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문학창고

독해연습24 / 물질과 정신의 부조화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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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 최근의 자연 과학 및 기술의 비약적 발전에 비교해서 인간의 의식이나 행동을 대상으로 하는 인문·사회 과학의 진보는 뒤떨어진 감이 있으며 양자의 어긋남은 더욱 두드러졌습니다. 이것은 학문 연구의 장래로서 중대한 문제입니다. 그것은 어떻게 본다면 물질과 정신의 부조화라고 할 수 있으며, 또한 그렇기 때문에 최근 물질에서 정신으로라는 말이 설득력을 갖고 있습니다.

 

[] 이 문제는 현재의 자연 과학과 기술의 급속한 발전에 의해 제기된 것입니다. 자연 과학과 기술은 현대인의 인류 생활에서 지배적인 것이 되었습니다. 이 때문에 과학 기술과 인문·사회 과학과의 관계, 다시 말하면 인간 생활의 물질적 측면과 정신적 측면의 관계가 문제로 되는 것입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한 마디로 말해서, 나는 인간은 정신적인 것에서 탐구되어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인간은 육체를 가진 유기체1)이긴 합니다만, 본래 정신적인 존재입니다. 그러므로 인생의 목적은 궁극적인 정신적 실재와 영적으로 교감2)하고 그것과 조화하는 데 있습니다.

 

[] 그러나 인간은 정신적인 면과 함께 물질적인 면도 무시할 수 없는 육체를 가진 유기체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인간은 가능한 한 가장 높은 정신 생활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물질적 수단을 갖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서 물질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 사이에서 적당한 균형을 잡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리들의 조상이 처음으로 인간이 되고 나서부터 우리들은 스스로를 억제하고 서로가 평화롭고 우애를 지키며 사는 것보다는 과학기술을 응용함으로써 비인간적인 자연을 지배하는 방법을 배우는 쪽에 보다 큰 성공을 거두어 왔습니다. 일부 정치가들이 도덕성이 결여되어 있다고 비난받고 있는데, 사실 도덕의 단절은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도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들이 인간이 되고 난 이래의 전 인류에 대해서 도덕의 단절을 책망한다 해도 부당하지 않습니다. 더구나 이 단절은 도덕이 정체(停滯)3)되고 반면 과학 기술이 진보해 가는 상황 속에서 더욱더 커다란 것이 되고 있습니다.

 

[] 기술은 우리에게 물질적 힘을 줍니다. 그러나 이것은 단순한 물질적 힘에 지나지 않고, 도덕적으로는 중립입니다. 기술이 우리들에게 준 물질적 힘은 선()에도 악()에도 마음대로 쓸 수 있습니다. 우리들이 갖고 있는 물질적 힘이 크면 클수록 그 힘을 악이 아닌 선에 쓰기 위해 우리들의 정신적 통찰력4)과 용기를 가질 필요는 더욱 커집니다. 적절한 정신적 힘과 뛰어난 지혜에 의해 이끌리지 않은 물질적 힘은 저주해야만 할 것이며 축복받을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한 물질적 힘은 갖지 않는 편이 좋은 것입니다. 그러한 힘을 다룰 수 있을 만큼 정신적인 적격성5)을 갖고 있지 못하는 한 그러한 힘은 갖지 않으면 않을수록 좋습니다.

 

[] 연구와 훈련의 분야에서 각국 정부는 오늘날 물질적 힘의 발전에 더욱 부채질을 함으로써, 이러한 불균형을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각 정부가 과학 기술을 장려6)하는 것은 물질적 힘이 부와 군사력을 만들어 내기 때문인 것이며 이 두 가지가 전 세계의 독립국 사이의 경쟁에서 성공을 쟁취하기 위한 자산이 되기 때문입니다. 인류는 각국 정부의 현재 정책, 즉 국가간의 정치적·군사적 경쟁의 도구로서의 과학과 연구를 조성하는 정책을 전환시켜야만 합니다. 과학 기술의 성과는 돌이킬 수가 없습니다.

