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문학창고

농무 / 신경림 / 해설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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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무  신경림

징이 울린다. 막이 내렸다.

오동나무에 전등이 매어 달린 가설 무대

구경꾼이 돌아가고 난 텅 빈 운동장

우리는 분이 얼룩진 얼굴로

학교 앞 소줏집에 몰려 술을 마신다.

답답하고 고달프게 사는 것이 원통하다.

꽹과리를 앞장세워 장거리로 나서면

따라붙어 악을 쓰는 건 조무래기들뿐

처녀애들은 기름집 담벽에 붙어 서서

철없이 킬킬대는구나

보름달은 밝아 어떤 녀석은

꺽정이처럼 울부짖고 또 어떤 녀석은

서림이처럼 해해대지만 이까짓

산 구석에 처박혀 발버둥친들 무엇하랴.

비료값도 안 나오는 농사 따위야

아예 여편네에게나 맡겨 두고

쇠전을 거쳐 도수장 앞에 와 돌 때

우리는 점점 신명이 난다.

한 다리를 들고 날라리를 불꺼나

고갯짓을 하고 어깨를 흔들꺼나.

창작과 비평 가을호 (1971)


<감상> 1970년대 산업화 과정에서 소외되고 강요된 희생 속에서 농민들이 느끼는 한과 울분을 풍자와 반어의 기법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이 시의 슬픔과 울분은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 꺽정이서림이,  우리라는 소외 계층 모두의 슬픔이요 울분이다.

 

 주제 ; 소외된 농민들의 한과 울분.

슬픔과 절망감.

 정서 ; 원통함과 절망감

 성격 ; 서사적 성격

 

 농무의 성격 ; 화자의 절망감이 농무를 통해 형상화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흥겨운 농무이지만, 그 이면에는 살의가 느껴질 정도의 울분과 한이 함축되어 있는 춤이요 노래이다.

 

16: 농무를 끝내고 고달픔을 술로 달램.

 

 텅 빈 운동장 ; 공허감.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

 

 공허함과 고달픔을 소주로 달램.

 답답함, 고달픔  원통함 ; 정서의 직서적 표출

710: 장거리에서의 농무

 젊은이는 없고 구경꾼은 어린아이뿐인 농촌의 현실, 산업화로 인해 소외된 농촌의 현실 형상화  신명이 나지 않음.

1116: 피폐한 농촌 현실에 대한 울분

 울분과 한을 춤과 노래로 표현함.

 농무의 춤과 노래 ; 울부짖음. 해해댐  발버둥.

 

 15 ; 피폐한 농촌 현실을 직접적으로 드러냄.

 원통함. 울분의 원인 제시

1720: 절망감소외감을 신명으로 풀려 함.

 도수장 ; 살의를 느낄 정도의 강한 울분, 분노

 신명이 난다 ; 반어법

 


 신경림(1935 ) 시의 특징

첫시집 농무(1973)로 제1회 만해 문학상 수상.

 

가난하고 억압받는 자의 편에서 그는 고급의 예술성보다는 이념의 위의(威儀)를 드러내었고,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민요조의 설핏한 가락들을 시의 질()로 빚어내었다.

 

독백조의  우리로 바뀌며, 집단 정서에 의한 공동체적 동일성을 수용한다. 서정성보다는 사실성을 부여하기 위한 서사적 요소를 도입, ‘우리 모두의 노래로 틀이 잡힌다.

 

신경림의 시는 민중시라 하더라도 주로 농촌농민으로 자신을 국한시킨다. 현대의 특징이 문명적, 도시적이지만, 그의 시는 거의 농촌을 떠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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