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자의 인권, 비판과 해명
by 송화은율동성애자의 인권
알렉산더 대왕, 줄리어스 시저, 성 어거스틴, 프리드리히 대왕, 미켈란젤로, 사자왕 리처드, 레오나르드 드 다빈치, 프란시스 베이컨, 알렉산터 폰 훔볼트, 조지 골든 바이런, 차이코프스키, 아더 랭보, 오스카 와일드, 앙드레 지드, 경제학자 존 메이날드 케인즈, 장 콕도, 테네시 윌리엄스, 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 등 이상에서 열거된 역사상의 위인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동성애자라는 것이다.
수많은 문화인류학적 자료들이 보여주듯이 동성애는 인간의 전 역사와 사회를 통해 지속적으로 존재해 왔다. 중세 십자군 전쟁 때 전 유럽에 걸쳐 조직된 성당 기사단의 단원들과 남부 수단의 아잔데 족의 군대, 파푸아 뉴기니아의 전사, 아테네의 도시 국가 테베의 '성스러운 군단' 등은 군사 기술을 가르쳐주는 대신 섹스 파트너로 봉사하게 하는 제도적 동성애 관계를 가졌다.
또한 고대 그리스에서는 철학적 지식을 전수하는 남자 성인과 그 지식을 받는 미소년 사이에서 도제적인 동성애를 변용시킨 형태가 나타났고, 그것은 고대 그리스의 독특한 문명이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등의 그리스 철학자들은 대부분 동성애자들이었다.
뿐만 아니라 중국, 비잔티움, 페르시아에서도 동성애가 계급적 착취의 형태로 행해져 왔으며, 인도에서는 동성애를 하는 남자 성인을 비롯해 종교적인 관습으로서 동성애가 존재했다. 이러한 동성애 제도에는 공통점이 있는데 이는 동성애와 이성애를 하고 있는 남자들이 특이하고 비정상적인 충동에 굴복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정도로 사회적으로 용인되었다는 점이다.
근대에 이르러 제도화된 형태의 동성연애가 나타났는데 이것이 현대 사회의 게이-레즈비언이다. 이들은 소수 인종 집단처럼 공동체를 구성한다. 현대의 동성애를 특이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물론 고대 그리스의 예는 상당히 예외적인 경우이고, 동성애는 대부분 금기시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 들어서는 섹스에 사회적 의미가 부가되면서 더욱 공공연하게 금지되었다. 근대에 성립된 사회 제도들, 부와 권력의 세습 제도나 가족 제도 등은 그 사회를 유지해 나가기 위한 기반이며, 동성애나 근친상간 같은 예외적인 것들은 사회 질서 유지를 위해 배제되어야 할 대상으로 부각된 것이다. 미국의 경우에는 불과 십여 년 전까지만 해도 한번이라도 동성애를 한 혐의가 있는 사람을 징벌하는 형사법 제도가 있었다. 동성애자들은 자기들에 대한 워낙 줄기차고 강력한 증오와 조롱 때문에 마치 소수 인종 집단처럼 공동체를 만든다.
어떻게 이러한 일이 일어났는가? 왜 사람들은 동성애를 비방하게 되었는가? 이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생산의 주체인 인간과 생산의 기본 단위로서의 가족의 재생산에 대한 고려 때문이다. 농촌 경제에서 산업 경제로 이행하면서 종족 번식의 실패가 광범위하게 나타날지도 모른다는 노파심에서 고용주들은 모든 형태의 비출산적인 섹스를 비난하고 엄중하게 벌하는 법령을 밀어 부쳤다. 이 수상한 이데올로기 유포의 목적은 출산을 위해서 성교할 이들에게만 섹스를 하나의 특권으로 사회가 부여하도록 만드는 것이었다. 동성애는 비출산적인 섹스의 극명한 예로서 마스터베이션, 혼전 성교, 피임, 임신 중절과 함께 출산 옹호자들의 주요한 표적이 되었다. 동양의 농촌 공동체에서는 농업생산의 필요에 의해 가족과 출산이 중요시되었고 그로 인해 출산적 섹스에 배타적인 가치를 부여하는 가치관이 형성되었다.
