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문학창고

등잔(燈盞) / 요점정리 - 백도기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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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자소개
백도기(白道基: 1939- )

 전북 군산 출생. 서라벌 예대 중퇴. 한국 신학대학 졸업. 1969년 단편 <어떤 행렬(行列)>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등단. 그는 인간 존재의 실존적 사회적 조건에 대해 기독교적 세계관을 지닌 작품 세계를 보여 주는 작가이다.

주요 작품으로는 <불타는 제물>, <청동(靑銅)의 뱀>, <등잔>, <가롯 유다에 대한 증언>, <바벨의 소리>, <가시떨기나무>, <우리들의 불꽃> 등이 있다.


요점정리

주제 : 억압 역사적 억압 현실에서의 고통스런 삶과 속죄양 의식.
인물 : 이용한 - 독실한 기독교 신자. 애꾸눈. 고통스런 역사 현실에 대해 속죄양 의식을   갖고 있음.
        페터슨 - 선교사. 용한의 속죄양적 신앙 의식을 찬양함.
        김길용 - 동학 의병 출신으로 무장(武裝) 투쟁을 실천하는 인물. 투쟁 방법으로
                 이용한 과 갈등 관계에 있음.


이해와 감상

 <등잔>은 1978년 <태창문화사>에서 발간된 전작 장편으로 제1회 기독교 문학상 수상작이다.

백도기는 고정 관념화된 기독교적 세계관에 빠지지 않고 그 기독교 신앙과의 대결을 통해 묵시적으로 존재하는 신앙을 추구하는 작가이다. 또 그의 소설 세계는 기독교적 세계관에 입각한 인간 존재의 실존적 사회적 조건에 대한 성찰을 통해서 우리의 보편적인 삶의 문제성으로 확대시켜 놓고 있다. 따라서, 그는 현실 세계에서의 삶이 고통의 삶임을 보여 주며 그 고통의 삶의 의미를 우리에게 제시한다.

소설 <등잔>에 대해 작가 백도기는, "주인공 이용한은 이거두라는 이름으로 실존했던 인물이다. 나는 그의 삶의 일부를 내 나름으로 형상화시킨 것일 뿐이다. 이거두라는 존재가 내 속에 살아 있는 한 언젠가는 다시 그의 삶을 기록하지 않고는 못 견디었다."고 말하고 있다. 그는 이용한이라는 주인공을 통해 '민중의 순수한 전형으로 신학과 문학에서 결코 외면할 수 없는 민중으로서의 삶의 의미'를 그려 내려 했다.



줄거리

 독실한 기독교도인 주인공 이용한은 두 가지의 신 부재(新不在)의 사회적.역사적 상황에 맞서는 애꾸눈이이다. 식민지 반봉건 사회로의 진행 속에서 그는 전근대 사회의 봉건적 잔재, 그리고 일제의 억압과 착취에 동시에 맞서는 것이다.

한편으로 그는 양반 지주의 서출로서 부모의 박대와 세인의 멸시를 감싸 안으며, 또 봉건적 착취 계급의 죄악에 대한 속죄자가 된다. 이러한 속죄자로서의 모습은 조선인 헌병 보조원에게 체포되는 장면에서 잘 나타난다.

"이 감찰인가 하는 네 애비도 이유가 있어서 사람 잡아다 팼었냐? 불문곡직허구 애민 사람 끌어다가 토색질혀 처먹었지."
용한은 또 허허 하고 웃었다.
"자식! 말은 제법이구나."
그러자 그 짝달막한 사내도 씨익 웃었다.
"그래, 가자! 정말 시대가 변했구나."

또한, 그가 자기 집의 종인 삼례와 혼인하기로 결정하는 것에서도, 그의 속죄자로서의 모습은 뚜렷이 부각된다. 물론 그것은 동정(同情) 혹은 선구(善求) 의식에서만 비롯된 것도 아니며 애꾸눈이라는 육체적 불구의 열등 의식에서 비롯된 것도 아니다.

선교사 페터슨의 질문에 용한은 이렇게 대답한다.
"그런 생각이 왜 없었겠습니까마는 전혀 그 때문은 아닙니다. 저는 그 여자가 저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오래 전에 눈치 챘습니다. 그 여자는 자신의 신분으로는 도저히 사랑해서는 안 될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마침 저도 그녀를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혼인을 하기로 결심한 것입니다."

이같이 용한은 스스로가 근대인이라는 자각을 통하여 스스로 속죄를 이루는 것이다.

그 후, 용한은 일제의 억압과 착취에 맞서며 무수한 고초를 겪는다. 동학 의병 출신의 도적패 김길용과의 관계로 인해, 그는 체포되어 3년형을 선고받는다. 체포되어 가는 그를 구하려는 김길용에게 페터슨은 이렇게 말한다.
"싸울라거든 당신들은 당신들의 방법대로 싸우시오. 그러나 용한씨가 싸우는 방법은 당신들과는 다르니 그의 일을 방해하지는 마시오."
그러면 '용한의 방법'은 무엇인가?

그것은 속죄양의 길이며, 북간도에서의 무장(武裝) 항일 투쟁과는 다른 길이다. 신의 정의가 이루어지기까지 온갖 고통과 수모를 참고 견디며 벌여 나가는 사랑의 싸움이다. 그래서 용한은 기꺼이 감옥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용한의 삶은 그런 고통스런 투쟁의 연속인 속죄양의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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