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데이아(Medeia) / 에우리피데스 작 (Euripides)
by 송화은율메데이아(Medeia) / 에우리피데스 작 (Euripides)
작품의 아우트 라인
무대는 고린토스. 이 이방(異方)의 땅에서 두 아이의 어머니 메데이아는, 이 나라의 왕가(王家)의 딸과 약혼을 한 남편 이아손의 버림을 받을 처지에 놓여 있다. 한 때, 그녀는, 흑해(黑海) 동부 해안의 고향 콜키스에서, 금양(金羊)의 모피를 구하고자 그리이스의 군사들을 거느리고 아르고선(船)으로 원정을 온 이아손을 보고, 한눈에 반하여 하강의 포로가 되었던 것이다. 아버지를 배신하고 남동생을 죽이면서까지 이아손을 돕고, 사랑의 도피를 하였는데, 이아손의 고국도 안주의 땅이 되지 못하여 겨우 이곳으로 낙향하여, 호젓하게 생활의 터전을 잡고 있는 지금, 눈앞에 사랑이 파국이 다가 오고 있었다. 때마침 찾아온 구면의 아테나이왕(王)에게 부탁하여, 도피처를 확보한 그녀는, 배반당한 사랑과 상처 입은 자존심으로 해서 증오에 불타는 복수를 계획한다.
우선 독약을 바른 예복과 황금의 관(冠)을 자기의 아이를 시켜서 신부에게 선물로 보낸다. 독약에 취하고, 관에서 뿜어 대는 불길로 불투성이가 된 신부는, 그녀를 돕고자 한 부왕(父王)과 함께 불에 타 죽는다. 이어, 자기 자식의 숨도 끊으려고 하지만, 미소를 짓는 어린 아이의 순진한 눈동자를 보자 마음이 흩어지고, 모성애와 복수의 악마 사이에서 한동안 고민을 한다. 그러나 마침내 분노가 이성(理性)을 눌러 승리를 함으로써, 그녀는 칼을 잡아 자식을 죽인다. 이 소식을 듣고 달려온 이아손의 머리 위에, 용차(龍車)를 타고, 자식의 유해를 한쪽 팔로 끼고, 복수의 즐거움에 취한 요귀(妖鬼)와 같은 메데이아가 나타나서, 대지에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며 울부짓는 이아손을 조소하면서 허공으로 사라진다.
주인공 하이라이트
내연의 남편에 버림을 받고 복수를 위하여 자기 자식을 죽인 여자라고 하면, 지극히 현대적인 인상을 주지만, 일찍 기원전 5세기에, 그 격렬하고 복잡한 심리와 감정으로 우리들을 놀라게 하는 여성이 창조되고 있다. 이것이 메데이아인 것이다. 전설상으로 「태양신(太陽神)」의 핏줄을 잇고, 마술에 숙달한 여성이지만, 극중(劇中)의 그녀는 「강인한 기상으로」 「적에는 사정이 없고, 친한 자에게는 정성을 다하는」 극히 인간적인 여성이다. 「어차피 아이를 낳을 바에야, 몇 번이라도 전쟁터에, 나가 싸우는 편이 낫다」라고 말함으로써, 남녀와 불평등과 여성의 불리한 처지를 논리적으로 지적하고, 면밀한 복수계획을 냉정하게 추진하는 총명한 지성도 갖추고 있다. 드라마의 클라이막스에서 그녀가 어린 자식을 안고, 「부드러운 살결, 달콤한 입김!......나는 지금 얼마나 끔찍한 일을 저지르려는가를 알고 있다. 그러나 내 마음을 불사르고 있는 복수의 불길을 끌 길이 없다」라고 말하는 것을 들을 때, 우리는 인간의 자기 의식이나 사고를 초월하는 부조리한 감정의 힘에 새삼 압도된다.
작자의 생애
에우리피데스(Euripides) 그리이스 3대 비극시인 주의 세 번째 인물. 기원전 480년경에 아테나이에서 태어났다. 아버지의 이름은 므네사르코스, 어머니의 이름은 크레이트이다. 희극 작가들은 그의 어머니가 야채장수였다고 비웃고있지만, 사실은 명문 출신이다. 두 번 결혼하였으나, 상대는 모두가 음란 다정한 여성이었다. 그의 작품 중 여성을 매도하는 말이 많은 것으로 보아, 미소지니(misogyny : 여성혐오)라는 세평을 받고 있지만, 실제에 있어서는 누구도 감히 따르지 못하는 여성 심리의 예리한 통찰자였다. 성격은 비사교적이고, 고독 속에서 서적에 싸여, 사라미스섬의 동굴에서 집필하였다고 한다. 작품은 19편이 현존하고 있는데, 『히폴리토스』 『트로이아의 여자』 『헬레네』 『오레스테스』 『바카이』 등이 유명하다. 현실과 인간에 대한 확실한 인식에 의거하여, 일상적 인간 관계를 대담하게 신화 속에 짜아 넣음으로써, 일종의 심리적 사실주의를 확립하였으나, 니체는 그를 비극의 죽음의 하수인으로 보고 있다. 기원전 406년에 세상을 떠났다.
명문구 낙수
여자 따위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말고, 자식들은 어딘가 다른 곳에서 태어났으면 좋으련만, 그렇게 되면 인간에게 재앙이라는 것이 있을 수 없게 되겠지, (메데이아에서)
심화 자료
에우리피데스의 작품 중의, [바카이]의 주인공인 테바이왕 펜테우스는 미친 여자들에게 붙잡혀 사지가 찢기지만, 에우리피데스 자신도 마케도니아에서 야밤에 미소년 집을 찾아가던 도중, 여자들에게 붙잡혀 사지가 찢겨 죽었다고 한다.
세계문학의 명작과 주인공 총해설에서 - 소봉파편- (일신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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