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화씨 뿌릴 때 / 요점정리 / 박영준
by 송화은율 작자소개
박영준(朴榮濬: 1911-1976)
평남 강서 출생. 호는 만우(晩牛). 연희 전문 문과 졸업. 1934년 <신동아>에 첫 장편소설 <1년>, <조선일보> 신춘 문예에 <모범경작생>이 당선되어 문단에 등단함. <경향신문> 편집국장, 연세대 문리대 교수 역임. 그는 초기에 농촌 소설에 관심을 두었으나, 그 후 소시민의 애정과 윤리 의식을 다룬 작품을 썼다. 말년에는 노년의 인생 소외(疏外) 문제를 다루었다.
주요 작품으로는, <모범경작생>, <목화씨 뿌릴 때>, <중독자>, <부부>, <고호>, <열풍>, <청춘 병실> 등이 있다.
요점정리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배경 : 1930년대 일제 치하의 농촌.
주제 : 가지지 못한 자의 저항과 가진 자의 횡포와 불안
인물 : 박장의 - 40대의 남자. 자작농 겸 소지주
정섭 - 술장사를 하는 가난한 사람. 박 장의를 구타하는 저항 의식을
보여줌.
찬수 - 집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끝까지 떼를 쓰는 사람.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무능하고 게으른 찬수가 정섭의 힘을 빌어 마을 사람들이 미워하는 박 장의를 망신시키고 박 장의에게 저항했다는 구조로 되어 있다.
여기에는 세 가지 의식의 유형이 드러난다. 즉, 마을 사람들의 의식, 찬수의 의식, 박 장의의 의식이 그것이다. 다시 말해 평균적 삶의 의식과 없는 자의 의식과 가진 자의 의식으로 유형화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세 의식이 아무런 관련성 없이 끝나 버린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또한, 박 장의와 또한, 박 장의와 찬수의 대립이 있었는데, 그 대립이 의미를 띠지 못한 채 찬수가 마을에서 사라졌다는 것으로 끝이 난다.
1936년에 쓰여진 이 작품은 의식적 측면에서 보면 20년대 신경향파의 가장 초보적인 작품인 박영희의 <사냥개> 단계에서 크게 나아가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진정한 농촌 소설이기 위해서는 농민의 계층 의식에 대한 인식을 가져야 하며 역사의 진보로써 방향성을 겨냥해야 하며 농민의 의식 또는 집단 의식을 형성시키는 것이라야 할 것이다.
박영준의 <목화씨 뿌릴 때>는 농민의 계층의식에 대한 작가 인식의 한 단면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란 점에서 그 작품성 여부에 관계없이 문학사상의 중요한 위치를 지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줄거리
박 장의는 40대 전후의 자작(自作) 겸 소지주로서 그 마을의 어떤 낡은 집을 채마밭으로 편입하기 위해 사려고 했다. 그러나 그 집에는 찬수가 살고 있었다. 찬수는 집값은 치르지 못했지만 집문서는 갖고 있었다. 찬수가 버티자 박 장의는 찬수를 집에서 쫓아내기 위해서 술 장사를 하는 정섭에게 헐값으로 매매한다. 정섭은 집값이 너무 헐값이라 자기 집을 팔아 이 집을 산다. 그러나 정작 이사를 하려고 하자, 찬수의 완강한 저항에 부딪혀 찬수에게 얻어맞는다.
정섭은 그 분풀이로 박 장의를 찾아가 실컷 때려 주고는 배상을 요구하여 현금으로 받아 간다. 한편 지금까지 동네 사람들이 자기를 어른으로 대해 주는 것을 자랑으로 삼고 살아온 박 장의는 정섭에게 얻어터지고 현금까지 떼여 분하게 생각하고는 모욕과 설움을 받았다면서 원통하게 울고 불고 하며 마을을 떠나겠다고 한다. 그러나 동네 사람들은 자기들이 그동안 무서워하고 어려워하면서 얼굴 마주치기조차 두려워하던 박 장의에게 저항하여 그를 망신시킨 정섭을 영웅이라고 생각한다.
한편, 찬수는 논밭 하나 없으면서도 일을 할 생각은 전혀 하지 않은 채 그저 빈둥거리며 놀러다니기나 하거나 네 줄밖에 없는 바이올린을 켜기도 한다. 그러니 그의 늙은 어머니가 행상을 하고 아내가 나무를 해서 겨우 끼니를 어어 가고 있는 형편인데도 그는 일 할 생각은 하지 않고, 언젠가 때가 와서 무엇을 하게 되면 남부럽지 않게 돈을 모을 수 있다고, 또 그 기회란 것이 언젠가 꼭 오고야 말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한편, 찬수로 인해 큰 모욕을 당한 박 장의는 찬수를 주재소에 고발하고 찬수는 마을을 떠난다. 박 장의는 찬수네가 살던 그 집을 허물고 거기에 목화씨를 뿌린다. 그 후, 동네 사람들이 여러 가지 핑계를 대면서 박 장의네 일을 해 주러 오지 않자 박 장의는 가족들과 손수 일을 하게 된다. 박 장의는 목화밭에서 일을 하면서도 어디가서 굶어 죽었을 것 같은 찬수의 모습이 자꾸 떠올라 애꿎은 아내와 딸을 괴롭힌다. 그는 동네를 떠나고 싶기도 했지만 목화밭을 그대로 둘 수가 없어 떠나지 못하고 품을 내지 못한 가족들은 일을 하면서 동네 사람들을 욕한다.
찬수가 종적을 감춘 뒤 동네 분위기가 어수선하고 박 장의 역시 그를 내쫓은 뒤 불안한 마음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그 사이에 씨뿌린 목화밭에 목화가 기장만큼씩 자라나고 집이 헐리기 전날 어디로 떠나간 찬수 소식을 아는 사람은 없었다. 마을에는 박 장의가 저녁때만 되면 무서운 일이 있는지 대문, 후문할 것 없이 창문 안 고리까지 잠그고 지낸다는 것이 얘깃거리로 떠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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