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괴물
by 송화은율
바다의 괴물
페르세우스는 비행을 계속하여 이디오피아 사람들의 나라에 도착하였는데 그 나라의 왕은 케페우스였다. 왕후 카시오페이아는 자기의 아름다움을 자만하여 자신을 바다의 님페들에 비교하였다. 이 사실을 님페들을 대단히 노엽게 하여 그들은 거대한 바다의 괴물을 파견하여 그 나라의 해안을 황폐케 하였다. 케페우스는 신들의 노여움을 풀기 위해서는 그의 딸 안드로메다를 그 괴물에게 제물로 제공해야 한다는 신탁의 지시를 받았다. 페르세우스가 공중에서 내려다보니 안드로메다는 바위에 쇠사슬로 몸을 결박당하여 뱀 형상을 한 바다 괴물이 접근하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은 너무도 창백했으며, 몸은 꼼짝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흐르는 눈물과 미풍에 움직이는 머리칼이 없었다면 페르세우스는 그녀를 대리석상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그는 이 광경을 보고 놀란 나머지 날개를 흔드는 것도 잊을 정도였다. 그는 그녀의 위를 날며 말했다.
"오, 처녀여, 서로 사랑하는 애인들을 결합시키는 사슬에 묶여 있어야 할 그대가, 이런 쇠사슬에 묶여 있다니! 원컨대 나에게 그대의 이름과 그대의 나라 이름과 그리고 왜 그대가 이와 같이 결박되어 있는가를 가르쳐 주시오."
처음에 그녀는 수줍어서 아무 말도 못했다. 그리고 그렇게 할 수만 있었다면, 얼굴을 손으로 가렸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질문을 되풀이했을 때, 잠자코 있으면 무슨 쇠를 지었기 때문에 이렇게 되었다고 의심받을까 보아 자기 이름과 나라 이름을 밝혔다. 그녀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바다 저쪽에서 소리가 나더니, 괴물이 나타나 머리를 수면 위에 내놓고, 넓은 가슴으로 파도를 헤치며 다가왔다. 처녀는 비명을 질렀고 막 이곳에 도착하여 이 광경을 목격한 부모는 비통해 했다. 특히 모친은 비통함에 몸부림쳤다. 그러나 부모는 아무런 구호책도 강구할 수가 없었다. 다만 탄식하면서 제물이 될 딸을 끌어안고 있을 뿐이었다. 그때 페르세우스가 말했다.
"눈물 같은 건 나중에라도 얼마든지 흘릴 수 있을 것 아니오. 지금은 한시바삐 따님을 구해야 합니다. 제우스의 아들로서의 신분과 고르곤의 정복자로서 이 나의 명성은 구혼자로서의 자격이 충분하리다. 그러나 나는 신들이 허용한다면 다시 훈공을 쌓아 따님을 얻고자 합니다. 만약 나의 무용에 의해 따님이 구출될 경우에는 그 부수로 따님을 저에게 주십시오."
부모는 즉시 승낙하였다. 그리고 딸과 더불어 그 왕국을 지참금으로 줄 것을 약속했다.
이젠 바다의 고물은, 투석의 명인이라면, 그 던진 돌이 닿을 곳까지 접근해 왔다. 그때 젊은이는 갑자기 대지를 박하고 하늘높이 치솟았다.
높이 날다가 햇볕을 쬐고 있는 뱀을 본 독수리가 뱀에게 덤벼들어 그 목을 잡아 머리를 도려 그 독아의 사용을 막는 것과도 같이, 젊은이는 괴물의 등에 돌진하여 그의 어깨를 칼로 찔렀다. 부상을 입은 데 노하여 괴물은 공중으로 몸을 일으켰다가 바다 속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짖어대는 한 무리의 개에게 둘러싸인 산돼지와 같이 재빠르게 좌우로 몸을 날리며 돌진해 왔다. 그러나 젊은이 쪽은 날개로 괴물의 공격을 피했다. 그리고 비는 사이에 칼이 들어갈 곳만 발견하면 옆구리로부터 꼬리로 내려가면서 이곳저곳을 찔러 상처를 냈다.
괴물은 콧구멍으로부터 피가 섞인 바닷물을 내뿜었다. 페르세우스의 날개는 그 핏물에 젖었다. 그래서 이제는 날개에 의뢰하지 않았다. 물결 위에 솟아 있는 바위 위에 내려와서 돌출한 바위에 몸을 의지하고 괴물이 가까이 떠왔을 때, 최후의 일격을 가했다.
해안에 모여 있던 군중의 환성으로 산이 울렸다. 부모는 기뻐서 어쩔 줄 모르고, 그들의 장래 사위를 포옹하면서 구세주라고 불렀다. 그리고 이 투쟁의 원인이요 보수인 처녀는 바위로부터 내려왔다.
카시오페이아는 아이디오피아 사람이었다. 그러므로 그 자랑스러운 아름다움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흑인이었다. 적어도 밀턴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여기서 카시오페이아가 <별로 변한 아이디오피아의 여왕>이라 불리고 있는 것은 그녀가 죽은 뒤에 별 사이에 놓여져 이 이름의 성좌가 된 때문이다. 그녀는 이러한 명예를 얻었지만 그래도 그녀의 옛 적(적)인 바다의 님페들은 여전히 우세를 보여 그녀를 북극에 가까운 하늘의 지금의 위치에 놓고 거기서 매일 밤, 그 절반을 그녀에게 머리를 숙이고 겸손을 배우도록 하고 있다.
블로그의 정보
국어문학창고
송화은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