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문학창고

성황당(城隍堂) / 요점정리 - 정비석

by 송화은율
반응형

작자소개

 
정비석(鄭飛石: 1911-1991)

평북 의주 출생. 1932년 일본 니혼[日本]대학 문과를 중퇴하였다. 1935년 《동아일보》에 시 《여인의 상》 《저 언덕길》 등을 발표했으나, 1936년 소설로 전향하여 단편 《졸곡제(卒哭祭)》가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입선하고, 1927년 단편 《성황당(城隍堂)》이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데뷔했다. 이후 《애증도(愛憎道)》 《자매(姉妹)》 《제신제(諸神祭)》 등을 발표했다. 그는 《국민문학》(43.4)의 <국경>이라는 수필에서 “내가 살고 싶은 곳은……이 내 나라 일본밖에 ……이 지구상의 단 한 곳의 낙원……조국 일본이 아니면 안 된다"고 했을 정도로 일본인화했었다.

그의 작품 본령은 8 ·15광복 후의 연재소설 《파계승(破戒僧)》 《호색가(好色家)의 고백》 등 일련의 애욕세계를 거쳐 1954년 《자유부인(自由夫人)》에 이르러 대중소설 작가의 위치를 굳혔다. 1984년에는 《소설 손자병법》을 발간하여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하였다. 저서로는 위의 작품 외에 《청춘산맥》(1949) 《여성전선(女性戰線)》(1951) 《홍길동전》(1953) 《산유화(山有花)》(1954) 《야래향(夜來香)》(1957) 《여성의 적(敵)》(1960), 수필집 《비석(飛石)과 금강산의 대화》(1963) 《여인백경(女人百景)》 등 수십 권에 달한다.

 

요점정리

배경 : 천마령 부근의 산골 마을
경향 : 낭만적, 토속적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문체 : 예스럽고 투박한 평안도 사투리
주제 : 자연과 합일된 인간의 순박한 삶.(토속 신앙에 대한 인간적, 정신적 친화)
인물 : 순이 - '현보'의 아내. 숯 굽는 일을 도우며 성황당을 의지하고
               사는 순박한 여인.
       현보 - 숯을 구워 파는 것으로 생업을 삼다가 김 주사의 고발로
              경찰서에 끌려감.
       김 주사 - 산림 간수(看守). 순이의 환심을 사려 하지만 실패하고
                '칠성'에게 상처를 입음.
       칠성 - 광산에서 일하는 젊은이. 순이를 유혹하지만 결국 실패함.

구성 : 발단 - 현보와 순이가 천마령 부근에서 행복하게 산다. 순이는
              현보가 흰고무신을 사 주어서 감격한다.
       전개 - 순이가 발가벗고 냇가에서 목욕하는 장면을 김 주사가
              목격하고 추근댄다.
       위기 : 김 주사의 고발로 현보가 끌려가고, 순이를 사이에 놓고
              칠성과 김 주사가 결투를 벌인다.
       절정 - 순이는 적삼과 치마로 유혹하는 칠성을 따라 산골을
              떠난다.
       결말 - 칠성을 따라가던 순이는 발길을 돌리고, 현보가 풀려난
              것도 성황님의 덕이라 믿는다.

 

이해와 감상

  1937년 <조선일보> 신춘 문예에 당선된 단편 소설. 자연 속에 묻혀 사는 '순이'를 중심으로, 남녀간의 사랑과 자연애를 다루고 있다. 특히, 순박한 마음으로 성황당에 종교적 믿음을 갖고 있는 '순이'의 행동과 심리 변화가 돋보인다.

이 작품은 정비석의 데뷔작으로 당시에 큰 주목을 받았다. 그것은 이 작품이 1930년대에 유행처럼 번졌던, 암울한 현실과 지식인의 갈등과 고뇌를 그린 내용에서 벗어나 순박하고 토속적인 원초적 생명력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 구성면에서도 현보의 색시 순이, 현보, 적대적 인물인 김 주사(긴상)와 칠성 등이 성격과 애정의 갈등을 빚는 삼각형 구도를 바탕으로 자연 속에서 펼쳐지는 원색적 애정은 강한 생명력을 드러내고 있다.

