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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동(城北洞) 비둘기 / 분석 / 김광섭(金珖燮)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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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동(城北洞) 비둘기 / 김광섭(金珖燮)



< 참 고 >


1. 60년대부터 시작된 근대화, 산업화에 따르는 자연 파괴와 인간성 상실이라는 현실 인식이 이 시의 시작 동기이다. ‘비둘기’는 도시화, 산업화로 인하여 소외되어 가는 인간을 상징하고 있으며, 비판자적 구실을 한다.


2. 구성과 감상
 1연 : 도시화와 산업화로 인하여 성북동 산에까지 문명이 침투하면서 본래 그곳에 살던 비둘기는 삶의 보금자리를 잃고 떠돌이 신세가 된다. (삶의 터전을 잃은 비둘기)


       1~2행에서는 쫓기게 된 비둘기의 신세를 제시하고 있다. ‘번지가 새로 생겼다’는 주택가가 들어섰다는 뜻이지만, 문명의 침투에 의한 자연의 파괴이며, ‘번지가 없어졌다’는 비둘기의 살 곳이 없어졌다는 뜻이다. 
       3~8행에서는 삶의 보금자리를 잃은 비둘기의 마음의 상처와 뿌리뽑힌 삶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돌 깨는 산울림’은 인간의 손에 의해 파괴되는 자연의 모습을 청각화한 것이고, ‘가슴에 금이 갔다’는 비둘기가 입게 된 마음의 상처를 시각화한 것이다. 그리고 ‘성북동 하늘을 한 바퀴 휘 돈다’는 살 곳을 잃은 비둘기의 쓸쓸한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


 2연 : 비둘기는 가는 곳마다 쫓기면서 옛날을 그리워하는 신세가 된다. 이것은 인간이 문명에 의하여 소외당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채석장 포성의 메아리’는 제1연의 ‘돌 깨는 소리’와 상응하는 것으로 자연의 파괴를 청각화한 것이다. ‘구공탄 연기에 향수를 느끼다’와 ‘돌 온기에 입을 닦는다’는 사랑과 평화가 있던 옛날, 또는 잃어버린 자연에 대한 향수를 표현한 것이다.(문명에 쫓기는 비둘기)


 3연 : 주제를 명시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옛날에는 비둘기가 사랑과 평화를 누리면서 살았는데 지금은 문명으로 인하여 자연도 잃고, 쫓기는 존재가 되었으며. 사랑과 평화마저 잃고 말았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비둘기를 바로 인간으로 본다면, 이 시는 문명에 의한 자연 파괴와 인간 소외, 그리고 인간성 상실을 주제로 하고 있다고 하겠다.(사랑과 평화를 낳지 못하는 쫓기는 새)


    결국, 시인은 인간 스스로 창조한 물질 문명이 자연의 훼손을 가져왔을 뿐 아니라, 인간성마저 박탈당하는 결과를 가져왔음을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이 시가 목표하는 것은 현대 문명에 대한 야유나 비판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고, 물질 문명 시대에 자연의 소중함과 사랑, 평화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 데 있다고 하겠다.


3. 주제 : 물질 문명의 이율배반성과 이에 따른 문명인의 소외감이라고 말할 수 있다. (자연 파괴와 인간성 상실의 비판)


4. 표현 기법 
 1) 상징 : 비둘기를 의인화시킴으로써, 이 시 전체는 개인적 상징의 미를 얻기 시작한다. 비둘기는 사랑과 평화라는 기존의 의미를 넘어서, 급격한 도시화와 산업화로 황폐해지고, 자연으로부터 소외되어 가는 우리의 모습을 보여주는 존재이다.


 2) 우의성(寓意性) : 비둘기를 의인화하여 문명을 비판하고 자연에의 향수를 노래한 것은 이 시의 비법상의 특징이기도 하다.


 3) 표현 : 시인은 자체적으로 관념이나 추상이 아닌 구체적이고 상식적인 방식으로 노래하고 있다. 특히 2연의 ‘아침 구공탄 굴뚝 연기에서 향수를 느끼고’, ‘금방 따낸 돌 온기에 입을 닦는다’라는 표현은 관념성의 구체화란 점에서 특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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