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문학창고

꽃을 위한 서시- 김춘수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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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위한 서시- 김춘수


<핵심 정리>

 

감상의 초점

김춘수의 시 󰡔󰡕의 서시(序詩)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이 이세 동원된 미지 · 존재 · 무명 · 추억등의 시어들은 독일의 릴케(R. M. Rilke)가 주로 즐겨 쓰던 시어들로 그의 영향이 강한 시다.

이 시에서 ’, ‘신부는 꽃으로 비유된 대상물에 불과하다. 시적 화자는 그 모든 사물 속에 내재하는 존재의 본질을 끊임없이 추구해 마지 않는다. ‘는 무딘 촉수로 존재의 본질을 탐구하기 위해 고난의 몸부림을 거듭한다.

그러나 존재는 얼굴을 가리고 좀체로 그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다는 안타까움을 읊은 철학적 의미를 담고 있는 시다.

성격 : 관념적, 주지적, 상징적

어조 : 사색적, 열정적 어조

특징 : 단순한 산문체의 시 같으면서도 깊은 의미를 지닌 난해시다. 꽃으로 대표되는 사물 속에 담고 있는 본질적 가치를 추구하나 그 결과에 이르지 못하고 추구하는 자세 그 자체에 그친다.

구성 : 인식의 부재 상태(1,2)

인식에의 노력(3,4)

인식 실패의 안타까움(5)

제재 :

주제 : 꽃의 참모습을 인식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존재의 본질 인식에의 염원)

 

 

<연구 문제>

1. 이 시에서 가 가리키는 것을 밝히고, 그것과 같은 의미로 쓰인 시어를 찾아 그 상징 의미를 쓰라. 그리고 에 대해 어떠한 존재인지를 이 시의 주제와 관련하여 100자 이내로 쓰라.

<모범답> ‘을 가리키며, 같은 의미로 쓰인 시어는 신부로서 존재의 본질을 상징한다. 시적 화자인 는 존재의 본질을 끊임없이 탐구하나 본질 규명을 이루지 못하는 존재이다.

 

2. 존재의 본질 규명이 결국 이루어지지 못했음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두 어절의 시구를 찾아 쓰라.

<모범답> ‘얼굴을 가리운

 

3. 이 시에서 다음 작품의 밑줄 그은 부분과 같은 의미를 가진 시어를 찾아 쓰라.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모범답> ()

 

 

< 감상의 길잡이 1 >

릴케(R. M. Rilke)의 영향을 받아 존재론의 입장에서 사물의 내면적 깊이를 추구한 김춘수의 초기시에 해당한다. 그의 시 󰡔󰡕이 인식의 대상으로서의 존재가 남에게 바르게 인식되고 싶어하는 소망을 노래한 것이라면, 이 시는 반대로 인식의 주체로서의 화자가 존재의 본질을 인식하고자 하는 욕망을 읊은 것이다.

 

사물의 본질적 의미를 파악할 능력이 없는 ’(위험한 짐승)’()를 인식하려고 시도하면 는 더욱 미지의 세계로 숨어 버린다. 그리하여 꽃은 아무런 의미도 부여받지 못한 채, 불안정한 상태에서 무의미하게 존재하고 있다.

 

3연의 무명(無名)의 어둠이란 존재의 의미, 본질이 드러나지 않은 상황을 말한다. 이 무명(無名)의 상태를 보다 못한 는 의식을 일깨우는 불을 밝히고 인식을 위하여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다.

 

의 이 노력이 돌개바람처럼 문득 큰 힘으로 변하여 사물의 본질을 꿰뚫기만 한다면 는 드디어 꽃을 똑바로 인식하고 알맞은 이름을 붙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쩌랴. 꽃은 수줍은 신부(新婦)처럼 너울을 드리운 채 그 정체를 끝내 드러내지 않는 것을.

 

1950년대 김춘수는 을 제재로 한 일련의 시로 우리 시에 존재론의 문제를 끌어들임으로써 한국 시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는데, 이 시는 그 서시(序詩)에 해당하는 의의를 지닌다.

 

 

< 감상의 길잡이 2 >

존재론적 입장에서 사물에 내재하는 본질적 의미를 추구하는 이 시는 앞에서 설명한 시 <>에 대한 서시(序詩)’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이 인식의 대상으로서의 화자가 남에게 바르게 인식되고 싶어하는 소망을 노래한 것이라면, 이 시는 그와 반대로 인식의 주체로서의 화자가 존재의 본질을 인식하고자 하는 소망을 읊은 작품이다.

 

이 시에서 이 사물의 본질을 상징한다면, ‘미지어둠무명등은 사물의 본질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상태를 뜻하며, 화자는 그 무명의 세계에서 벗어나 사물의 본질, 즉 꽃의 의미를 파악하려고 몸부림치는 존재이다.

