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해연습1 / 공자, 인간과 신화
by 송화은율
1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 민주 정치에서는 궁극적인 권력이 국민 전체에게 있지만, 전체 국민은 정치 방면에 관한 한 아마추어보다도 훨씬 못한 것이 보통이다. 왜냐하면 아마추어는 ‘애호가’이지만, 민주 정치 아래서의 국민들은 정치 과정에 참여하는 것을 반드시 좋아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은 정치에 만족하면 할수록 정치 참여에는 더욱 더 무관심해진다. 그러므로 어느 의미에서 훌륭한 민주 정치는 바로 민주 정치의 최대의 적인 셈이다. 왜냐하면 국민이 감시를 게을리할 때는 민주주의의 적이 국가를 장악할지도 모른다는 위험이 항상 있기 때문이다.
㈏ 또 민주주의는 보다 미묘한 지적 딜레마에도 봉착하고 있다. 정치 철학자들은 협동적인 국가의 국민은 정부를 신뢰하여야 한다는 점에서 공자와 견해를 같이한다. 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은 정부의 목적은 물론 그 방법을 결정하는 데도 일정한 참여를 해야 하므로 정치의 기본적인 철학에 대해 어느 정도의 합의점을 갖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국민에게 그런 철학을 지정할 수도 없을 뿐 아니라, 어떤 신념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비판이나 토론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든가, 문젯거리가 될 이유가 없다든가 하는 따위의 주장은 할 수가 없다. 바로 이 때문에 지금까지도 민주 정치는 독재 정치의 선전에 취약점을 보여 왔지만, 앞으로도 항상 그럴 것이 틀림없다. 이에 대항하여 민주주의는 스스로 자신을 지키지 않으면 안 되지만, 그렇다고 언론 자유의 정당한 행사를 금지해서는 안된다.
㈐ 민주주의를 위한 최대의 싸움은 악에 대한 극적인 투쟁이 아니라, 개개인의 마음 속에서 조용히 진행되는 ㉠ <권태>에 대한 투쟁이라는 것을 공자는 인식하였던 것 같다. 독재 정치는 겉으로만 화려하거나 모든 문제를 최종적으로 해결한다는 따위의 구호로 사람을 유혹한다. 그러나 민주 정치는 소박한 인간의 긍지와 인류의 행복을 위해 부단히 일할 수 있는 기회만을 제공할 뿐이며, 그 보상은 계속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뿐이다.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은 결코 끝이 있을 수 없으며, 정적(靜的)인 완벽성을 의미하는 완벽한 국가나 정치 제도는 민주주의의 최고 목표가 될 수 없다. 사물이 변화하는 것을 정지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환상이 기 대문이다. 민주주의가 바랄 수 있는 것은 새로운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인간을 만드는 것뿐이다.
㈑ ㉡ <“인간은 ‘도(道)’를 확충시킬 수 있지만 ‘도(道)’는 인간을 확충시킬 수 없다.”> 이것은 오늘날 ‘민주주의적인 생활“이라고 하는 것과 유사하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공자는 근대 민주주의에서 이따금 연상되는 것보다 더 큰 열정과 열의를 갖고 그것을 주장하였다는 점뿐이다. 이러한 열의가 없으면 협동적인 사회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공자는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 공자는 인간을 신뢰하였다. 물론 그는 모든 사람을 다 신뢰할 정도로 순진 무구한 사람은 아니었지만, 인간은 대부분 성실한 존재라고 믿었다. 그는 모든 사람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협동적인 국가의 진정한 구성원으로 만들기 위하여 모든 사람에게 일정한 교육을 베풀어야 한다고 주장하였으며, 그 중에서 유능하고 유덕한 자질을 보인 사람들은 더 많은 교육을 시킨 후 권력 있는 자리에 앉히자고 제안하였다. 일단 그 자리에 앉은 사람들은 자기가 생각하는 최선의 판단에 따라 정치를 해도 좋다는 것이 공자의 생각이었다. 그는 장기적으로는 일반 백성도 관리의 잘잘못을 판별할 수 있을 것으로 믿은 것이다.
<H. G. 크릴, 「공자, 인간과 신화」>
1. 윗글 전체의 내용을 30자 내외 (띄어쓰기 포함)로 쓰라.
♣ 윗글의 ㈎·㈏·㈐에서는 현대의 민주주의에 나타나는 일반적 현상이 기술되어 있고, ㈑·㈒에서는 공자의 인간에 대한 신뢰와 협동적인 사회를 건설하려는 공자의 현실적인 방책이 제시되어 있다. 따라서 윗글은 현대적 시각에서 공자의 사상에 나타난 민주주의적 성격을 고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 공자의 정치 사상은 현대 민주주의 사상과 밀접한 관련(공통된 특징)을 갖고 있다.
2. 윗글에 근거하여 ㉠이 의미하는 바를 세 어절이나 네 어절로 쓰라.
♣ 민주주의 정치 제도는 완벽한 것도 완성된 것도 아니다. 따라서 기존 정치에 만족하는 것은 그 발전의 가능성을 포기하는 것이다. 또한 국민이 현실의 정치에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보이지 않는다면 독재 정치와 같은 민주 정치의 최대 적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독재 정치와 같은 비민주적인 정치가 등장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적극적인 관심이 있어야 한다. ㈎의 중간 부분에 정치 참여의 무관심이란 표현이 나온다.
⇒ 정치 참여에 대한 무관심
3. 윗글에서 공자의 사상적 기반을 단적으로 나타내는 문장을 찾아 첫 어절과 끝 어절을 쓰라.
♣ 공자의 민주주의적 사상과 민주주의적 생활 방식의 권장은 현실을 이끌어 나가는 인간에 대해 신뢰가 없다면 실현이 불가능한 것이다. 공자의 인간에 대한 신뢰는 현대 민주주의에서 최고의 덕목으로 삼는 인간 존중의 사상과 접목된다.
⇒ 공자는 ~ 신뢰하였다.
4. 윗글에 근거하여 ㉡의 의미를 50자 내외(띄어쓰기 포함)로 풀어 쓰라.
♣ 동양 사상의 가장 중요한 개념인 ‘도(道)’는 인간이 지향해야 할 궁극적인 경지다. 그런데 ㉡의 의미에 의하면 인간은 고정된 도에 자신을 종속시키는 것이 아니라 주체적으로 도를 확충해 나가는 것이 된다. 따라서 이 표현은 현실을 더욱 더 이상적인 상태로 만들어 나가기 위한 인간의 주체적인 노력을 강조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의 원문은 ‘人能弘道 非道弘人(인능홍도 비도홍인)’이고 본문의 ‘확충시킨다’의 의미는 ‘넓히고 충족되게 만든다’는 뜻으로서 원문의 ‘넓을 홍(弘)’자를 의역한 것이다.
⇒ 인간의 ‘도(道)’에 수동적으로 지배당하는 것이 아니라 ‘도(道)’를 주체적․능동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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