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문학창고

김동인의 문학세계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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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인

 

<1> 고교 <문학> 교과서에 실린 김동인 소설은 3편이다.

동아(김동욱) <배따라기> <붉은 산> 한샘(김흥규) <태형>

민성사 󰡔한국명단편선󰡕(1990) 배따라기, 감자, 발가락이 닮았다.
󰡔한국단편문학의 논리적 풀이󰡕(1993) 배따라기, 감자, 광화사, 붉은산
󰡔우리소설 50󰡕(1992) 배따라기, 태형, 붉은산
   
   

 

<2> 김동인 문학 세계에 대해서 이렇게 평가하고 있다.

 

# 김동인은 󰡔창조󰡕지를 통하여 현대적인 단편소설을 처음으로 개척한 사람의 하나다. 그의 대표작 <감자>는 당시 자연주의 소설의 귀감이라는 평을 받았다. - 동아(김동욱) 418

 

# 김동인의 소설에는 예술지상주의적 경향이 짙게 드러난다.

-동아(우한용) 40

김동인은 문학의 예술성을 강조하면서 단편 소설 양식을 확립하여 본격적인 근대소설의 출현을 가능하게 했다.<약한 자의 슬픔> <배따라기> <감자> 등을 남긴 그는 독특한 소설 문체를 이루었다. -175

 

# 김동인은 󰡔창조󰡕를 통해 <약한자의 슬픔>이라는 습작을 낸 후,낭만적 사실주의 작품인 <배따라기>를 거쳐 1920년대 중반의 <감자><발가락이 닮았다> 등에서 자연주의적 사실주의의 한국적인 전형을 보임으로써 이광수의 <무정>에서 노출된 이른바 계몽성,또는 교훈성을 탈각하여 한국 단편 소설을 예술적 차원으로 올려 놓는 데 공헌하였다.

-지학(김봉군) 200

 

김동인의 <감자>는 자연주의의 환경결정론에 들어맞는 작품이다.이 작품은 순진한 시골 처녀 복녀가 도회의 빈민굴로 이주하여 나쁜 환경에 놓임으로써 어떻게 타락하여 죽음에까지 이르는가를 보여주는 한국의 자연주의적 사실주의를 대표한다.

- 43

 

# 단일 묘사 방법이라는 방법론 : 김동인은 흔히 이광수의 계몽주의에 반발하여 순수 문학적 입장을 취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런데 김동인 자신은 작가란 창조자이기 때문에 작중인물을 마음대로 지배할 수 있어야 된다.즉 작중인물을 인형처럼 조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작가의 위치를 이처럼 전지전능한 자리에 놓을 때 필연적으로 부딪치는 것이 폐쇄적인 예술지상주의적 탐미주의와 묘사의 단일성이다.

-한샘(김윤식)

 

# 김동인은 <약한자의 슬픔> <배따라기> <감자> 등을 발표하여,단편소설의 형식을 확립하였다.그는 이들 작품에서 서민들을 주인공으로 그들의 삶이 애환과 인간적 고뇌,개인과 사회의 관계 및 삶의 환경결정론 등을 사실주의 기법으로 제시하였다.

-금성(박동규)

 

 

1. 머리말

 

작가의 삶과 그의 문학 작품을 서로 연관시켜서 고찰하려 한다. 김동인의 작품은 김동인의 삶을 고려하지 않고서는 깊이 있게 이해하기 어렵다. 김동인의 문학 세계를 김동인의 삶과 구체적으로 관련시켜 파악해야 한다.

김동인이 보여준 삶의 상황과 양태를 정리해보고 그것이 동인의 작품 세계로 어떤 모습으로 투영되고 있는가 살핀다.

 

금동 김 동 인 (金東仁:19001951)

김동인은 1900102일 조선 서북 지방의 중심지인 평양에서 태어났다. 동인의 가문은 평양 하수구리 한곳에서 8대를 내려온 토호 집안으로 전답을 상당히 많이 소유하고 있는 지주 계층의 갑부 집안이었다. 동인은 어린 시절 안의 귀염둥이로서 지극히 호사를 누렸다. 동인은 형 동원보다 16살 아래였고 늙은 아버지와 어머니 옥씨 사이에게 말할 수 없는 귀여움을 받았다. 이 편애에 가까운 사랑은 동인에게 유아독존의 생각을 심어 주었다.

