학과 비문학의 두 영역에 걸쳐 있다는 데서 연유한다. 시나 극처럼 형상화에 역점을 두는 경우는 철학성보다 창조적인 특성이 두드러진다. 이에 비하여 산문 정신의 문학인 수필은 다른 장르와는 달리 철학을 보다 심도 있게 추구할 수 있다. 창조로서의 문학이 언어로 새로운 대상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면 기성의 언어로 새로운 구성을 한다는 것은 수필에 있어서의 토의적인 성격, 즉 개념과 가치의 추구라는 속성을 띠게 된다는 점에서 수필은 철학에 접근하게 된다.
우화(寓話)(fable)와 대중적 친숙성
그 의도하는 바는 이야기를 빌려 인간의 약점을 풍자하고 처세의 길을 암시하려는 데에 있다. 이를테면 이야기를 육체로 하고 도덕을 정신으로 하는 설화이다. 그러나 주인공이 일상 친근할 수 있는 한 마리의 새앙쥐이며 역시 한 마리의 까마귀이기 때문에 그들이 연출하는 기지와 유머에는 도덕적인 딱딱한 맛은 가셔지고 독자들을 흥미 속으로 이끌어 도의의 세계로 끌어들인다.
옛날부터 동물을 이용하여 인간사회를 풍자하는 방법은 적지 않지만 그런 경우 주인공인 동물들은 인간의 능력과 줄을 긋고 절대로 자기 본래의 영역을 넘지 못하는 데 비해 우화의 주인공들은 인간의 모든 기능을 구비한 인격으로서 자유스럽게 지껄이며 행동하는 것이 상례이다. 여기에 우화의 기교상 특색이 있는 것이다.
이솝은 우화작가로 유명하며, 동물우화의 제 1인자로 동물들에게 혼(魂:도덕관)을 불어넣어 훌륭한 문학작품으로 다듬어내었다. 그의 우화들은 간결하고 소박한 문체(文體) 속에서도 인간성에 대한 예리한 통찰력을 간직하고 있으며 교묘하게 인생기미(人生機微)를 찌르면서 일상생활에 도덕적 기조(基調)를 제공하고 있다. 그의 우화는 그리스에서 유행하였을 뿐만 아니라 파에도르스의 라틴어역(譯)으로 로마시대에도 읽혔고, 학교의 교과서로도 쓰였다.
근세에 와서는 많은 우화작가가 나타났지만 프랑스의 라 퐁텐을 우선 들 수 있다. 17세기에는 왕족들의 호화판 사치생활과는 딴판으로 백성은 곤궁에 빠지고, 좋은 점보다는 결점이 많았으며 사자처럼 무서운 군주(君主) 밑에 원숭이 같은 궁정관리(宮廷官吏)가 많았던, 이를테면 이런 심한 대조 속에서 화려한 인간 모습들을 전개한 시대였는데, 그런 속에서 라 퐁텐은 세련된 기지와 유머로 풍자의 붓을 날렸다.
우화의 서술 방식은 관념적인 것, 쉽게 이해되지 않는 것을 보다 구체적인 것을 들어 비유적으로 설명하는 유추의 방법과 흡사하다. 그러므로 우화는 관념적이고, 난해한 철학적 문구와는 달리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다. 이러한 대중적 성격으로 인해 우화는 대중들을 교화하고 계몽하는 수단으로 즐겨 쓰인다. 특히 불교 경전에서는 이 우화의 방법을 많이 활용하고 있고, 풍자와 교훈을 담은 우화 문학은 전세계적인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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