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문학창고

등고(登高)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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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고(登高)

바람이 빠르며 하늘이 높고 원숭이의 휘파람이 슬프니

물가가 맑고 모래 흰 곳에 새가 돌아오는구나.

끝없이 지는 나뭇잎은 쓸쓸히 떨어지고

다함이 없는 긴 강은 잇달아 오는구나.

만 리에 가을을 슬퍼하여 늘 나그네가 되니

한평생 많은 병에 혼자 대에 오른다.

온갖 고통에 서리 같은 귀밑머리가 많음을 슬퍼하니

늙고 초췌함이 흐린 술잔을 새로 멈추었노라.

요점 정리

작자 : 두보

갈래 : 칠언 율시

연대 : 두보가 56세 때(767년) 지음/ 성종 12년 (1481년) 언해

성격 : 애상적, 영탄적

표현 : 대구법, 선경 후정

구성 :

1-2행 가을의 적막한 정경

3-4행 강가의 쓸쓸한 모습

5-6행 외로운 나그네의 슬픔

7-8행 노경의 처량한 탄식)

제재 : 등고

주제 : 인생 무상과 노경의 처량한 심회

출전 : 분류두공부시언해(초간본 권10)

내용 연구

등고(登高) : 음력 9월 9일 중앙절의 풍습이다. 조상께 차례지내고, 높은 곳에 오르는일. 등척(登陟)·등돈(登頓)이라고도 한다. 지금의 등산은 레크리에이션 또는 스포츠로서 즐기지만, 옛날의 등고는 산의 정기를 쐬어 몸과 마음을 단련하고 호연지기를 기르는 수양의 수단으로서, 또는 일정한 목적이나 모임을 위한 것이었다. 그 예로서 신라 화랑도의 수련과정, 문인과 묵객들이 경치 좋은 곳에 올라가 시문을 짓던 것을 들 수 있다. 조선 순조 때 김정희(金正喜)가 북한산에 자주 올라, 그때까지 무학대사(無學大師)의 한양도읍비라고 믿던 비석의 비문을 판독하여 신라 진흥왕 순수비를 밝혀낸 것은 목적 있는 등고의 본보기이다.

나비 : 원숭이, 잔나비의

됫파라미 : 휘파람이

믈가이 : 물가가

몰애 : 모래가

소소히 : 쓸쓸히

다알 : 다함이

니엄니엄 : 잇고 이어서, 잇달아

슬혀서 : 슬퍼하여

샹네 : 늘, 항상

되외요니 : 되니

한 : 많은

호올로 : 홀로

올오라 : 오르는구나

간난애 : 온갖 고통에

어즈러우믈 : 성가시게 많음을

슬허하노니 : 슬퍼하노니

사오나오매 : 몰골이 흉하매

새려 : 새로(이)

 

바람이 빠르며 하늘이 높고 원숭이의 휘파람이 슬프니

물가가 맑고 모래 흰 곳에 새가 돌아오는구나. (1-2행 가을의 적막한 정경)

끝없이 지는 나뭇잎은 쓸쓸히 떨어지고

다함이 없는 긴 강은 잇달아 오는구나. (3-4행 강가의 쓸쓸한 모습)

만 리에 가을을 슬퍼하여 늘 나그네가 되니

한평생 많은 병에 혼자 대에 오른다.(5-6행 외로운 나그네의 슬픔)

온갖 고통에 서리 같은 귀밑머리가 많음을 슬퍼하니

늙고 초췌함이 흐린 술잔을 새로 멈추었노라. (7-8행 노경의 처량한 탄식)

風急天高猿嘯哀 풍급천고원소애

渚淸沙白鳥飛廻 저청사백조비회

無邊落木蕭蕭下 무변락목소소하

不盡長江滾滾來 불진장강곤곤래

萬里悲秋常作客 만리비추상작객

百年多病獨登臺 백년다병독등대

艱難苦恨繁霜  간난고한번상빈

燎倒新停濁酒杯 요도신정탁주배

이해와 감상

'등고'는 7언 율시(七言律詩)의 형식으로, 싸늘한 가을 바람에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는 높은 언덕에 앉아, 늙고 병든 몸으로 슬픔을 한 잔 술로 풀어 보는 작자의 독백을 담은 작품이다. 조락(凋落)의 가을 풍경에 조응(照應)된 인간의 모습이 선명하게 부각되어 있다. 유구함과 대비된 인생의 무상함,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삶의 정서를 사실적으로 느끼게 한다. 수련과 함련에는 자연적인 배경을 경련과 미련에 서정적 자아의 정서를 표현하는 선경후정의 시 작법을 통하여 가을이라는 계절에 느끼는 감상을 표현하고 있다. 늙고 병든 몸을 한 잔의 술에 의탁하여 슬픔을 달래 보고자 하는 시로 인생의 무상함과 노경의 처량한 탄식을 하고 있는 시이다.

이 시는 인간의 무상함을 노래했고, 어리석은 인간은 삶이 유한하다는 것을 왜 모르고 더 갖기 위해 사악해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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