 

[] 세계가 현재와 같은 위험한 상태에 빠져 있는 원인은 과학과 기술의 어떤 태만에 의한 것은 아닙니다. 그 점에 관해선 우리들이 눈부신 성공을 거두어 왔습니다. 그리고 과학 기술이 성공함으로써, 우리들은 과학 기술을 응용한 엄청나게 강력하고 효과적인 도구를 만들어냈습니다. 우리들은 이러한 도구를 옳게 쓰기 위한 정신적인 힘, 혹은 뛰어난 지혜를 갖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도구를 사용하여 스스로를 파괴해 버리지 않을까 하고 불안하게 생각하는 것도 당연합니다.

 

[] 우리 인류는 비인간적인 자연을 다루는 데는 상당한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인간 자신을 다룰 때, 서로의 관계를 다룰 때, 우주의 배후에 있는 정신적 존재를 다룰 때는 우리들이 비참할 만큼 무능력합니다. 더구나 우리들이 다루어야 할 온갖 사상(事象) 중에서 우리들 자신의 인간성이 가장 다루기 힘들고 게다가 중요한 것이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어떻게 하면 보다 적절하게 인간성을 다룰 수 있느냐 하는 걸 배우는 데 최우선권을 두어야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과학 기술에 완전히 등을 돌리자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 인간의 자아의 탐구에 최우선권을 두자는 것입니다.

 

아놀드 토인비, '미래를 산다' 중에서


각 단락의 소주제문

[] : 자연 과학과 기술의 발전에 비해 인문 과학이 뒤떨어져 있는 것은 학문 연구의 장래와 관련하여 중대한 문제이다.

[] : 인생의 궁극적인 목적은 정신적 실재와 영적으로 교감하고 그것과 조화하는 데 있다.

[] : 인간은 정신과 물질이라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어서 적당한 균형을 잡는 것이 필요하다.

[] : 기술이 우리들에게 준 물질적 힘은 도덕적 중립이므로 물질적 힘이 크면 클수록 통찰력과 용기가 더욱 필요해진다.

[] : 각국 정부가 국제적 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해 과학 발전을 더욱 장려하고 있어 물질적인 면과 정신적인 면의 불균형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 : 인류는 과학 기술을 옳게 쓰기 위한 정신적인 힘을 갖고 있지 않으므로 물질적 힘의 부작용에 대해 불안해 하고 있다.

[] : 인류는 적절하게 인간성을 다룰 수 있는 방법을 배우는 데 최우선권을 두어야 한다.

 

이 글에 대하여

미래를 산다는 영국의 역사가이면서 문명 비판가인 아놀드 토인비(18891975)의 저서이다. 이 책은 토인비와 일본의 와까이즈미 교수가 현대 인류의 당면 과제에 대해 나눈 대화를 엮은 것이다. 토인비는 여기서 인류는 과학과 기술의 진보에 의해 과연 행복해졌는가’, ‘발전된 과학 기술 문명을 따라가지 못하고 정신과 과학 기술의 간격이 더욱 확대되는 것은 아닌가’, 그리고 인류의 장래에는 무엇이 약속되어 있는가등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이 글에서는 과학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문·사회 과학 역시 비례적으로 발전되어야 하는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다. 과학 기술 자체는 도덕적인 중립을 특징으로 하기 때문에 정신적인 면의 통찰을 가능하게 하는 인문 과학이 함께 발달되어야만 인류의 장래가 긍정적이라는 것이다.

 

어휘풀이

1) 유기체(有機體) 생물에서, 유기적으로 이루어진 생활 기능을 가진 조직체, 곧 동식물 따위. 많은 부분이 일정한 목적 아래 통일·조직되어 그 각 부분과 전체가 필연적 관계를 가진 것

2) 교감(交感) 서로 접촉되어 감응(感應)

3) 정체(停滯) (사물의 흐름이) 더 나아가지 못하고 한곳에 머물러 막힘

4) 통찰력(洞察力) (사물을) 환히 꿰뚫어 보는 능력

5) 적격(適格) (어떤 일에) 자격이 알맞음, 또는 그 자격

6) 장려(奬勵) 권하여 힘쓰게 함

 

생각해보기

1.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으로 알맞지 않은 것은?

