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의 인격과 무대 / 이광수
by 송화은율
도산의 인격과 무대 / 이광수
安島山[안도산]에 對[대]하여는 여러 가지 事情[사정]으로 그의 人格[인
격]이나 手腕[수완]을 充分[충분]히 말하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내가 아는 安島山[안도산]은 「참」과 「참음」의 사람이라고 봅니다. 그
에게는 發表[발표] 아니하는 것이 있을지언정 表裏[표리]도 없고 權變[권
변]도 없고 陰謀[음모]도 없읍니다.
世上[세상]에서 혹은 그를 誤解[오해]하는 이가 있지마는, 좀 패러독스
같지마는 이 誤解[오해]가 다 그의 참되어 꾸밈과 權變[권변] 없는 데서 온
것입니다. 그에게는 接[접]하는 모든 사람을 다 愉快[유쾌]하게 하고, 다
親[친]하게 할 만한 權變[권변]과 假飾[가식]과 諂曲[첨곡]을 부리려면 부
릴 재주는 넉넉하다고 생각합니다마는, 이 「거짓」이라는 것을 自己[자기]
個人[개인]에게서 빼어 버리고, 朝鮮[조선] 사람에게서 빼어 버리자는 것을
一生[일생]의 大願[대원]을 삼고, 또 一生[일생]의 職分[직분]을 삼고 있읍
니다. 또 그가 참음을 힘쓴다 함은, 그는 일찍 사람이나 일이나 물건에 對
[대]하여 성을 내거나 화를 내거나 싫은 생각을 내이는 것을 본 사람이 없
읍니다.
島山[도산]의 人格[인격]은 以上[이상]에 말씀한 두 기둥 위에 선 것이라
고 믿습니다.
島山[도산]의 手腕[수완]에 對[대]하여서 말씀하면, 그 中[중]에 特長[특
장]되는 것은 經綸[경륜]인가 합니다. 이 點[점]에는 그는 어디까지나 實際
的[실제적]입니다. 그는 이 點[점]에서 決[결]코 空想家[공상가]가 아닙니
다.
島山[도산]에게 어떤 舞臺[무대]를 提供[제공]하였으면 좋겠는가에 對
[대]하여서는 말할 수 없읍니다. 왜 그런고 하면 島山[도산]은 어떤 處地
[처지]에 있든지 自己[자기]의 舞臺[무대]를 自己[자기] 손으로 만드는 사
람입니다.
만일, 그래도 假想[가상]으로, 만일 島山[도산]에게 무엇을 提供[제공]해
보라고 하면, 나는 幼穉園[유치원]에서부터 普通學校[보통학교]·男女[남
녀] 高等[고등] 普通學校[보통학교]·男女[남녀] 專門學校[전문학교]와 大
學[대학]과 같은 것을 包含[포함]한 學園[학원]을 맡기고 싶읍니다. 이것이
島山[도산]이 가장 즐겨할 뿐 아니라 가장 능란한 舞臺[무대]일까 합니다.
島山[도산]의 學校[학교]에서 몇 달만 배운 사람이라도 特色[특색] 있는 訓
練[훈련]을 받아서 特色[특색]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은 이미 大成學校[대성
학교]에서 實驗[실험]된 것이 지마는 只今[지금]은 그 能力[능력]이 더욱
圓熟[원숙]하였을 것을 믿습니다.
(一九三五年十二月[일구삼오년십이월] 《三千里[삼천리]》
第七卷第十一號[제칠권제십일호] 所載[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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