 

동인은 1914년 숭실학교를 그만두고 일본으로 건너갔다. 동경에서 명치학원을 다니며 소학교 동창인 주요한과 함께 문학에 열중하기 시작하여 톨스토이를 열렬히 숭배하였다고 한다. 1917년 부친이 별세하여 귀국한 동인은 이듬해 김혜인과 결혼하고 다시 일본에 건너가 천단 미술학교에 입학한다.19192월 일본 동경에서 주요섭, 전영택 등과 문예 동인지 󰡔창조(創造)󰡕를 창간하면서 거기에 단편 <약한 자의 슬픔>을 내어 문단에 올랐다. 자기가 사재를 털어 󰡔창조󰡕를 냈기 때문에 독자의 눈치를 보지 않고 소설을 자유로이 쓸 수 있었다. 이어서 󰡔영대󰡕라는 동인지도 만들었다. 3.1운동 때에 아우 동평의 부탁으로 격문을 써준 일로 귀국했다가 326일 붙들려 출판법 위반으로 3개월 동안 감옥에 들어가 징역 6개월 집행 유예 2년의 판결로 626일 출옥하였다. 이후 동인은 왕성한 창작활동을 펼치는데 이와 더불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방탕한 생활이다. 동인은 출옥하여 바로 여자를 만나러 동경에 갔다가 실패하고 귀국하여 1921년 봄 󰡔창조󰡕 속간을 서두르며 방탕을 시작했다. 동인은 아침은 평양에서 점심은 서울에서 저녁은 동경에서즐겼다는 말이 나올만큼 타락하고 방종한 생활을 했다.기생과 함께 전국 각지를 유람하며 향락에 빠져 놀아났다. 1926년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을 모두 탕진하고, 1927년 보통강 토지관개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실패하여 빚을 갚으려고 남은 재산을 모두 처분하였다. 아내는 남은 돈을 갖고 달아나 버렸다.

 

1930년 동인은 모든 것을 잃어 버리고 새로운 생활을 시작해야 했다. 김경애와 재혼하고부터 복잡한 여자 관계를 정리하고 주로 원고료에 의존하여 생계를 잇게 된다. 재혼한 이듬해 서울로 이사하고 스스로 야담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는 신문 연재 소설에 자주 손을 대고 잠시나마 조선일보사 문예부에 취직하기도 한다.동인은 생계를 꾸리려고 엄청난 분량의 글을 써야 했다.동인은 단순히 원고료를 벌자고 신문독자의 저급한 흥미와 호기심을 자극하는 글을 쓰는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동인은 원래 몸이 약한데다 생애 후반부에는 불면증으로 고생을 하였고 신경통, 약물 중독 등이 겹치어 잠시도 편할 날이 없었다.

 

1942년 천황불경죄로 서대문 형무소에서 복역하였다. 해방 소식을 들었을 때 큰 소리로 엉엉 울음을 터뜨렸다 한다. 동인은 19511월 한국전쟁 중 아무도 지켜주는 사람도 없이 병사 반 아사 반으로 세상을 떠났다.

 

첫 작가연구인 󰡔춘원연구󰡕, 문학 연구인 󰡔조선근대소설고󰡕 등을 남겼다.

 

19448󰡔조광󰡕에 일본 역사를 소재로 星巖의 길이란 역사소설을 발표하였다. 성암이란 명치유신 전후 근왕주의자의 한 사람으로

 

대표작으로 꼽히는 <배따라기>에서는 <태형>, <감자>등과 같이 결정론적 사상을 드러내고 있다. <광화사>, <광염 소나타>등에서는 유미주의, 낭만주의 경향이, <붉은 산>에서는 투전, 싸움을 일삼는 불한당 주인공󰡐󰡑이 동포를 착취,학대하는 중국인 지주에게 대항하다 생을 마치는 과정을 전개해 그의 작품으로서는 드물게 민족주의적 저항정신을 보여주고 있다. 역사소설 <대수양>, <젊은 그들>을 통해 세조와 대원군을 긍정적 인물로 묘사하고 있는 것도 특이하다고 말할 수 있다.

 

초기 이광수의 계몽주의적 경향에서 벗어나 우리나라 단편 문학의 확립, 자연주의 문학 수용, 탐미적 경향 추구, 문체 세련화 등의 관점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순수한 미적 가치 추구에 몰입했다는 점에서 시대 상황을 외면했다는 부정적 평가를 받기도 한다.

 

# 창조가 내세운 순문예운동의 문학사의 의의

 

애국계몽기 이래 우리 문학의 진보적 전통으로부터 벗어나거나 뒤로 물러서는 것이었다. 김동인은 이광수가 문학에서 도덕의 가치와 교훈을 구현하려 한 것이 작가의 분수를 망각한 위선 행위라며 문학은 오직 미를 추구할 다름이며 미의 반대가 되는 추까지 미의 범위 안으로 끌어들여야 한다고 했다.

 

󰡔창조󰡕가 표방한 탈정치의 순수문학이란 앞 시대 부르조아 계몽주의에서철저하지 못한 점을 올바른 방향에서 비판적으로 게승한 것이 아니라 제한된 진보성마저도 포기함으로써 현실을 벗어난 초역사적인 미의 세계에 안주하겠다는 선언에 지나지 않는다.

 

이광수는 󰡔무정󰡕에서 자신의 모든 행위,심지어는 연애마저도 불상한 조선 사람들의 장래의 행복과 연관해서 생각하려 하였다. 이광수의 작품 세계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일본의 식민지 지배를 발전의 표상으로 받아들였던 잘못된 현실인식과 소설 속에 녹아들지 못한 채 불숙불숙 튀어나오곤 하는 어설픈 설교 따위이지,지식인의 사명감을 강조한 것은 아니다.

