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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암이 맵다 울고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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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암이 맵다 울고

 

매미가 맵다고 울고 쓰르라미가 쓰다고 우니

산나물이 맵다고 하는가, 박주가 쓰다고 하는가?

우리는 시골의 궁벽한 곳에 묻혀 살고 있으니 맵고 쓴 줄을 모르겠노라.

요점 정리

지은이 : 이정신(李廷藎)

연대 : 미상

갈래 : 평시조, 연시조

제재 : 매미와 쓰르라미의 울음 소리

표현 : 언어 유희적 표현을 사용했고, 부정에서 긍정으로 변함

성격 : 한정가(閑情歌)

주제 : 초야에 묻혀 사는 즐거움, 자연과 함께하는 물아일체(物我一體)의 삶

출처 : 가곡원류(歌曲源流)

내용 연구

매암 : 매미

쓰르람이 : 쓰르라미

산채(山菜) : 산나물, 여기서는 맛없고 거친 음식을 뜻하며, 한편으로는 산채와 박주는 초야의 삶을 말하기도 한다.

박주(薄酒) : 맛없고 질이 떨어지는 술, 남에게 대접하는 술을 겸손하게 이르는 말이지만 여기서는 전자의 의미

매암이 - 쓰다는가 : 실제로 '매암'이 '맵다'고 울 리도 없고, '쓰르람이'가 '쓰다'고 울 리도 없다. 그러나 이러한 자연물의 모습을 화자는 자신의 시선과 생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한편 이러한 언어 유희적 표현을 통해 화자가 자신의 심정을 적절하게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보아 언어적 감각이 매우 뛰어난 사람으로 볼 수 있다.

초야 : 궁벽한 시골

뭇쳐시니 : 묻혀 있으니

이해와 감상

 

'매미'와 '쓰르라미'라는 말의 첫 음에서 연상되는 생각을 펴고 있다. 매우 기발한 착상임을 알 수 있는데, 그러면서도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충분히 담고 있어서 시의 언어가 지닌 묘미를 보여 준다.

 

이 시조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매미'와 '쓰르라미'의 첫 음에서 '맵'고 '쓰'다는 미각적(味覺的) 심상을 이끌어 내어, 권력이나 부를 추구하다가 좌절하고 고통 받는 권력 계급을 풍자하면서 자연 속의 건강한 생활을 강조하고 있다. 시적 화자는 어느 여름 날에 산나물을 안주 삼아 술을 마시면서 매미와 쓰르라미의 울음 소리가 마치 산나물이 맵다고 불평하는 것 같고, 쓰르라미는 마치 이 술이 쓰다고 불평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화자는 자기가 초야에 파묻힌 조촐한 생활의 유유자적(悠悠自適)함을 노래하면서 술과 안주가 불만스럽지 않다. 이는 자연에 묻혀 안빈낙도하는 삶에 대한 은근한 자부심과 만족감인 동시에 부귀영화(富貴榮華)를 추구하는 속세의 풍조에 대한 은근한 풍자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시조는 서사 문학의 언어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시만의 언어적 묘미를 맛보게 한다는 점이 특징으로 발음의 유사성에 착안한 대구 표현이 참신한 느낌을 준다.

심화 자료

이정신(李廷藎)

 

조선 영조 때의 가인(歌人)으로. 호는 백회재(百悔齋). 여러 가집에 시조 13수(그 중 1수는 불확실)가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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