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에서 활성화되고 있는 입양 제도가 국내에서 활성화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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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에서 활성화되고 있는 입양 제도가 국내에서 활성화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답 : 서구 사회에 비해 한국 사회에서 입양 제도가 활성화되지 못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그 원인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첫번째 원인은 입양에 대한 부정적 사회 인식을 들 수 있습니다. 한국 사회는 혈통을 증시하는 유교적 사회관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직접 낳은 아이만을 친자식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피는 못 속인다"는 우리말 속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 사회에서 생물학적 피와 그것에서 비롯되는 혈족 관계는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기르는 사람이 아무리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주변 사람들 인식에 양자는 그저 양자일 뿐입니다. 이런 사회 문화 속에서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생면부지의 아이를 제 자식처럼 키우는 데는 당연히 한계가 있게 마련입니다. 게다가 한국 사회는 입양에 대해 아픈 상처를 가지고 있습니다. 돈이 없어 자국의 아이를 해외에 내다 팔아야 했던 한국 사회로서는 '입양'이란 단어 자체가 수치심을 불러일으키는 껄끄러운 말인 것입니다. 때문에 우리 나라 사람들은 입양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취합니다. 좋은 일이라는 것을 부인하지는 않지만 적극 나서서 행하려 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또 한 가지 원인은 사회 제도가 충분하게 뒷받침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입양 제도가 활성화되고 있는 선진국과 우리 나라는 사회 복지 수준에서도 현격한 차이가 있습니다. 선진국의 경우 각종 사회적 안전 장치가 마련되어 있어 아이를 키우는 데 소요되는 비용의 많은 부분을 정부가 지원하고 있습니다. 의료비, 교육비는 물론 생계비까지 지원하는 나라가 많습니다. 그에 비해 국내 여건은 아직까지 실효 있는 국가적 지원이 거의 전무하다시피 합니다. 이런 제도적 상황 속에서 아이를 입양한다는 것은 쉬운 결단이 아닙니다. 마음이 있어도 자신의 경제적 능력 때문에 주저하게 되는 경우가 허다할 것입니다.

 

이러한 문제들이 대책 없이 방치되고 있는 가운데서 입양 제도가 선진국처럼 활성화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일일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아이들을 우리 사회에서 키우고자 하는 노력은 꾸준히 하여야 합니다. 부정적인 사회 인식을 계몽하기 위해서 교육에 힘써야 할 것이고, 입양을 활성화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제도적 장치의 고안을 서둘러야 합니다. 사회 인식의 계몽과 제도의 보완을 균형 있게 추진해 나갈 때 더 이상 우리 아이들이 먼 이국에서 자라나는 것을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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