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관련된 고사성어와 배경설화
by 송화은율꿈과 관련된 고사성어와 배경설화
① 호접지몽
전국시대의 사상가 장자(莊子)는 맹자와 같은 시대의 인물로서 사물의 시비와 선악, 진위, 미추, 빈부, 귀천을 초월하여 자연 그대로 살아가는 무위자연을 제창한 사람이다.
장가가 어느날 꿈을 꾸었다. 자신은 꽃과 꽃 사이를 훨훨 날아 다니는 즐거운 자비 그 자체였다. 그러나 문득 깨어보니 자신은 분명 장주(莊周-장자의 본명)가 아닌가. 이는 대체 장주인 자기가 꿈 속에서 나비가 된 것일까? 그렇지 않으면 자기는 나비이고 나비인 자기가 꿈 속에서 장주가 된 것일까? 꿈이 현실인가? 현실이 꿈인가? 그 사이에 도 대체 어떤 구별이 있는가? 추구해 나가면 인생 그 자체가 하나의 꿈이 아닌가.
이와 같은 장자의 사물과 자아의 구별을 잊음 혹은 만물일체의 심정 및 인생의 덧없음을 이야기해 '장자지몽' 혹은 '호접지몽'이라고 한다.
② 남가 일몽
당(唐)나라 9대 황제인 덕종(德宗 : 780-804) 때 광릉(廣陵) 땅에 순우분(淳于 )이란 사람이 있었다. 어느날, 순우분이 술에 취해 집 앞의 큰 홰나무 밑에서 잠이 들었다. 그러자 어디서 남색 관복을 입은 두 사나이가 나타나더니 이렇게 말했다.
"저희는 괴안국왕(槐安國王)의 명을 받고 대인(大人)을 모시러 온 사신이옵니다."
순우분이 사신을 따라 홰나무 구멍 속으로 들어가자 국왕이 성문 앞에서 반가이 맞이했다. 순우분은 부마(駙馬)가 되어 궁궐에서 영화를 누리다가 남가(南柯) 태수를 제수(除授)받고 부임했다. 남가군을 다스린 지 20년, 그는 그 간의 치적을 인정받아 재상(宰相)이 되었다. 그러나 때마침 침공해 온 단라국군(檀羅國軍)에게 참패하고 말았다. 설상가상(雪上加霜)으로 아내까지 병으로 죽자 관직을 버리고 상경했다. 얼마 후 국왕은 '천도(遷都)해야할 조짐이 보인다'며 순우분을 고향으로 돌려보냈다.
잠에서 깨어난 순우분은 꿈이 하도 이상해서 홰나무 뿌리 부분을 살펴보았다. 과연 구멍이 있었다. 그 구멍을 더듬어 나가자 넓은 공간에 수많은 개미의 무리가 두 마리의 왕개미를 둘러싸고 있었다.
여기가 괴안국이었고, 왕개미는 국왕 내외였던 것이다. 또 거기서 '남쪽으로 뻗은 가지[南柯]'에 나 있는 구멍에도 개미떼가 있었는데 그곳이 바로 남가군이었다.
순우분은 개미 구멍을 원상태로고쳐 놓 았지만 그날 밤에 큰 비가 내렸다. 이튿날 구멍을 살펴보았으나 개미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천도(遷都)해야할 조짐'이란 바로 이 일이었던 것이다.
【동의어】남가지몽(南柯之夢), 남가몽(南柯夢), 괴몽(槐夢)
【유사어】한단지몽(邯鄲之夢), 무산지몽(巫山之夢), 일장춘몽(一場春夢)
③ 노생지몽
당나라 현종(玄宗) 때의 이야기이다. 도사 여옹이 한단(邯鄲 : 河北省 所在)의 한 주막에서 쉬고 있는데 행색이 초라한 젊은이가 옆에 와 앉더니 산동(山東)에 사는 노생(盧生)이라며 신세 한탄을 하고는 졸기 시작했다. 여옹이 보따리 속에서 양쪽에 구멍이 뚫린 도자기 베개를 꺼내 주자 노생은 그것을 베고 잠이 들었다.
노생이 꿈 속에서 점점 커지는 그 베개의 구멍 안으로 들어가 보니 고래등 같은 기와집이 있었다. 노생은 최씨(崔氏)로서 명문인 그 집 딸과 결혼하고 과거에 급제한 뒤 벼슬길에 나아가 순조롭게 승진했다. 경조윤(京兆尹)을 거쳐 어사대부(御史大夫) 겸 이부시랑(吏部侍郞)에 올랐으나 재상이 투기하는 바람에 단주자사(端州刺史)로 좌천되었다. 3년 후 호부상서(戶部尙書)로 조정에 복귀한 지 얼마 안 되어 마침내 재상이 되었다. 그 후 10년간 노생은 황제를 잘 보필하여 태평성대를 이룩한 명재상으로 이름이 높았으나 어느날, 갑자기 역적으로 몰렸다. 변방의 장군과 결탁하여 모반을 꾀했다는 것이다.
노생과 함께 잡힌 사람들은 모두 처형 당했으나 그는 환관(宦官)이 힘써 준 덕분에 사형을 면하고 변방으로 유배되었다. 수 년 후 원죄(寃罪)임이 밝혀지자 황제는 노생을 소환하여 중서령(中書令)을 제수(除授)한 뒤 연국공(燕國公)에 책봉하고 많은 은총을 내렸다. 그 후 노생은 모두 권문세가(權門勢家)와 혼인하고 고관이 된 다섯 아들과 열 명의 손자를 거느리고 행복한 만년을 보내다가 황제의 어의(御醫)가 지켜 보는 가운데 80년의 생애를 마쳤다.
노생이 깨어보니 꿈이었다. 옆에는 여전히 여옹이 앉아 있었고 주막집 주인이 짓고 있던 기장밥도 아직 다 되지 않았다. 노생을 바라보고 있던 여옹은 웃으며 말했다.
"인생이란 다 그런 것이라네."
노생은 여옹에게 공손히 작별 인사를 하고 한단을 떠났다.
【동의어】
한단지몽(邯鄲之夢), 한단몽침(邯鄲夢枕), 일취지몽(一炊之夢),
영고일취(榮枯一炊), 황량지몽(黃梁之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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