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록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by 송화은율
명상록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1-1. 나는 조부 베루스로부터 예절과, 격정의 억제를 처음으로부터 배웠다.
1-2. 가식없는 남자다움을 내가 배운 것은 아버님에 대한 이야기와 그에 대한 회상으로부터였다.
1-3. 어머님은 나에게 경건과 도량과 모든 잔인한 행위의 회피-그것은 행동뿐 아니라 그러한 의도까지도 회피하는 모범을 보여주셨고 부자들의 일상적인 습성과는 전혀다른소박한 생활의 모범을 보여주셨다.....
2-1.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이렇게 말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라. 오늘도 나는 참견과 배은망덕과 오만불손과 불성실과 악의와 이기심을 대면하게 될 것이다. 모두 선이나 악에대한 무지에서 기인하는 일이긴 하지만... 그러나 나로서는 이미 선의 본질과 그것의 고귀함을 알며, 악의 본질과 그 천박성을 알며, 죄인의 본성도 알고 있다. 죄인 그 자신도 혈연이란 관점에서는 아니지만 이성과 신성의 일부를 우리와 꼭 같이 부여받은 동료 인간이란 뜻에서 나의 형제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어느 행위도 나를 손상시키지 못한다. 아무도 타락의 길로 휩쓸리게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나의 그러한 형제에게 분개할 수 없고 그들과 다툴 수 없다. 왜냐하면 그와 나는 마치 인간의 두 손이나 발이나 아래위 눈썹이나 아랫니와 윗니처럼 함께 태어나면서 협력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대방을 방해하는 것은 자연의 법칙을 위반하는 행위이다. 분개와 질시는 일종의 방해 행위일 뿐 그밖에 무엇이겠는가?
2-2. 조그마한 살덩어리, 한 가닥의 호흡, 모든 것을 지배하는 이성-이것이 나 자신이다. 이미 죽음의 문전에 와 있는 사람처럼 육체는 생각지 말라. 그 점착성의 피와 뼈와 신경 조직과 정맥과 동맥을 망각하라. 호흡? 그것은 무엇인가? 한 가닥의 공기일 뿐이다. 그것도 동일하고 한결같은 공기도 못 되고 매순간 새로 들여마시고 토해내는 것이다. 그런데 셋째 것은 이성인데 인간의 주인이다. 여기에 주의를 집중하라. 이제 당신의 머리도 백발을 휘날리고 있으니 더 이상 사욕이 이끄는 대로 그것을 꼭두각시처럼 비틀어대면서 노예로 만들지 말라. 또한 오늘에 대하여 불평하고 내일에 대하여 비판함으로써 당신의 운명에 대하여 분개하지 말라.
2-3. 만물의 신성한 이법은 섭리로 충만하다. 심지어 운명의 변덕조차 자연의 설계 속에 예속된 것이다. 다시 말해서 복잡하게 직조된 섭리의 명령 속에 담겨있을 뿐이다. 섭리는 만상이 그곳에 근원하여 흘러나오는 원천이다. 섭리와 더불어 필연성이 제휴되어 있고 다시 우주의 안녕이 연계되어 있다. 당신 자신은 그 우주의 일부분이다. 우주적 자연에 의해 어느 자연의 일부에 할당된 것이나 그것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은 자연의 모든 부분에게 유익한 것이다. 더욱이 전 우주를 유지시키는 것은 변화이다. 기본 원소의 변화뿐 아니라, 그 원소들이 합성되어 이루는 보다 큰 형체들의 변화도 그렇다. 이러한 사념에 만족하고 의존하라. 그리고 그것을 확고한 당신의 법칙으로 간직하라. 책에 대한 갈구를 버려라. 그리하여 종말의 날이 오더라도 불평함이 없이 유쾌하고 가식 없는 신에 대한 감사를 충심으로 느끼며 죽음을 맞이하라. ....
4-1. 우리를 지배하는 내면의 힘이 자연에 충실하다면 그것은 늘 환경이 제시하는 가능성과 기회에 대하여 선뜻 적응할 것이다....
