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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메이드 인생(Ready made 人生) / 줄거리 및 해설 / 채만식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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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듸-메이드 인생(Ready made 人生, 19345- 7, <신동아> 31-33)

 

 

작가:채만식 (蔡萬植, 1902-1950): 전북 옥구 출생, 서울 중앙고보를 거쳐

일본 와세다 대학 영문학과를 수학했고 <동아일보>, <조선일보><개벽>사의 기자를 역임했다. 그는 192412월호 <조선문단>에 단편 세길로를 추천받고 등단. 그러나 본격적인 작품 활동은 1930년대에 접어 들어 <조선지광>, <조광>, <신동아> 등에 단편소설과 희곡 등을 발표하면서 시작. 1932년부터는 카프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으나 작품 경향으로 한때 그는 동반자 작가로 불리운 바 있다. 그의 작품은 초기에는 동반자적 입장에서 창작하였으나 후기에는 풍자적이고 토속적인 면에서 다루어진 작품이 많다.

대표작으로는 장편에 탁류(1937), 태평천하(1937), 그리고 단편에 레디 메이드 인생(1934), 치숙(1937)등이 있다.

 

등장인물

P: 동경 유학을 하고 잡지사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 실업자. 한때 좌익운동에 가담.

M.H : P의 친구이며 역시 실업자.

 

 

줄거리

 

뭐 어디 빈 자리가 있어야지.”

K 사장은 안락 의자에 파묻힌 몸을 뒤로 벌떡 젖히며 하품을 하듯이 시원찮게 대답을 한다. 두 팔을 쭉 내뻗고 기지개라도 한 번 켜고 싶은 것을 겨우 참는 눈치다.

 

이 작품의 주인공 P는 농촌의 가난한 집안 출신이다. 그는 한때 향학열에 들뜬 사람들의 열기에 힘입어 어렵사리 신식 공부를 했다. 개화 이후 한국 사회는 이상한 교육열이 팽배해 있었다. 너도 나도 상급학교에 진학을 헀고 그 졸업생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리하여 이른바 지식 청년의 과잉 생산 사태가 빚어졌다. 그것을 이 작품에서는 레디 메이드 인생이라고 본 것이다. P도 그와 같은 과잉 생산된 지식인 청년 가운데 한사람이다. 그는 일찍 장가를 들어 시골에는 열 네 살된 아들까지 두고 있다. 그는 자신이 주장해서 아내와 이혼을 했다. 그리고 아들 창선이를 극빈자에 속하는 형의 집에 맡겨 놓고 있다. 그 아들은 학비가 없어서 보통 학교조차도 다니지 못하고 있다는 펀지를 받는다.

 

그는 자기 나름대로는 직장을 구하기 위해서 여기저기를 기웃거리고 다닌다. 그는 조금 안면이 있는 어떤 신문사의 K사장을 찾아간다. 그러나 거기서 자리가 없다는 이유로 간단하게 거절을 당한다. 뿐만 아니라 이렇게 없는 일자리를 구할 게 아니라 농촌으로 돌아가 뜻있는 일을 해야 한다고 엉뚱한 설교를 듣는다. 참담한 기분이 되어 자신이 기거하는 삭월세 방으로 돌아온 P에게는 그러나 두 가지 현실이 기다리고 있다. 하나는 주인의 집세 독촉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시골 형이 부친 편지다. 그 편지에는 아들 창선이가 학교에 다니지 못할 뿐 아니라 끼니도 이을 길이 없어 그 애처로움을 견디지 못한다고 적혀 있다. 그리고는 어떻게 차비가 마련되면 애비인 P에게 올려 보내겠다고 쓰여 있는 것이다. 잔뜩 심사가 착잡해 있는 P의 거처로 MH가 찾아온다. M은 법률을 전공해서 육법전서를 줄줄 외는 친구다. 그리고 H는 경제학을 전공한 지식청년이다. 그러나 이들은 한결같이 빈털털이인 식민지의 지식 청년이다. 셋은 M의 법률 서적을 잡혀서 돈 6원을 손에 쥔다. 그것으로 그들은 실컷 싸구려 술집을 순레하면서 술을 마신다.

 

이런 생활을 하는 P에게 시골에서 한 장의 편지가 날아든다. 아들 창선이를 인편에 올려 보낸다는 것이다. 그는 여기저기 다니면서 돈 15원을 마련한다. 그리고는 풍로니 남비니 양재기 숟가락 등을 사서 아들과 자취할 채비를 차린다. 그리고는 어느 인쇄소의 문선과장을 찾아간다. 거기 심부름꾼으로 아들을 써 달라고 부탁한다. 그 취직시킬 아이가 누구냐고 묻자 P는 바로 자기 아들이라고 밝힌다. 그리고 그럼, 왜 공부를 시키지 않고 이런 데 맡기느냐는 문선 과장의 반문에 그는 말하는 것이다.

 

이튿날 아침 일찍 창선이를 데리고 0 0 인쇄소에 가서 A 에게 맡기고 안 내키는 발길을 돌이켜 나오는 P는 혼자 중얼거렸다.

레디 메이드 인생이 비로소 겨우 임자를 만나 팔리었구나.”

 

해설

이런 대화로도 짐작되는 바와 같이 이 작품은 1930년대라는 식민지 시대의 무기력한 지식 청년들 생활상의 한 단면을 제시하고자 한 것이다. 그 표상이 되고 있는 것이 p. 한편 이 작품은 그 문장 기법으로 보아 독특한 부분이 있다. 구체적으로 이 작품 여러 군데에는 사실들을 의도적으로 엇비숫하게 말하여 꼬집는 기법이 쓰여졌다.

 

이 소설 주인공 p는 좌파 운동을 하댜가 포기, 좌절한 인테리다. 그런 점으로 보아 이 작품은 다분히 전향 소설류에 속한다. 또한 30년대 중반기부터 프로 문학과 민족진영의 문학이 퇴조했다. 그리고 거기에 대체되어 풍조를 풍자적으로 다루는 소설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 소설은 그런 류의 풍자, 고발 소설 가운데 하나다.

 

(주제) 지식인 계층에 대한 비판과 풍자

식민지 사회의 구조적 병폐에 대한 비판

(구성) 단순 구성, 순행적 구성

(문체) 판소리적 어투

(시점) 전지적 작가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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