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문학창고

마음- 김광섭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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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김광섭

 

나의 마음은 고요한 물결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고

구름이 지나가도 그림자 지는 곳 //

 

돌을 던지는 사람)

고기를 낚는 사람)

노래를 부르는 사람) //

 

이리하여, 이 물가 외로운 밤이면

별은 고요히 물 위에 뜨고

숲은 말없이 물결을 재우나니, //

 

<후략>


<핵심 정리>

 

감상의 초점

이 시는 개인의 내면 세계를 다루고 있는 순수 서정시에 속한다. 인간은 누구나 세속에 얽매여 마음의 안정을 찾기 어렵다. 그런데 마음의 평화를 찾고 고결한 이상을 이루려 하는 것이 이 시의 모티브이다. 화자의 평온한 마음을 깨뜨리는 것이 무엇이며, 그가 기다리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해 보자.

 

또한, 이 시는 마음을 호수의 물결에 비유하여 작품 전체를 이끌어 가고 있다. 따라서, 이 시를 이해하려면 물결의 다양한 성질을 알아야 한다. 물결은 외부 세계의 자극에 대해 민감하지만 스스로는 항상 잔잔해지려고 노력하는 성질이 있다. 그리고 백조은 무엇을 상징하는지 알아야 이해가 가능하다.

 

1. 시작(詩作) 배경

이 시는 곱고 부드러운 격조와 적절한 은유로 아름다운 언어의 조화를 이룬다. 은유와 상징이 잘 구사되어 세련미와 함께 지적 관조도 보인다. 자기의 마음을 고요한 물결에 비유하여, 심리적 갈등과 함께 파문을 일으키기 쉬운 마음을 지키려는 경건한 자세를 잘 드러내고 있다. 초기 작품에 속하는 이 시는 자기의 꿈을 잃지 않고 밤마다 덮음으로써 시인 자신이 견지하고 있는 지적 관조를 곱게 다루고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3. 성격 : 관조적, 고백적

4. 경향 : 낭만주의적 경향

5. 심상 : 시각적 심상

6. 율조 : 3음보와 4음보

7. 어조 : 부드러운 여성적 어조

8. 특징 : 적절한 은유와 상징 사용

솔직하고 소박한 표현

 

9. 시상의 전개

* 1: 고요한 물결같은 내 마음 - 마음의 본래 상태

* 2: 나에게 영향을 주는 뭇사람들 - 속세의 현실적 상황

* 3: 마음이 조용해지는 밤 - 밤과 마음의 평온

* 4: 밤마다 꿈을 덮는 나(주제연) - 마음의 평화 갈망

10. 제재 : 물결(마음)

 

11. 주제 : 고요한 마음에 대한 동경 (마음의 평화)

<시어의 상징 의미>

* 고요한 물결 - 잔잔한 이미지를 주지만 다른 사물에 영향을 받기 쉬운 존재

* 돌을 던지는 사람 - 이권을 빼앗거나 엿보는 사람

* 노래를 부르는 사람 - 유혹하는 사람

* - 환경

* 백조 - 희망과 이상

* 물가 - 마음

* - 번거로운 망념(妄念)들을 갈아 앉히고 백조를 기다리는 꿈

 

 

 

<연구 문제>

1. 이 시에서 화자는 자신의 마음을 어떻다고 보고 있는지 50자 내외로 쓰라.

󰄆 고요한 물결이라고 한 것으로 미루어 굳세지 못하고 나약하게 보고 있다.

 

2. 이 시의 제2연에서 운율을 형성하고 있는 요소 두 가지를 쓰라.

󰄆 3음보의 율격, 동일한 음운의 반복

 

3. 이 시에서 시인의 간절한 소망을 담고 있는 시어는 무엇이며, 그것을 통해서 추구하는 의미는 무엇인가? 다음 시를 참고하여 설명해 보라.

 

󰄆 백조, 순결과 평화의 경지(맑고 깨끗한 시심)

양은 흰 종이에 입술을 댄다.

어느 날 흰 종이에 시를 쓰려다가

우연히 흰 종이에 입술을 댄 나는

나도 흰 종이에 입술로 시를 쓰고 싶었다. 김광섭 백지

 

 

< 감상의 길잡이 1 >

우리는 이 시에서 조용한 관조의 세계를 엿볼 수 있다. 명경지수(明鏡止水)라고나 할까사념(邪念)이 없이 고요한 심경으로 시심이 찾아들기를 기다리는 시인의 자세가 경건하게 느껴진다.

 

4연으로 된 이 시는 비유와 상징을 통하여 시인 자시의 내면 세계를 다룬 작품이다. 특히, 무형(無形)의 마음을 유형(有形)물결에 비유하여 구체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주변의 현실에 의해서 마음의 평화가 깨지기 쉬운데 자연을 통하여 마음의 평화를 찾고, 순결한 마음 또는 순수한 시심이 깃들기를 기다린다는 것이 이 시의 핵심 내용이다.

 

1연은 마음의 상태를 설명하고 있다. 나의 마음은 본래는 물결처럼 고요하나 외부의 자극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다. ‘물결의 원관념은 마음이다. ‘바람구름은 외부의 자극을 뜻하는 것으로 세속적인 인간사(人間事)에 해당한다. ‘그림자는 마음의 흔들림을 상징한다.

