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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 전문 / 이광수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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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랑

 

人生[인생]苦海[고해]라고 한다. 쓴 바다·고생 바다·고통의 바다·

[고민]의 바다 ·勞苦[노고]의 바다·苦亂[고난]의 바다라는 뜻이다.

떤 팔자 좋은 사람에게는 이 人生[인생]樂園[낙원]일지는 모른다. 그러

多數人[다수인]에게는 人生[인생]苦海[고해]. 나는 人生[인생]

苦海[고해]로 보지 않지 못하는 不幸[불행]한 사람이다. 나는 落地[낙지]

以來[이래]로 일찍 幸運[행운]이라는 것을 보지 못한 不幸兒[불행아]어니

, 지금도 不幸[불행]한 사람이다. 貧窮[빈궁不健康[불건강世上[

]逼迫[핍박事業[사업]先敗[실패民族的[민족적] 苦悶[고민

自身[자신]人格[인격]能力[능력][]不滿足[불만족],

不幸[불행] 거리이다. 이러한 것을 生覺[생각]하면 앞이 캄캄해지고 죽

고 싶게 괴롭다.

아아 人生[인생]苦海[고해]로구나!

하고 長太息[장태식]을 아니할 수가 없다. 萬一[만일] 未來[미래]過去

[과거] 같은 줄을 分明[분명]前知[전지]한다 하면 나는 죽어 버릴 것이

.

그러나 []은 나 같은 人生[인생]自殺[자살]하여 버릴 것이 두려워

서 여러 가지 豫防策[예방책]을 쓴다. 첫째는 내일은 오늘보다 나으리

하는 希望[희망]을 나 같은 人生[인생]精神[정신] 속에 심어 둔다.

이것은 眞實[진실]生命樹[생명수]. 이것 때문에 나 같은 사람은

일이나 내일이나하고 []하아트疲困[피곤]한 다리를 끌고,

허덕허덕 []없는 []의 고개를 넘어 가는 것이다.

나는 어려서 父母[부모]를 여의고 無依無家[무의무가]하게 돌아 다닐 때에

흔히 老人[노인]들에게서,

初年[초년] 苦生[고생]末年樂[말년낙]根本[근본]이니라. 네가 자

라면 五福[오복]具備[구비]하고 남이 우러러 보는 사람이 되리라.

하는 말로 慰勞[위로]하여 주는 말을 들었다. 그때마다 나는 어린 맘에도

참말 그랬으면, 아마 그럴 것도 같다,꼭 그럴 것이다하고 혼자

이 말을 믿고 將來[장래]만 바라보고 왔다. 그러나 살아 가면 살아 갈수록

이 믿음이 漸漸[점점] 薄弱[박약]하여진다.

어디 幸運[행운]이 오나? 밤낮 마찬가진데.

하고 歎息[탄식]을 하게 된다.

그런데도 왜 아직도 속아 사나? , 分明[분명]히 나는 속아 산다. 더우기

저 공동 묘지에 無數[무수]한 총총한 무덤을 볼 때에 그 무덤 속에 누운 사

람도 다 나와 같이 初年[초년]苦生[고생]末年藥[말년낙]根本[

]이라는 慰勞[위로]를 받고 五福[오복]俱全[구전]하다는 祝福[축복]

을 믿고 나 모양으로 來日[내일]이나 來日[내일]이나하고 怨讐[원수]

希望[희망]에게 속아서 허덕허덕 人生[인생][]없는 고개를

넘어가다가 마침내 希望[희망]約束[약속]하던 幸福[행복]求景[

]도 못하고 죽어 버린 []들이라고 生覺[생각]할 때, 나는 저들과 같

이 공연히 來日[내일]을 믿고 속아 사는 어리석은 人生中[인생중]의 하

나라고 生覺[생각]하지 아니할 수가 없다. 어디를 보고 아무리 따져 보아도

幸運[행운]이 올 길이 없지 아니하나.