우리는 과학기술보다는 인문과학의 발전에 더 노력해야 한다.

인간은 인문·사회과학보다는 과학과 기술에 더 소질이 있다.

우리는 과학기술을 더 이상 발전시켜서는 안 된다.

세계가 현재와 같은 위험한 상태에 빠져 있는 것이 과학과 기술의 태만 때문은 아니다.

과학 기술의 성과는 돌이킬 수 없다.

 

2. 이 글을 바탕으로 과학 기술이 인문 과학보다 더 발전하게 되는 이유를 250자 내외로 작성하라.

 

~~ 그렇구나

 

주장과 논거

이 글에서는 과학의 시대인 오늘날에 인문 과학이 더욱 필요한 이유를 밝히고 있다. 인간은 물질로 이루어진 유기체인 동시에 정신을 소유하고 있는 존재이기 때문에, 물질적 측면과 정신적 측면이 고르게 발전해야 한다. 그런데 오늘날 각국 정부는 부와 군사력을 증대시킬 목적으로 과학 기술을 정책적으로 장려하고 있고 이로 인해 인문·사회 과학은 상대적으로 뒤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현실이 문제가 되는 것은 과학 기술이 선에도 악에도 쓸 수 있는 도덕적인 중립을 특징으로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과학 기술을 올바르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인문 과학의 발전에 더욱 힘을 써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주장이다. 이같은 주장 자체는 분명하게 나타나 있으나 이에 대한 구체적인 논거 제시는 미흡하다. 인문 과학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필자의 입장이 설득적으로 읽혀지기 위해서는 과학 기술이 도덕적으로 중립이라는 사실이 입증되어야 한다. 핵 에너지나 유전 공학 기술의 활용과 같은 구체적인 예를 통해 과학 기술의 도덕적 특성을 보여 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일 것이다. 또한 인간은 정신적인 면을 통찰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진술 역시 객관적인 논거없이 필자의 진술만으로 이루어져 있어 타당성이 미흡한 편이다.

 

구성

이 글은 과학 기술의 발전 정도에 비례해서 인문·사회 과학도 함께 발전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물질과 정신의 부조화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 ()문제 제기의 성격을 띠고 있으므로 서론으로 볼 수 있다. 본론의 첫부분에서는 물질적인 면과 정신적인 면을 함께 갖고 있는 인간의 특성을 개괄하고 과학 기술과 인문 과학이 함께 발전해야 함을 역설()()하고 있다. 그리고 이같은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정신과 물질의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는 현실을()()밝히면서 가치 중립적인 과학 기술의 편향된 발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같은 본론의 내용을 토대로 정신적인 영역을 다루는 인문 과학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논지를 제시하고 있는 ()를 결론으로 볼 수 있다.

 

표현

과학 기술만을 중요시하는 현대인들에게 왜 정신적인 면을 다루는 인문 과학이 필요한지를 독자와 마주보며 이야기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청소년을 상대로 한 글이기 때문에 어조와 표현이 쉽고 간결하다.

 

생각해보기

1. 과학 기술을 더 이상 발전시키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과학 기술과 함께 인문 과학도 발전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2. 인류는 본래 자연을 다루는 데는 상당한 능력을 갖고 있지만 인간 자신과 정신적 존재를 다루는 능력은 부족하다. 그런 까닭에 문명 발전 단계 때부터 서로가 평화롭게 사는 것보다는 과학 기술을 응용함으로써 비인간적인 자연을 지배하는 방법을 배우는 쪽에 더 많은 힘을 써 왔다. 더욱이 현대 사회의 각국 정부는 부와 군사력을 만들 수 있는 과학 기술의 발전에 더욱 힘을 쏟고 있기 때문에 두 분야의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

 

-도서출판 늘 푸름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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