 

1연에서 화자는 사물의 본질을 모르는 자신을 위험한 짐승이라 하여 무지에 대한 자각을 보여 주고 있으며, 2연에서는 자신의 자각 없이는 역시 불완전한 상태임을 드러내고 있다. 또한, 3연에서는 추억의 한 접시 불이라는 모든 지적 능력과 체험을 다하여 존재의 본질을 파악하기 위한 화자의 몸부림과 절망을 나는 한밤내 운다로 표현하고 있으며, 4연에서는 비록 존재의 본질을 깨닫지는 못했어도 그것을 추구하기 위한 노력 나의 울음그 자체가 아름다운 것이라는 역설적 깨달음을 보여 주는 한편, 마지막 연에서는 결국 존재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고 만 자신의 안타까움을 얼굴을 가리운 신부’ - 꽃을 통해 제시하고 있다.

 

 

< 감상의 길잡이 3 >

사물의 본질에 도달하고자 하는 욕구와 그 불가능성이라는 철학적 주제를 다룬 작품.

이 시에서 `'은 사물에 내재해 있는 본질 혹은 본질적 의미로 해석된다. `'는 그것에 접근하여 해명하고자 하는 인식 주체이다. 그러나 그의 간절한 욕구와 시도에도 불구하고 사물의 본질은 밝혀지지 않는다. 그가 사물의 본질에 해당하는 것()을 포착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것은 이미 사라져 버리고 없다. 사물의 본질은 언제나 완전한 인식의 가능성 저편에 있으며, 마치 영원히 `얼굴을 가리운 나의 신부'와 같다. 이것이 대체로 정리해 본 이 시의 철학적 의미이다. 3, 4연은 이와 같은 좌절로 인한 슬픔과 비극적 의식을 노래한 것이다.

 

철학 술어로는 불가지론(不可知論, 참다운 실체는 결코 인식될 수 없다는 학설)이라 부르는 이 생각을 시인은 꽃이라는 사물을 초점으로 하여 표현했다. 그런 뜻에서 이 작품을 철학적, 사색적 이미지의 시라 할 수 있다.

 

2연에서 `'`위험한 짐승'이라고 하는 까닭은 `(, 사물)'의 참된 의미를 잡으려고 내가 손을 뻗치는 순간 그 대상이 되는 사물은 사라져 버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는 언제나 `' , 대상의 참모습을 잡으려고 하지만 그것은 영원히 불가능하다. 그리하여 제2연이 노래하듯이, 꽃은 `이름도 없이' 피었다 진다. 이름을 붙인다는 것은 사람이 사물을 인식하는 행위가 있어야 가능한데, 존재의 참모습으로서의 꽃은 인식될 수 없으므로 이름도 없이 머무르다가 사라지는 것이다.

3연에 보이는 `무명(無名)의 어둠'이란 이처럼 사물의 본질이 드러나지 않는 세계의 상황을 간결하게 압축한 구절이다. 시인은 이 괴로운 세계 속에서 밤새도록 운다. 그리고 그의 깊은 슬픔은 제4연의 독백처럼 존재의 어둠으로 가득 찬 세계를 떠돌다가 마침내 돌에 스민 금()으로 차갑게 굳어질 것이라고 예감된다. 울음으로 표출된 슬픔이 `돌개바람'이 되어 떠돌다가 석탑 속의 금으로 응결되리라는 시상은 매우 예리하고도 참신하다.

 

작품은 이러한 안타까움과 슬픔으로부터 솟아나오는 `'의 간절한 부름으로 끝맺어진다. `얼굴을 가리운 나의 신부'는 곧 영원히 잡을 수 없는 `'이요, 존재의 본질에 해당된다. [해설: 김흥규]

 

 

 

<맥락 읽기>

1. 화자는 누구인가?

 

2. 대상 혹은 듣는 이는 누구인가?

 

3. 화자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울고 있다.

 

4. 그 이유가 뭘까? 화자가 울고 있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는 연을 찾아 보자.

1(나는 위험한 짐승이다. 왜 나의 손이 닿으면 너는 미지의 어둠이 된다)

2(존재의 흔들리는 가지 끝에서 너는 이름도 없이 피었다 진다.)

 

#. 절망적 상황이란 게 대충 짐작이 가긴 하지만 좀 어렴풋하다. 좀더 구체화시켜 보자.

 

5. 시적 대상을 가리키는 다른 시구를 찾아 보아라.

미지(未知)의 까마득한 어둠, 얼굴을 가린 나의 신부

 

6. 이로 미루어 볼 때 대상은 화자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는가 ?

미지(未知)의 까마득한 어둠 : 알 수 없는 존재

얼굴을 가린 나의 신부 : 다가가고 싶으나 접근을 쉬 허락하지 않는 존재

 

7. 화자의 심정을 짐작해 볼 수 있는 시어를 찾아 보고 그것들을 통해 화자의 심정을 이야기 해보자.

나는 위험한 짐승, 나의 울음, 한밤내 운다.(자신의 부정적인 모습으로 괴로워하고 슬퍼한다.)

 

8. 자 그럼 화자가 처한 상황을 이해하겠지. 한번 정리해 보자.

다가가고 싶은 존재가 접근을 쉬 허락하지 않기 때문에 괴로워하고 슬퍼한다.