이러한 생식 중심적이고 가족 재생산에 초점을 맞춘 가치관은 줄기차게 지속되어 현대 사회에서 동성애자에 대한 혐오와 증오의 형태로 나타난다. 그러나 현대는 그 사회 경제적 구조가 변화되어 생산의 단위가 가족에서 개인으로 전환되었고, 육체적 노동력에서 정보, 지식을 중요시하는 지적 노동력으로 변화되었으며 따라서 출산을 위한 성행위가 큰 의미를 지니지 못하게 되었다. 이처럼 사회 구조가 변화한 현대의 상황에서는 동성애자에 대한 억압이 오히려 많은 문제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우리 사회의 동성애에 대한 차별은 매우 심각하다. 다수의 사람들이 '가깝게 지내던 친구가 동성애자란 사실을 알게 될 경우 다신 만나지 않겠다'고 대답했으며 노골적인 혐오를 나타내었다. 최근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 나라 동성애자 인구는 남성 동성애자 11만 여성 동성애자 10만 명으로 모두 21만 명이라고 한다. 이 수치는 15세 미만과 50세 이상의 인구를 제외하면 전체 인구의 거의 10% 수준이다. 다시 말해서 우리의 친구, 선배, 후배, 친척들이 누군가 동성애자라는 것이다. 우리와 가까운 누군가가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조차 밝히지 못하고 사회적인 냉대와 차별 속에 자신의 정체성을 위협받으며 고통스러워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들을 이해하고 받아들여야만 한다.
동성애자의 유형
우리 사회에 동성애가 대중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아마도 90년대 중반에 방송된 '그것이 알고 싶다'라는 TV프로그램에서이다. 이 프로그램이 나온 이후에 여러 매체들이 전적으로 상업적인 목적으로 여장 남자들을 등장시켰는데 이로 인해 일반인들에게 동성애자는 여장 남자라는 잘못된 선입관을 만들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성정체성은 성적 대상에 따라 크게 헤테로 섹슈얼, 호모 섹슈얼, 바이 섹스얼, 트랜스 섹슈얼으로 나눈다. 헤테로는 이성에게 사랑을 느끼는 이성애자이고, 호모는 동성에게 사랑을 느끼는 동성애자로 남자는 게이, 여자는 레즈비언으로 부른다. 바이는 양성애자로 동성과 양성에게 모두 성적 관심을 갖고 있으며, 트랜스는 자신을 이성과 동일시하는 것이다. 트랜스 섹슈얼은 예를 들어 여자 옷을 입고 예쁘게 화장한 여장 남자처럼 남성이 스스로를 여성으로 생각하며 자신의 생물학적 성을 부정하는 것이다. 트랜스는 흔히 게이와 혼동되는데 게이들은 자신의 남성을 부정하지 않는다. 실제로 남성적인 외양과 성격을 지닌 게이가 오히려 일반적이다.
동성애의 선천성과 자연스러움
흔히 동성애는 성적 쾌락에 집착해서 빠져들게 되는 후천적인 것으로 생각되어지며, 또한 동성애가 음양의 조화라는 자연의 법칙에 위배되는 부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동성애는 역사를 통해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서도 존재해왔으며 자연스러운 것으로 취급되었다. 심지어 성서의 인물인 다윗과 요나단도 동성애 관계를 맺고 있었다.
심리학에서도 모든 인간은 양성애적 요소를 가지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킨제이 보고서는 각각 10%의 사람이 배타적 양성애자, 동성애자이며 나머지 80%는 유동적이라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모든 사람들은 양서인자를 소유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그것의 발현이 남녀 두 쪽 중 한 쪽에 치우쳐 나타나는 것일 뿐이며, 따라서 성의 양태는 다양할 수밖에 없다. 성애 또한 다양한 것이다. 그것을 어떤 한 유형만 정상이라고 말하고 나머지를 죄악시하는 것은 다중의 폭력일 뿐이다.
동성애자들이 자신의 성적 아이덴티티를 확인하게 되는 것을 커밍 아웃(coming out : 다른 의미로서는 주위사람에게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밝히는 것을 말함)이라 말한다. 커밍 아웃을 하는 시기는 사람마다 다른데 동성애자를 인터뷰한 결과 대부분 자아가 형성되기 이전 ―사춘기 이전에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들은 게이는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타고 나는 것인데 사회에 만연한 기존 성관념 때문에 억누르고 지내왔을 뿐이라고 말한다. 타고난 동성애자를 베이직 호모basic-homo라고 부르는데 실제로 동성애자의 92%가 베이직 호모라는 조사 결과가 있다. 베이직 호모가 다수라는 사실을 큰 의미를 갖는데 이것은 그들 동성애자들이 자신의 정체성에서 심한 혼란을 겪는다는 것이다. 거의 대부분의 베이직 호모는 성장기에 자신이 정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지함으로 인해 심각한 심리적 갈등을 겪었다고 한다. 이들은 사회의 폭압적 관념의 피해자들이다. 이성애자들 ―소위 정상인, 일반인으로 구분되는 이성애자들은 동성애자들이 당한 피해에 대해 보상해야 한다.