이 작품에 대해서 작가 스스로, "그 산림간의 법칙을 잊은 것 같은 극도의 정밀 가운데에서 자립할 때에 어느덧 자연과 동화해 버리는 것도 있을 만한 상태"라고 말한 것처럼 <성황당>은 인간의 성과 자연과의 정밀한 교감을 읽을 수 있게 한다. 이것은 작가가 자연에 파묻혀 그 일부가 되어 있는 세계를 추구하고 있음을 보여 준 것인데, 정비석의 초기 작품은 대체로 이와 같은 토속적인 세계를 바탕으로 인간 본연의 삶을 다룬 것이 많다.

천마령 부근에서 숯 굽는 일을 하며 몸도 마음도 자연과 합일되어 있는 '현보'와 '순이', 그리고 '순이'를 둘러싼 김 주사와 칠성이의 원색적 애정은 독자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냇가에서 목욕하는 '순이'는 자연의 한 부분으로 승화되고, 나무와 짐승과 꽃들은 인간과 함께 숨쉰다. 문명에 전혀 때묻지 않은 인물들이 벌이는 본능적 애정은 자연적 배경과 조화되어 자연스럽게 발산된다. '순이'에게는 법(法)도, 경찰서도 아무 의미가 없다. 그녀가 비록 흰고무신과 항라 적삼에 마음이 끌리긴 하지만 삶의 터전은 여전히 숯가마와 성황당이다. 시집 대대로 이어져 오는 성황당에 대한 신앙은 '순이'에게 절대적 힘을 발휘한다. 흰고무신을 사 준 것도, '현보'를 경찰서에서 내보내 준 것도 모두 성황님이 도운 것이라고 믿는다.

작가의 초기 작품에서 보이는 토속적인 세계와 그 속에서 사는 순박한 인간상이 이 작품의 중심을 이룬다. 문명의 유혹을 거부하는 '순이'의 행동의 이면에는 인간과 일체가 되어 버린 자연이 작용한다. '순이'는 이미 숲 속의 한 그루 나무, 하나의 바위가 되어 버린 것이다.


줄거리

  가난 때문에 스물여덟이 되도록 장가를 못 간 '현보'는 코흘리개 열네 살 먹은 '순이'를 4년 전에 아내로 맞이하여 행복하게 살고 있다. 단오가 얼마 안 남은 장날에 '현보'는 숯을 내다 팔아 그 돈으로 '순이'에게 흰고무신을 사다 준다. '순이'는 좋아하며 그것이 다 성황님 은덕이라고 굳게 믿는다.

'순이'가 숯가마에 불을 때다가 더위를 참지 못하여 개울에서 목욕을 하고 있을 때, 그녀에게 눈독을 들이던 산림 간수(看守) 김 주사가 엿본다. 그는 분홍 갑사 저고리를 사 주겠다며 '순이'를 유혹한다. '순이'가 말을 듣지 않자 폭력을 쓰지만 '순이'는 끝까지 반항한다. 그러자 김 주사는 '현보'의 도벌(盜伐)을 고발하여 그를 경찰서에 갇히게 한 후 다시 '순이'를 유혹한다.

이때 평소부터 '순이'를 좋아하던, 광산에서 일하는 '칠성'이가 찾아와 순이를 가운데 놓고 김 주사와 싸움을 벌이게 되고 '칠성'이는 김 주사의 머리에 상처를 입히고는 종적을 감춘다.

며칠 뒤, '순이'가 산속에서 쉬고 있을 때 '칠성'이가 나타나서는 '현보'는 앞으로 3년은 감옥살이를 하게 될 것이라는 말과 함께 분홍 항라 적삼과 수박색 치마를 내놓자 '순이'는 마음이 흔들린다. 그날 저녁 '순이'는 '칠성'을 따라 나선다. 그러나 '순이'는 이내 마음이 변한다. '현보'가 그립고, 산을 떠나서는 살 수가 없을 것 같았고, 무엇보다도 성황님이 벌을 내릴 것 같아서 무서웠다.

'순이'는 뒤를 보겠노라고 속이고는 숲 속으로 들어가 칠성이가 준 치마와 저고리를 나뭇가지에 걸어 놓는다. 그리고는 현보가 사 준 흰고무신만 손에 쥐고 집을 향해 달린다. 집에는 불이 켜져 있었다. '순이'는 부르짖는다. "성황님! 성황님!"

 


 

반응형

블로그의 정보

국어문학창고

송화은율

활동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