 

2연은 화자의 주변에서 마음의 평화를 깨뜨리는 세 사람을 예시하였다. ‘돌을 던지는 사람은 충격을 가하여 마음에 상처를 주는 사람이고, ‘고기를 낚는 사람은 나로부터 이익을 취하고자 하는 사람이고, ‘노래를 부르는 사람은 달콤한 말로 나를 유혹하는 사람이다. 세속적 욕망과 이해 관계에 사로잡힌 인간들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3연에서 시의 화자는 이러한 세속적인 사람들과의 관계를 끊고 싶어한다. 그래서 혼자 있을 수 있는 밤이면, 세속으로부터 벗어나 로 번거로운 마음을 잠재운다. 자연 친화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다. ‘은 번잡한 세속에서 벗어나 마음의 평화를 가질 수 있는 시간을 뜻하고, ‘은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 주는 자연으로, 세속적인 사람, 즉 돌을 던지는 사람, 노래를 부르는 사람, 고기를 낚는 사람과 대립적인 심상으로 쓰였다.

 

4연에서 시의 화자는 마음 속에 백조를 맞이하려고 한다. ‘백조는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으나 평화로운 마음 속에만 깃들일 수 있는 깨끗하고 맑은 시심(詩心)이라고 보는 것이 좋을 터이다.

 

 

< 감상의 길잡이 2 >

이 시는 시인 자신의 마음을 고요한 물결에 비유하여 마음의 평화를 간절히 소망하는 내용의 작품이다. 항상 수평을 유지하려는 성질을 가진 물은 모든 사물 중에서 가장 고요한 만큼, 그 고요함이 깨지기도 쉽다. 이와 같은 양면적 속성을 지닌 물을 통하여 시인은 마음의 민감한 흔들림과 그 평온함에 대한 소망을 말하고 있다. 그러므로 나의 마음은 고요한 물결 /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고 / 구름이 지나가도 그림자 지는 곳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그러나 그의 소망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돌을 던져마음의 평화를 깨는 사람과 고기를 낚아현실적 이익을 취하려 하는 사람, 그리고 노래를 불러그를 유혹하거나 그 고요함을 어지럽히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탓으로 시적 자아는 이러한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벗어나 자기만의 내면 세계 속으로 침잠(沈潛)하는 인생의 방법을 취한다.

 

그리하여 혼자 물가 외로운 밤이 되었을 때, 자연의 대유인 이 시적 자아의 주위에서 그의 평화를 지켜 주고 도와 주는 것이다. 희망과 이상을 상징하는 백조가 오는 날, 그의 마음인 물가가 혹시 고요하지 못할까 두려워하여 마음이 평화로운 밤마다 번거로운 상념들을 모두 가라앉히고 백조를 기다리는 꿈을 꾸는 것이다. ‘꿈을 덮는다는 것은 차마 그 고운 꿈이 깨질까 하여 보호, 간직한다는 의미가 된다.

 

은유와 상징이 조화 있는 배합을 이룬 이 시에서 우리는 모진 현실의 삶을 떠나 어떠한 외부 세계에도 흔들리지 않는 명경지수(明鏡止水) 같은 심경을 얻으려 했던 시인의 인생 태도를 읽을 수 있다. 아울러 그로 하여금 그와 같은 삶을 추구하게 하였던 일제 치하의 고통스러운 현실 상황을 가히 짐작하게 하기도 한다. 이렇듯 이 시는 고요한 서정의 세계를 형상화하는 데는 성공하고 있으나, 현실에서 한 발 물러서서 관조하는 수동적 세계관에 머무르고 있다는 한계를 보여 주기도 하다.

 

 

< 감상의 길잡이 3 >

시인은 물이라는 사물을 통해 마음의 민감한 흔들림과, 그 평온함에 대한 소망을 노래한다. 그러나 그의 소망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사람과 일이 있어서 마음의 평화를 끊임없이 흔들어 놓기 때문이다. 둘째 연에는 세 종류의 사람들이 등장한다. 마음의 평화에 충격을 주어 깨뜨리는 사람(돌을 던지는 사람), 어떤 현실적 이득을 취하고자 접근하는 사람(고기를 낚는 사람), 그리고 고요함을 어지럽게 하는 사람(노래를 부르는 사람) 등이 그들이다. 작중 화자는 이러한 사람들과의 얽힘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어한다. 그리하여 그는 고요히 자신의 내면 세계에 고립되어 침잠하는 길을 택한다. 여기에 등장하는 `, '은 앞에 등장한 방해자들과 달리 그의 평화를 돕고 지켜주는 자연의 사물들이다. 이 작품에 암시된 바에 의하건대, 세속적 욕망과 이해관계에 사로잡힌 인간들은 마음의 평화를 어지럽히기만 할 따름이며, 사람은 오직 자연 속에서 마음의 고요함을 지킬 수 있다.

 

그리하여 그는 밤마다 아무도 모르게 그의 꿈을 덮어서 고이 간직한다. 이처럼 하는 이유는 `백조'가 오는 날 그를 맞이하기 위해서이다. 여기서 `백조'가 어떤 의미를 가진 은유인가를 단정하여 말하기는 어렵다. 바람직한 것은 억지로 의미를 따지기보다 백조의 모습을 상상함으로써 그 분위기와 느낌을 파악하는 일이다. 한번 상상해 보자. 고요한 물결 위에 흰 백조가 고요히 떠온다. 그 얼마나 고고하고 순백하며 평화로운 모습인가? 이러한 모습의 백조는 이 작품에서 어떤 드높은 순결과 평화의 경지를 상징한다. 그것이 이 시에 나타난 시인의 간절한 소망이다. 현실의 어려운 굽이를 살아가면서 우리가 그런 세계를 찾아 떠나기란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때때로 이와 같은 경지를 소망하여 잠시 황홀한 도취의 상태에 잠기기도 한다. [해설: 김흥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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