동성애에 대한 비판과 해명
1. AIDS 바이러스는 동성애자들이 퍼뜨린 것이다.
이러한 오명은 동성애자들이 제발 벗어나고 싶어하는 누명이다. 에이즈 발병이 확산된 초기에는 기독교인을 중심으로 심지어 '에이즈는 동성애자들의 문란함에 대한 신의 징벌'이라는 말까지 나돌았다. 그러나 에이즈는 결코 동성애자들의 문란한 성생활로 자생된 질병이 아니다. 에이즈 바이러스는 아프리카 지방의 토종 동물인 '푸른눈 원숭이'에서 시작되었다. '푸른눈 원숭이'는 선천적으로 에이즈 바이러스를 보유한 동물로 연구 실험, 사냥 등 이 동물과의 접촉으로 인해 아프리카 원주민에게 옮겨진 것이다. 실제로 에이즈 감염인구가 가장 높은 곳은 아프리카로 에이즈로 인해 전제 경제 성장이 1% 둔화되었다.
에이즈가 동성애의 성병으로 낙인 찍힌 데는 게이들의 성교가 주로 항문을 사용한데서 비롯된다. 애널 섹스는 항문이 상처 입기 쉬워 쉽게 에이즈에 전염된다. 그러나 에이즈는 이성간의 성기삽입으로도 전염되며 어느 경우나 예방 기구를 사용하면 전염을 막을 수 있다. 미국의 경우 동성애로 인한 에이즈 전염은 18%에 불과하며 주로 마약 주사기로 전염되고 있다.
2. 성서의 문구
구약의 성서에는 동성애를 금하는 구절이 실려있다. 많은 사람들이, 특히 기독교인의 경우에 이 구절을 근거로 동성애를 부도덕한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소돔 이야기에서 강조하는 것은 동성애 그 자체가 아니라 이민족 신에 대한 제의 의식으로 행해진 동성애를 금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동성애 그 자체를 나쁜 것으로 금한 것이 아니라 다른 신을 섬기는 것을 금하는 것이다. 성서를 근거로 동성애를 공격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성서의 한 구절만을 발췌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성서의 해석에는 이론의 여지가 있다. 그러나 미국의 개신 교단이 97년에 발표한 성명문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국 개신 교단은 여성 목사와 동성애자 목사를 허가했으며 동성애 커플의 결혼 주례를 인정했다. 물론 미국 교회가 전부 옳다는 것이 아니다. 다만 미국 교단이 기독교가 도그마에 빠져 사회적인 억압과 차별의 근거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3. 동성애자는 열등하다
동성애자는 흔히 저질이고 수준이 낮다고 여겨진다. 사실 게이들 스스로 직장 대인 관계 등 사회적 적응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인정한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동성애자의 경우 자신의 정체성을 인식하는데 남보다 오랜 시간이 걸린다. 우리 나라의 경우 공부가 중요한 중, 고등 학교 시기에 정신적 고통으로 많은 시간을 빼앗긴다. 심한 경우 자포자기하고 자신을 함부로 굴리는 사람도 있다. 동성애자들이 수준이 낮다는 말은 여기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나 결코 동성애자 전체를 저질이라 매도할 수는 없다. 이러한 상황은 미국 사회에서 흑인에 대한 차별이 흑인을 하층 계급으로 재생산하는 반복된 구조와 유사하다.
4. 동성애자는 성적으로 문란하다
TV, 신문, 잡지 등 각종 언론 매체에서 게이들을 다룰 때 항상 침침한 극장, 화장실, 게이바 등을 보여주어 문란하다는 인상을 심어 주었다. 그러나 이것은 이성애자들도 마찬가지이다. 이성애자들의 퇴폐, 향락업소도 부지기수인데 동성애자들을 더욱 강도 높게 비난하는 것은 사회의 편견을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른 관점에서는, 인터뷰했던 동성애자가 지적했던 것처럼 우리 사회에서 동성애 관계가 이성애 연인들의 경우처럼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그로 인해 구속력을 가지지 못하기 때문에 상대에게 얽매이지 않으므로 성적 파트너를 자유롭게 선택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한 이성애자의 성적 배출구는 암묵적 동의를 통해 매춘가, 룸싸롱, 단란주점, 나이트클럽 등 다양하게 열려 있는 반면 동성애자는 성적인 욕구를 해소할 공간을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에 더욱더 어둡고 으슥한 뒷골목으로 숨어들게 되는 것이다.
동성애자들은 오히려 자신을 이해하고 존중해줄 영원한 사랑을 원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지속적인 관계를 원하지만 현실적인 한계로 매우 고통받는다. 그래서 사랑에 굶주려 있으면서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에 겁을 낸다. 우리사회에서 동성애자의 사랑은 항상 상처와 고통만을 남기기 때문이다.
