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 감상과 작품개관 / 조세희
by 송화은율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 감상과 작품개관 / 조세희
작가 조세희의 실험정신이 담긴 난해한 작품이다. 과거와 현재가 뒤섞여 서술되는데 그것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아 사건의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기가 어렵다. 시점에 있어서도 3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소설은, 1장은 난쟁이의 남매 중 맏형인 영수, 2장은 둘째 영호, 3장은 막내 영희의 시점으로 각각 서술되는 복합적 구성으로 되어 있다. 이러한 것이 작가의 실험정신의 일단으로 보여지지만, 그것으로 인해 획득되는 문학적 성과는 그다지 커 보이지 않는다.
이 작품의 중심 갈등은,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사이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그것은 '천국'과 '지옥'으로 비유된다. 영수(맏이)는 가진자와 못 가진자의 대립에서 피해자라는 의식을 가진다. 난쟁이는 선량하지만 힘이 없고, 그들은 부도덕해도 힘이 있다는 인식이다. 난쟁이의 이 가난과 불평등은 역사적인 것이라고 생각하며, 이러한 삶은 3남매에게로 그대로 물려질 것이며, 그들이 저항하면 저항할수록 더욱 사회로부터 핍박을 받는 것이 못 가진 자들의 비애이며 굴레인 것이다. 사회의 중심에 설 수 없기에 항상 소외되고 위축되어 있다. 이 왜소한 자아의 모습은 '난쟁이'로 상징화되어 있으며, 난쟁이는 신체적 왜소함을 넘어서서 사회적 신분의 왜소화를 가져오게 된다.
난쟁이 아버지에게 있어서 지섭이라는 청년은 아버지의 행동을 결정지어주는 중요한 사람이다. 지섭은 아버지에게 열심히 일하고, 나쁜 짓을 하지 않고, 기도를 열심히 하고서도 삶이 이렇다면 이 땅을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는 죽은 땅이라고 말하면서, 이 땅을 떠나 달나라로 떠나야 한다고말한다. 이 말에 아버지는 공감하고 그 삶의 지표를 지섭이 설정한 것에 맞춘다. 따라서 지섭이 꿈꾸는 세계(달나라)야말로 이 소설이 최종적으로 향해 있는 지점이 된다.
못 가진 자들도 행복을 꿈꾼다. 달나라로 가는 것을 꿈꾼다. 괴로울 때마다 달나라로 난쟁이는 작은 쇠공을 쏘아 올린다. 물론 그 공이 지구에 다시 떨어지는 것처럼 난쟁이도 결국 꿈을 이루지 못할 것이다. 실제로 난쟁이는 가능한 한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굴뚝 높은 곳에 올라 그의 꿈을 비상해 본다. 그러나 난쟁이는 나중에 그 굴뚝에서 떨어져 죽는다. 즉 난쟁이의 비상은 곧 추락이었다. 세상은 비상을 용납하지 않고 철저히 추락만을 준다. 그것은 말할 수 없는 한으로 표상된다. 달나라라는 실현될 수 없는 유토피아를 꿈꾸는 인물들에게서 우리는 더 큰 비극을 느낀다.
못 가진 자들이 이처럼 사회적 갈등으로 인해 핍박받으면서도 그들을 지켜주는 것은 사랑이다. 난쟁이 아버지와 어머니 간의 사랑, 그리고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은 이 작품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아울러 영수와 명희의 수줍은 사랑은 3장에서 부동산 투기꾼이 영희와 맺는 육욕에 의존한 사랑과 대비된다. 아울러 난쟁이가 꿈꾸는 행복한 사회 역시 서로간의 사랑과 도덕성이 지켜지는 사회였다.
[작품개관]
① 인물 설명
- 아버지 : 난쟁이, 소외계층을 대표하는 인물. 성실하고 근면하나 매사에 소극적임
- 어머니 : 자상하고 인간미가 넘치는 긍정적 인물
- 영수 : 장남. 수재이나 가난으로 학업을 중단한 적극적이고 진취적이며 합리적인 인물
- 영호 : 둘째. 형과 같은 인쇄소에 나가면서 형을 존경함.
- 영희 : 막내. 가족을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는 헌신적 인물
- 명희 : 영희의 친구. 가난 때문에 희생하는 물질 만능의 피해자
② 배경 : 산업화와 도시 재개발이 한창이던 1970년대 후반기, 서울의 어느 재개발 지역
③ 시점 : 1인칭 주인공 시점(시점의 넘나듦)
④ 갈등구조 : 가진자와 못 가진 자의 대립과 갈등
⑤ 주제 : 도시 빈민의 가난한 삶과 처참한 패배의 한 소외된 사람들의 성실한 삶과 철거 대책에 대한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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