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비 현상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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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비 현상

 

 

누구라도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에 핵 폐기물을 저장하는 시설이 유치되거나 산업 쓰레기를 반입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다. 비록 그런 일이 사회 전체로 볼 때는 반드시 필요하고, 과학적으로 안전성이 입증되고 인체에 해가 없음이 확실하며 아무리 조심한다고 하더라도 득이 되지는 않기 때문에 우리 마을에는 그러한 시설이 들어서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Nimby : Not In My Backward)는 생각이 일반적이다. 특히 3대 혐오 시설이라 불리는 쓰레기 매립장, 분뇨 처리장, 화장장 등을 특정 지역에 가설할 것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만 나가면 즉각 그 지역 주민들의 집단 민원이 발생한다. 이러한 님비 현상과 아울러 그린벨트(개발 제한 구역)나 절대 농지 등과 관련한 지역 주민의 재산권 주장 또한 우리가 흔히 보게 되는 집단 이기주의의 예라 할 것이다. 이러한 집단 이기주의는 지방 자치제의 실시 및 정착과 함께 더욱 강도가 높아질 것으로 추측되는데 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하다 하겠다. 사회 전체로 보아 반드시 필요하다 해서 개인의 권익이 무차별적으로 무시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님비 현상으로 대표되는 집단 이기주의가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어떤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근거로 이를 옹호하기도 한다. 첫째, 그 지역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지역 주민들이며 현재 우리가 누리는 많은 역사적, 문화적 유산도 따지고 보면 님비 현상의 결과라 할 수 있다. 둘째, 님비 현상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마땅히 용인되어야 하는 개인의 권리 주장이다. 셋째, 과거 답습적이고 보수적인 정책 결정 과정에 대한 비판이다.

 

이처럼 님비 현상의 정당성도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불행히도 우리 나라에서 발생하고 있는 님비 현상은 대개 절박한 환경 문제와 관련이 있거나 사회의 안정 또는 발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들이어서 지역 주민들의 주장이 관철되기 어려운 점이 있다. 특히 폐기물 처리 시설의 경우 유치를 반대하는 집단 민원이 증가하는 추세에 있는데, 그것이 생활 쓰레기이건 산업 쓰레기이건 간에 생활 수준이 향상되고 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발생한 당연한 귀결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구체적인 대책 마련이 보다 시급하다. 폐기물은 날로 늘어나게 마련인데 생활 쓰레기의 매립지를 확보하지 못해 도시는 물론이고 농촌이 쓰레기 더미에 묻혀 버린다거나 산업 쓰레기를 처리하지 못해 기업이 생산 활동을 멈추는 사태가 벌어진다면 결국 그 피해는 사회 구성원 모두가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볼 때 님비 현상은 그 정당성은 충분히 인정된다 하더라도 우리 나라에서는 국민 전체의 합의로 극복해야 하는 사회 문제라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사회의 이익과 개인의 이익은 언제나 배치되게 마련이니 결국 개인이 양보하는 수밖에 없다는 얘기는 결코 아니다. 오히려 손해를 보는 개인에 대한 사회의 책임이 더욱 강조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 그러한 문제들과 직접 연관된 중앙 정부나 지방 자치 단체, 그리고 기업 등이 개인의 권익 보호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 대가를 충분히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한 인식의 전환이 사회적인 공감대를 얻을 때 우리는 집단 이기주의를 극복하고 더 나은 사회를 이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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