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시를 이러져리 삼아
by 송화은율모시를 이러져리 삼아
모시를 이리저리 손바닥으로 비비어 꼬아서 잇다가,
가다가 한가운데 뚝 끊어지거늘
흰 이와 붉은 입술[호치단순(晧齒丹脣)]로 흠뻑 빨며 이로 감아 빨며
가늘고 흰 손으로 두 끝을 마주 잡아서 비비적거리며 이으리라 저 모시를.
어떻다, 나의 삶이 끝나갈 때 나도 저 모시처럼 이으리라.
요점 정리
지은이 : 미상
갈래 : 사설시조
성격 : 기원적
표현 : 열거법, 도치법(중장)
제재 : 모시. 인생
주제 : 인생무상(人生無常), 죽음의 극복, 오래 살고 싶은 소망, 임과의 사랑의 지속을 나타냄.
특징 : 장수에 대한 욕망을 모시에 비유하여 구체적이면서도 감각적으로 형상화
출전 : 진본 청구영언
내용 연구
모시를 이리저리 손바닥으로 비비어 꼬아서 잇다가,
가다가 한가운데 뚝 끊어지거늘 흰 이와 붉은 입술[호치단순(晧齒丹脣) : 아름다운 여자를 이르는 말]로 흠뻑 빨며 이로 감아 빨며 가늘고 흰 손으로 두 끝을 마주 잡아서 비비적거리며 이으리라 저 모시를.
어떻다, 나의 삶이 끝나갈 때 나도 저 모시처럼 이으리라.
두로 삼아 감삼다가 : 손바닥으로 바깥쪽으로 밀면서 삼는 것. 또는 손바닥으로 비비어 꼬아서 잇다가
감삼다가 : 감아 삼다가. 손바닥으로 자기 몸쪽으로 당기면서 삼는 것.
근처지거늘 : 끊어지거늘
호치단순 : 흰 이와 붉은 입술을 말하며 미인을 이름.= 단순호치
훔빨며 : 훔뻑 빨며.
감빨며 : 이로 감아(물어) 빨며.
뱌븨여 : 비비적거리어.
긋처갈 : 끝나갈.
모시쳐로 : 모시처럼.
니으리라 : 이으리라
이해와 감상
장수에 대한 소망을 한없이 이어지는 실에 비유하여 형상화한 사설시조로 인간의 죽음을 노래하였다. 모시는 끊어져도 그 실을 다시 이을 수 있지만, 인간의 목숨은 한번 끊기면 그만이다. 모시를 삼다가 끊어진 실을 잇다가, 우리 인생도 실처럼 이어서 영원히 살아갈 수는 없는 것일까 하는 소망이 생겨난다. 실을 잇는 그 재능으로, 그 아름다운 이와 손으로 죽음을 극복하고자 한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이 작품의 화자는 부귀영화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지만 장수에 대한 소망과 의지는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화자는 모시를 삼다가 끊어진 실을 잇다가, 우리 인생도 실처럼 이어서 영원히 살아갈 수는 없는 것일까 하는 소망을 드러낸다. 모시는 끊어져도 그 실을 다시 이을 수 있지만, 인간의 목숨은 한번 끊기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죽음과 같은 인간의 보편적인 정서에 대한 서민들의 사고 방식을 진솔하게 보여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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