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문학창고

삼월 / 워즈워스(William Wordsworth)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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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월 / 워즈워스(William Wordsworth)

 

수탉이 꼬꼬댄다.

시내가 흐른다.

새들이 지저귀고

호수(湖水)가 빛나고

푸른 들이 볕 속에 잠들어 있다.

늙은이도 어린것도

장정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

고개조차 들지 않고

마소가 풀을 뜯는다.

마흔 마리가 도무지 하나 같구나!

 

패배한 군사처럼

눈은 물러가고

산꼭대기에서나

겨우 지탱을 한다.

이따금 고함치는

소 모는 젊은이

산 속에는 기쁨

샘 속에는 생기

조각구름 떠 가고

온통 푸른 하늘

비는 멀리 가 버렸구나!


요점 정리

작자 : 워즈워스(William Wordsworth)

갈래 : 자유시. 서정시

율격 : 내재율

성격 : 즉흥적, 전원적

제재 : 봄날

주제 : 봄날에 느끼는 생기와 기쁨

출전 : <서정 담시집>

내용 연구

푸른 별들이 볕 속에 잠들어 있다 : 따사로운 햇볕 속에 펼쳐진 푸른 들이 매우 평화롭다는 것을 의인화하여 표현하였다.

마흔 마리가 도무지 하나 같구나! : 움직임 없이 한가로이 풀을 뜯는 광경을 그렸다. '하나 같다'는 것은 똑같은 모습으로 풀을 뜯고 있음을 형상화한 것이다.

비는 멀리 가 버렸구나 : 구름 한 점 없이 맑게 갠 하늘의 청명함을 묘사하고 있다.

이해와 감상

워즈워스의 누이인 도로시는 1802년 4월 16일자 일기에 즉흥적으로 쓴 서경(敍景)임을 밝혀 놓고 있다. 그런 만큼 이 작품에는 어려운 표현이 없다. 그냥 다사로운 봄날의 푸른 들판을 바라보면서 눈에 들어오는 정경을 그려 놓은 작품이다. 이런 작품을 감상하는 데는 그 정경을 머릿속으로 떠올리면서 그것이 주는 느낌에 젖어 보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닭이 꼬꼬댁거리는 소리, 시냇물의 흐름, 새들의 지저귐, 찰랑거리며 빛나는 호수, 화사하게 내리쬐는 햇볕 속에 고요하게 잠든 듯이 펼쳐진 푸른 들…… 이런 것이 일차적으로 눈앞에 펼쳐진 광경이다. 그 속에 움직이는 것은 일하는 사람들, 한가로이 그리고 거의 움직이지 않는 듯이 풀을 뜯는 마소들, 소를 모는 목동이 이따금 고함을 치지만 그것은 소란이 아니라 생기로 느껴진다. 봄에 밀려 멀리 산꼭대기에만 남아 있는 잔설(殘雪), 그래서 온통 생기와 기쁨으로 충만한 정경. 별다른 설명이 없이 그 아름답고 평화로우며 생기 가득한 모습이 떠오른다. 설명은 이 그림 자체에 있을 것이다. 독자는 다만 느끼기만 하면 된다. 이 시는 그것이 모든 것이다.

심화 자료

서정 담시집 서문(Preface to Lyrical Ballads)

1798년에 워즈워스가 콜리지(S.T.Coleridge)와 함께 펴낸 시집의 1800년 재판(再版)에 붙인 서문이다. 그 서문이 담고 있는 바가 고전주의의 시론을 뒤엎고 있다는 점에서 문학사의 주목을 받아 왔다. 이 글은 서사시나 비극과 같은 고급의 시 양식만이 낮은 신분의 사람들을 다룰 수 있다는 고전주의 이론에 대한 도전이면서, 농부와 어린이와 죄인과 불구자를 시에서 다룸으로써 전통적인 '시어의 단정(端正)성을 거부하였다. '사람들이 실제로 쓰는 말'로만 시를 쓰겠다고 한 것은 '산문의 언어와 시의 언어 사이에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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