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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계 장터 / 신경림 / 해설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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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계 장터  신경림

하늘은 날더러 구름이 되라 하고

땅은 날더러 바람이 되라 하네.

청룡흑룡 흩어져 비 개인 나루

잡초나 일깨우는 잔바람이 되라네.

뱃길이라 서울 사흘 목계 나루에

아흐레 나흘 찾아 박가분 파는

가을볕도 서러운 방물장수 되라네.

 

산은 날더러 들꽃이 되라 하고

강은 날더러 잔돌이 되라 하네.

산서리 맵차거든 풀 속에 얼굴 묻고

물여울 모질거든 바위 뒤에 붙으라네.

민물 새우 끓어 넘는 토방 툇마루

석삼년에 한 이레쯤 천치로 변해

짐부리고 앉아 있는 떠돌이가 되라네

 

하늘은 날더러 바람이 되라 하고

산은 날더러 잔돌이 되라 하네.

<엘레강스>(1976)


 신경림(1935) ; 1956 <문학 예술> 갈대로 등단. 초기에는 관념적 측면에서 인간 존재를 탐구하는 시를 쓰다가, 60년대 이후에는 농촌의 현실 문제에 관심을 가지면서 향토적 정서를 토대로 한 민중의 삶을 민요조로 노래하였다.

 

<감상> 1 16행의 자유시이다. 4음보의 민요조 가락과 일상어의 효과적 구사, 방랑과 정착의 심상의 교차 등을 통하여 이 시는 생동감 있게 전개된다. 특히 토속적인 소재와 어휘들이 목계 나루의 서정을 물씬 풍기게 하고 있다.

구름’, ‘바람으로 표상되는 방랑의 심상과 들꽃’, ‘잔돌로 표상되는 정착의 심상 사이에서 방물장수와 떠돌이의 길을 살아갈 수밖에 없는 민중들과 시인 자신의 운명을 은근히 암시하고 있는 수법이 뛰어나다.

 

 주제 ;

떠돌이 민중들의 삶의 갈등과 그 극복 의지

 

1: 뿌리 뽑힌 민중들의 삶의 정서

 유랑 의식. 체념적. 서러움.

 구름, 바람, 방물장수 ; 유랑 의식. 유랑의 운명

 목계 나루 ; 한강의 나루터

 

2: 일시적 정착의 삶

 들꽃, 잔돌 ; (일시적) 정착의 이미지.

 산서리, 물여울 ; 시대적 시련

 34 ; 시련을 피하고자 하는 민중의 모습

 5-7 ; 떠돌이의 고달픈 삶.

 

3: 유랑의 삶과 일시적 정착의 삶의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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