4-3. 사람들은 전원이나 해변이나 산간에 은둔하기를 원한다. 그것은 당신의 마음에 소중히 간직된 꿈일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꿈은 철학하는 사람에겐 부질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원하기만 한다면 당신은 언제고 당신 자신 속으로 은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영혼 속보다 더 고요하고 평화로운 은신처는 없다. 특히 자기 속에 풍부한 자원을 가진 사람이면, 그 자원을 조금만 동원하면 즉각적으로 마음의 평온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마음의 평온이란 정연히 정리된 정신이란 말과 같은 것이다. 이 마음속으로의 은신을 자주 활용하여 자신을 쇄신하라. 당신의 생의 원칙은 간결한 것이어야 한다. 그러면서도 기본적인 것은 모두 포괄해야 한다. 그래서 그 원칙을 상기하게 되면 모든 분노는 제거되고, 당신이 돌아가야 할 의무로 불평 없이 복귀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결국 당신은 무엇을 불평하는가? 인간의 악덕인가? 이성이 있는 모든 동물은 서로를 위해 창조되었다는 사실을 상기하라. 서로 참는 것이 정의라는 것과 인간은 고의적으로 악을 저지르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하라. 무수한 적개심, 의혹, 원한, 갈등을 상기하라. 그것을 품었던 인간은 먼지와 재와 더불어 이미 사라지고 없지 않은가! 그것을 상기하고 더 이상 불평하지 마라......
5-1. 아침에 눈을 뜨면 자리에서 떠나기 싫어도 다음과 같이 생각하라. "나는 인간의 일을 하기 위해 일어난다"고. 내가 태어나서 하기로 되어있고 그 때문에 지상에 태어난 일을 착수함에 있어 내가 불평을 해서 되겠는가? 이 이불 밑에 누워 따뜻한 온기를 누리는 것이 나의 출생의 목적이란 말인가? ' 아, 그러나 이렇게 누워있는 것이 더 유쾌하구나!" 그렇다면 태어난 목적이 일과 노력을 위해서가 아니라. 쾌락을 위한 것이었던가? 식물과 참새와 개미와 거미와 꿀벌들을 보라. 그것들은 각자에 상응하는 세계의 질서를 향해 그 나름대로의 역할을 하며 맡은 바 소임을 하느라고 모두 분주하다. 당신은 자연의 명령을 지체없이 이행하지 않고, 인간으로서의 맡은 바 일을 거부하겠는가? "하지만 사람은 휴식도 취해야 되지 않습니까?"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휴식에도 자연이 규정한 한계가 있는 법이다. 음식과 술에도 한계가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런데 당신은 한계를 넘어서서 늦잠을 잤고 그 이상의 것을 취하고 있다. 반면에 행동에 있어서는 그 밖의 경우와는 달라서 당신이 이룰 수 있는 것을 줄여라. ....
8-2. 어느 행동에 임할 때에는 이것이 나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가를 자문해 보아라. 그것에 대하여 후회하는 것은 아닐까? 하고 자문하라. 얼마 안 있어 나는 죽을 것이며 모든 것은 망각될 것이다. 그러나 만일 이러한 행동이 신처럼 동일한 법칙의 지배를 받는 이성적이고 사회적인 존재에 합당한 것이라면 더 이상의 행동을 바랄 이유가 무엇인가?
8-3. 알랙산더, 케사르, 폼페이우수-이들은 디오게네스나 헤라클리토스나 소크라테스에 비하면 얼마나 보잘 것 없는가? 이 세 사람은 사물과 그 원인을 알았고 그것들이 무엇으로 구성되어 있는가를 알고 있었다. 또한 이들의 지배적 원리는 동일한 틀 속에서 주조된 것이었다. 그러나 전자들은 얼마나 잡다한 것에 신경을 썼던가! 영원한 노예 신세가 아니었던가!...
8-5. 가장 중요한 원칙을 말한다면 평온한 마음을 유지하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모든 것은 자연의 법칙에 순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얼마 안 있어 당신도 하드리아누스나 아우구스투수처럼 무로 환원될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사물을 직시하고 사물이 왜 존재하는가를 살펴라. 또한 선량한 사람이 되는 것이 당신의 의무임을 기억하라. 인간의 본성이 요구하는 것을 거리낌없이 행하고 당신의 생각으로 가장 정당한 것을 말하라. 말하되 예의와 겸손한 진지함을 잊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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