 

9. 이런 절망적인 상황을 얘기한 시어를 찾아 보아라.

무명의 어둠

 

10. 이런 무명의 어둠 즉 절망적인 상황에서 화자가 하는 행위는 ?

추억의 한 접시 불을 밝히고 한밤내 운다, 돌개바람이 되어 탑을 흔든다.

 

11. 그런 행위들이 뜻하는 바는 ?

절망적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 대상의 실체에 다가가기 위한 끝없는 노력을 한다.

 

# 참고 : 존재의 본질을 쉬 드러내지 않는 단단하고 묵묵한 돌탑을 흔들어 대상의 본질에 다가 서려는 노력

 

12. 그런데 과연 화자는 끝내 어떻게 될까? 울다가 세월 다 보내고 끝나는 걸까?

☞ ……

 

13. 대상의 인식을 위한 치열한 노력의 결과는 무엇인가 ?

돌에까지 스미면 금이 될 것이다.(실체 파악의 가능성이 엿보임)

 

14. 대상을 가리키는 시구가 어떤 변화를 보이고 있는지 비교해 보자. 그 변화의 속뜻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까마득한 미지의 어둠 얼굴을 가린 나의 신부여.

아직 그 실체에 다가간건 아니지만 완전한 어둠에서 약간은 실체에 다가간 듯하네요.

 

15. 5연의 나의 신부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

언젠가는 얼굴을 드러낼 것이다.(아직까지는 얼굴을 가린 상태이지만 대상이 너울을 가린 저 편에 얼굴을 가진 존재임을 알고 있는 한 그리고 그 가린 너울을 벗겨 내려는 치열한 노력이 있는 한 언젠가는 얼굴을 마주 보게 될 것이다.)

 

16. 이 시에서 말하는 는 무엇일까?

 

17. 기껏 꽃 한 송이를 두고 실체를 알 수 있느니 없느니 울고 불고 야단인데 도대체 뭘 얘기하고자 하는 걸까 ?

불가지론, 뭐 그런 철학적 내용이 아닐까요

그래 맞아. 우리가 대상을 인식하는 것이 쉬울 것 같지만 실은 그렇지 않단다. 뿐만아니라 그것이 대상의 본질, 대상 그 자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중에도 그렇지 않은 것도 또한 많단다.

 

 

<참고 이야기>

 

어이 자네 이름이 뭐지 ?

네 저요. 박대추요

태어나지마자 바로 이름이 있었을까 ?

그렇진 않을걸요.

그럼 니가 태어 났을 때 부모님들이 널 뭐라고 불렀것냐 ?

아가.강아지.내새끼.똥강아지 뭐 그랬겠죠

자네 박대추 맞지 ?

, 그걸 왜 또 물어요.

그런데 자네가 똥강아지일 때도 있었잖아

…………….

그러니까 박대추라는 건 지금의 자네를 남들이 인식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지 자네 그 자체는 아니잖아

…………….

그럼 너를 뭐라고 부르는 게 너를 온전히 제대로 나타내는 것일까 ?

…………….

 

이렇듯 대상에 대한 본질을 제대로 안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다음 경우를 한번 생각해 보자.

 

# 우리는 흔히 국민학교 중학교 때의 친구들을 만났을 때 그 친구의 이름은 생각이 나지 않지만 그의 별명만은 생각이 나는 때가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이 시를 참고로 생각해 보자.

 

--- 이름과 자신의 본질과는 그렇게 필연적인 것은 아니다. 그러나 별명은 그의 성격, 생김새 등등 그 사람 자신을 구성하고 있는 본질적인 것들과 좀더 깊은 관련이 있으므로 그 사람을 보는 순간 이름은 생각나지 않지만 별명은 생각날수 있는 것이다.

 

# ‘언어는 존재의 집이다는 명제가 있는 것처럼 언어는 분명히 어떤 대상을 표현하는 수단이고 또 그것을 인식하는 수단이다. 그러나 때로 오히려 그 언어가 대상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기도 한다. 그런 예를 한번 찾아 보자.

 

보기1) 자율학습 타율학습

(자율학습감독이라는 말도 있는데 자율학습인데 어떻게 감독이 있을 수 있나?)

 

보기2) 조기하교자 정상하교자

(전국 고등학교는 대부분 1,2,3학년 할 것 없이 밤 10,11시가 넘어야 하교할 수 있다. 아마 전국의 고등학교가 대부분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마찬가지가 아닐까. 그런데 정상적으로 그러니까 보충 수업까지 다 마치고 청소를 한 후 특별한 사정으로 집에 가는 학생들에게 소위 조기 하교증 이라는 것을 끊어준다. 몰래 도망가는 학생들을 방지하기 위해서. 그래서 6시 경에 집에 가는 학생은 조기하교자라 불리고 구박받는다. 그리고 조기 하교하기 때문에 담임 선생님께 죄스러워하고 친구들에게 미안해한다.)

 

# 주변의 다른 사물들이나 현상에 대해 본질에 딱 맞는 별명을 붙여보자.

보기) 교무실 치외법권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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