그러면 왜 사느냐? 왜 곧 죽어서 이 苦海[고해]를 벗어나지 아니하느냐?

人生[인생]에 무슨 잊히지 못한 束縛[속박]이 있어서 []하아

疲困[피곤]한 다리를 끌고 허덕거리는 [] 없는 人生[인생]의 고

개를 넘느냐.

거기는 理由[이유]가 있다. 나는 인제는 來日[내일]希望[희망]

속아 살지를 아니하련다. 내가 죽지 않고 살아 가는 것은 이 苦海[고해]

人生[인생]에도 맛들일 데가 있는 까닭이다. 우리는 마치 여름날 시원한

산마루터기 바람을 暫間[잠간] 얻어 쐬일 양으로 여러 時間[시간]동안 땀을

흘리며 四肢[사지]勞役[노역]하여 []에 오르는 모양으로 人生[

]苦海[고해] 속에 여기저기 숨어 흐르는 甘泉[감천] 한 모금을 얻어

마실 양으로 알뜰히 허덕거리고 살아 가는 것이다. 이놈아 네가 어리석

. 어리석어도 좋다. 人生[인생]에게 내가 []할 것이 그것 밖에

없는 것을 어찌하랴. 돈을 원하는 []는 마음껏 돈을 모아 쌓으라. 事業

[사업][]하거든 灰天[회천]雄圖[웅도]라도 이루려무나. 名譽[

][]이냐? 天下[천하]에 이름을 빛내어라. 마는, 나는 이 모든 것

도 다 귀찮다. 내가 이 人生[인생]에게 []하는 것은 오직 사람과 사람

과의 사이에 無心[무심]히 반짝이는 사랑의 閃光[섬광]이다.

人生[인생]暗黑[암흑]이라 하면, 사랑은 唯一[유일]光明[광명]이다.

人生[인생]氷世界[빙세계]라 하면, 사람은 唯一[유일]暖氣[난기].

人生[인생]惡臭[악취]라 하면, 사랑은 唯一[유일]香氣[향기]. 그런

데 이 [] 떨어질 만한 人生[인생]에게도 아직 사랑은 []하지 아니

하였다. 險惡[험악]利己主義[이기주의] 世代[세대]에도 人形[인형]

쓴 사람 치고는 그 靈魂[영혼]의 어느 구석에 []一片[일편]

[]하지 아니한 []는 없다. 그것이 醜惡[추악]爭鬪[쟁투]猜忌

[시기]殺戮[살육]人生[인생]流星[유성] 모양으로 간간히 閃光[

]을 발한다. 이것 때문에 나는 이 苦海[고해]人生[인생]을 허덕거리고

살아 가는 것이다. 萬一[만일] 어느 時刻[시각]에나 이것까지 人生[인생]

消滅[소멸]되는 때가 있다면 나도 그 即刻[즉각]에 땅바닥에 엎더져 죽

어 버릴 것이다.

내가 그 不幸[불행]한 지금까지의 一生[일생]經驗[경험]人生[인생]

香氣[향기] 몇몇 가지를 적어 보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붓을 잡을

때에 내 腦中[뇌중]無數[무수]記憶[기억]이 솟아 오르거니와, 어느

루소모양으로 人生[인생]懺悔[참회]를 쓰게 되는 날이면 될 수

있는 대로 내 모든 것을 힘 및는 데까지는 다 써보려니와 지금에는 그러할

수가 없다. 지금에는 다만 그 []에서 가장 간단한 것 몇 가지 예만 들

어 내가 不幸中[불행중]에서도 허덕허덕 살아가는 理由[이유]證明[증명]

一端[일단]이니 삼아 볼까 한다.

 

(一九二四年八月[일구이사년팔월] 靈臺[영대]創刊號[창간호] 所載[소재])


출처 : 공유마당

이용조건 : CC 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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