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문학창고

수난 이대 / 줄거리 및 해설 / 하근찬

by 송화은율
반응형

수난 이대 / 하근찬

 

 

작가소개

(1931-)경북 영천 출생. 동아대학 토목과 중퇴. 1957<한국 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수난 이대`가 당선되어 문단에 데뷔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단편 `나룻배 이야기` `흰종이 수염` `붉은 언덕` `산울림` `왕릉과 주둔군` `삼각의 집` `족제비` `일본도` `노은사` 등과 장편 [야호] [월례소전] [산에 들에] [작은 용] [검은 자화상] 등이 있다. 대부분의 그의 소설은 궁핍한 농촌을 무대로 민족의 비극과 생활 속의 진실한 인정을 포착하여 형상화 하고 있다.

 

 

줄거리

일제 식민지 치하와 6.25 전쟁이라는 민족적 비극을 겪은 두 세대인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이다.

박만도는 3대 독자인 아들 진수가 전쟁터에서 돌아온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이 몹시 들떠 있다. 그는 일찌감치 역으로 향했다. 병원에서 나온다는 말이 약간 걸리기는 했으나, 설마 나처럼 되었을라고 하며 애써 마음을 편히 먹는다. 그는 한쪽 팔이 없었다. 일제 때 강제 징용에 나갔다가 겪은 일을 생각한다. 남양 어떤 섬에서 굴을 파느라고 다이너마이트에 불을 당기고 나서려는데 연합군이 공습해 왔다. 엉겁결에 다시 굴에 들어가는 순간 다이너마이트의 폭음과 함께 팔뚝이 떨어져 나갔다.

 

멀리서 기차소리가 들려왔다. 만도는 벌떡 일어났다. 기차가 도착하자 플랫폼으로 사람들이 내리기 시작했다. 그때, 뒤에서 아부지!”하는 소리가 들렸다. 뒤로 돌아선 순간, 만도는 입이 딱 벌어지고, 눈이 무섭도록 크게 떠졌다. 아들임에 틀림없었으나, 예전 모습이 아니었다. 한쪽 다리가 없었던 것이다. 만도는 눈 앞이 아찔해 졌다. 부자는 말 없이 집으로 향한다. 돌아오는 길에는 외나무다리가 하나 있었다. 다리가 없는 진수는 도저히 그 다리를 건널 수 없었다. 머뭇거리는 아들을 잠시 바라보고 섰던 만도는 대뜸 등을 돌려댔다. 팔 한 쪽이 없는 아버지와 다리 한 쪽이 없는 아들이 조심스럽게 외나무 다리를 건너오고 있었다.

 

 

해설

하근찬의 작품 세계는 전쟁을 비롯한 역사적 상처를 받은, 비극적 사회 현실을 다루고 있는 점이 특징이며, 이러한 그의 소설 속에 펼쳐진 전쟁 수난의 슬픈 이야기들은 비극을 통한 인간 정신의 고양이나 인간애, 휴머니즘의 회복이라는 주제 의식을 바탕에 깔고 있다.

 

[수난 이대]에서도 우리 민족이 겪은 2차 대전과 한국 전쟁을 연결시키면서 아버지와 아들의 수난을 다루고 있다. 이 부자 2대의 수난은 한 순간의 일회적인 비극이 아니라, 민족의 근본적인 비극이라는 현실 인식으로 극화 되고 있다는 데 의의가 있다.

 

또 고등어와 국수 등은 불행을 당한 가운데서도 그들끼리 따뜻하게 감싸는 인정, 특히 부정<父情>을 나타내는 것으로, 이것은 이들이 현실적인 불행과 갈등을 극복할 수 있을 거라는 가능성을 암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아들이 고등어를 받아 드는 행위, 외나무 다리를 건널 때 한 다리가 없는 아들을 아버지가 업고 건너는 것 등은 이들이 억울하고 불행한 현실을 극복해 가고 있는 모습을 구체적으로 보여 주는 장면들이다. 그들에게는 이념이나 정치적 견해 같은 것은 없다. 그들은 비록 무지한 농민들이지만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역사의 강풍을 꿋꿋이 이겨내고 삶을 개척해 나가는 의지를 보여 주고 있다. 고등어를 든 진수를 업고 외나무 다리를 건너는 박만도 부자의 모습은 역사적 비극을 극복하는 순박한 농민의 의지를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이렇듯 서민의 애환과 절망적 상황을 이겨내려는 어떤 의지와 전통 사회의 밑바닥에 흐르는 구수한 인정이 짙게 깔린 작품이다. 이 소설은 그 구성의 탄탄함과 주제의 견고성, 그리고 암시와 상징의 기법을 보여줌으로써 한국 단편 소설의 한 전범으로 평가된다.

 

관련 작품:6.25를 소재로 최인훈의 [광장], 황순원의 [나무들 비탈에 서다.], 박경리 [시장과 전장]-주인공들은 전쟁으로 인한 충격과 상처를 적극적으로 다스리고 음미하고 있다면, 위 작품에서는 소극적인 대응법을 취함.

 

출전:1957<한국일보>신춘 문예.

 

 

*참고 문헌:김선, 한국 단편 문학의 감상2, 예문당, 1994620.

*김우균, 우리 시대의 명작, 시대 문학, 1995.

 


 

반응형

블로그의 정보

국어문학창고

송화은율

활동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