5. 동성애를 인정하면 사회가 혼란해진다
동성애를 적대하는 사람들 중에는 사회가 동성애를 인정하면 사람들이 전부 동성애에 탐닉하고 사회의 가치와 윤리 체계가 무너질 것이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다. 왼손잡이가 나쁜 것이 아니라고 인정한다고 오른손잡이가 왼손을 쓰는 것은 아니다. 비약이 심한 비유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동성애의 인정은 왼손잡이를 인정하는 것과 꼭 같다. 동성애가 개인의 성적 취향의 문제로 자리잡게 되면 거기엔 다원적인 성적 가치관이 뒤따른다. 지금의 편협하고 계급적인 성의 이데올로기가 휴머니즘적이고 자유 민주적인 성윤리에 의해 자리바꿈되는 것이다.
동성애를 법적으로 인정하는 유럽의 나라들과 미국의 주들의 경우에도 동성애를 인정한 이후 성범죄 및 기타 사회 문제가 증가되었다는 보고는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마이애미와 휴스톤과 같은 주에서는 여전히 동성애를 법으로 금지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에이즈가 감소되거나 동성애를 인정하는 다른 주에 비해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지도 않다.
동성애자 차별의 문제점
동성애자와 그들의 삶에 대해 진지하게 대화를 나눠본 사람이라면 동성애자들이 얼마나 큰 고통 속에 살고 있는지를 느끼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사회의 편견이 성적 소수자들을 얼마나 잔인하게 괴롭히고 있다. 모든 인간은 자신의 삶을 존중받고 자유롭게 살 권리가 있다. 단지 사랑의 대상이 동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많은 동성애자들이 부당한 차별의 대상이 되어왔다. 동성애자에 대한 차별은 분명히 존중받아야 할 한 인간의 삶을 파괴하고 있다. 동성애자들은 사회적 억압에 의해 자신들의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며 심각한 갈등을 느낀다. 이는 사회가 부당하게 한 개인의 존엄성을 파괴하는 행위이며, 인간의 기본권을 짓밟는 것이다.
동성애자 차별은 인간이 살아가는데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인 사랑을 할 권리를 침해한다. 이성애자들의 동성애자 커플에 대한 증오와 혐오는 이들이 사랑하는 사람과 당당하게 관계를 지속하는 것을 금지한다. 동성애자들의 사랑이 자연스러운 것으로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에 더욱 일회적이고 문란하고 퇴폐적으로 비춰질 수 있는 성관계를 고착화시킨다. 동성애자들에게도 동성애자들 스스로 자신들의 성윤리와 성적 관계의 문화를 형성하고 지킬 권리를 주어야 한다. 동성애를 인정하고 받아들임으로서 동성애자들이 바람직한 애정 관계를 형성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동성애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은 동성애자들이 자신의 능력의 개발하고 키우는 것을 방해한다. 사회로부터 끊임없는 억압과 압박으로 자신의 자아를 성취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는다. 사회의 발전에 기여할 가능성을 가진 동성애자들의 능력은 이런 억압으로 인해 사장되어 버린다. 동성애를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 들였을 때 이들이 발현하게 될 엄청난 생산력을 사회는 잃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동성애에 대한 차별을 사회 전체의 도덕성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 요인이다. 나치의 인종 차별이 그러했고, 미국의 흑인 차별이 그랬듯이 타집단에 대한 계급적 차별은 한 사회를 병들게 하는 것이다. 차별은 차별 받는 사람들을 괴롭힐 뿐만 아니라 차별하는 사람들의 삶도 잘못된 길로 빠뜨린다. 우리의 사회가 한 걸음 더 성숙한 윤리 의식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동성애차별을 구성하고 있는 불합리한 요소들을 해체하고 재구성해야 한다.
동성애는 자연의 순리를 거스른 것도 아니요, 정신 질환이나 성도착증도 아니다. 동성애자는 에이즈를 옳기고 다니는 병원체도 아니며, 그들의 생활이 문란하고 퇴폐적이지도 않다. 그들은 평범한 사람들이며 이성애자들과 다른 점이 전혀 없다. 오직 사랑의 대상이 동성일 뿐이다. 애정의 대상이 동성이라는 이유로 우리 사회는 그들을 지독하게 괴롭혀왔다. 동성애는 받아들여야 하는가 받아들이지 말아야 하는가의 문제를 넘어 어떻게 뒤틀린 선입견을 바로잡고 동성애자의 인권을 보호하는가의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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