 

 

정치적 허무주의 일본의 식민지가 됨으로써 자기 계급의 발전을 더 이상 기대할 수 없었던 소시민계급의 굴절된 의식,정신적 동향이 극명하게 표출된 것이다.

 

역사 속에서 진보적 역할을 포기한 채 식민지 현실을 기정 사실로 받아들이는 힘없는 소시민계급의

 

문체의 특징

 

스스로 자기가 언문일치체의 확립,삼인칭 주어의 사용 등의 공로가 있다고 주장하였다.

간결체: 문장이 짧게 끝나고 수식이 적으며 서술이 단정한 문체로 복잡한 인생살이를 간단하게 재단했다.

빠른 템포

 

인가들은 어쩔 수 없이 주어진 운명에 끌려다니게 마련이요 거기서 벗어나려고 제 아무리 발버둥을 쳐보았댓자 전혀 소용이 없다는 소극적 체념적 태도가 김동인 작품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배따라기> <감자>

 

<약한 자의 슬픔> 허영심 많은 여주인공 강 엘리자베드는 가정교사로 있는집 주인 남작에게 정조를 유린당하고 버림을 받은 뒤 자신의 약함을 깨닫고,( 잉태를 하게 되어 병원에 가서 의사....) 새로운 삶을 찾아본다는 내용이다.

심리 묘사 뚜렷하다.하지만 작품에서 심리 묘사가 인물의 본질을 밝혀내거나 예술의 진실을 세우는 진실은 아니다. 엘리자베드의 불행이나 고뇌는 직극히 개인적인 것으로 그 시대의 사회 연대 의식과 이어지지 않는다.

 

- 기법과 형식의 새로움

 

 

사회악 때문에 고통 받는 사람들의 생활 바탕에는 건전한 인간성이 있다는 사실을 놓쳐서는 아니된다. 감자에는 냉정한 객관적 묘사,생활난에서 오는 경제적 조건,부도덕한 관능적 행실,사랑의 복수,살인,음모 등 삶의 어두운 요인이 드러나 있다. 부도덕을 드러내는 바탕에 그것을 극복하려는 윤리의식이 따르지 않으면 아무런 예술 가치도 주지 못한다.김동인의 작품 세계에는 도덕관이 없다.김동인은 탐미적 이상주의(퇴폐주의)로 시종일관한 작가이다.이는 인간성을 부정하는 위에서 일제 하의 민족의 현실을 망각하고 도피한 자의 자기 합리화로 성립된 미학이다.

김동인은 춘원 문학의 계몽적 공리성을 배격하고 문학 그 자체를 강조하여 유미주의 문학관에 매달리게 된 것이다.

 

<2> 작품 분석

 

약한자의 슬픔

배따라기

 

나는 열 다섯 살부터 동경 생활을 하다가 조선에 돌아온 인물로 자신을 신사라 함. 나는 ‘2년 전 한여름 몇달을 배따라기의 본고장인 영유에서 지낸 적이 있다. 삼월 삼짇 대동강에 첫 뱃놀이하는 날 나는 대동강 모란봉 기슭에서 배따라기 소리를 듣고 노래 부른 이를 찾아 나서서 로부터 슬픈 사연을 듣는다.

< 잘생긴 동생을 둔 형은 성격상 의처증이 있다. 작품 설정에 맞게 부인은 쾌활하고 웃음이, 특히 상대를 가리지 않는 웃음이 많다. 동네사람들과 동생과도 의심의 여지는 무수히 많게 되고 󰡐󰡑로 인해 결정적 의혹이부인, 형제간에 야기된다. 형은 폭력을 휘두르게 되고 부인은 의심받을 수 있는 상황을 어찌하지 못하고 자살한다. 이후 의혹은 풀게 되지만 충격을 받은 아우는 집을 등지게 되고 형도 󰡐운명󰡑이란 굴레에 어쩌지 못하는 인간 한계에 묶여 고향의 노래 󰡐배따라기󰡑를 부르면서 방랑을 한다.>

적으나마 아내를 삼킨 바다와 늘 접근하며 가는 곳마다 아우의 소식을 알아보려고배를 탄다. ‘의 배따라기에는 삭이지 못한 뉘우침, 바다에 대한 애처로운 그리움이 잠겨있다.

󰡐󰡑라는 화자(話者)를 통해 작자는 인간의 삶을 󰡐운명󰡑이라는 굴레속에 단단히 묶어두고 작가 특유의 󰡐극단으로 몰고가는 미적 의식󰡑을 보여주고 있다.

사소한 오해가 인간의 운명을 바꿀 수도 있다는 숙명론과 허무가 전편에 짙게 깔려 있는 작품으로 흔히 김동인의 대표작으로 꼽고 있다. 인간은 무력하고 왜소하다는 것을 여러 방식으로 역설했다.

 

* 액자소설의 구조를 이중으로 갖추고 있다. 격자소설(또는 액자소설)의 전형적인 한 예이다. 동인은 이 액자 형식을 <광화사><광염 소나타>에서도 이어서 이용하고 있다.

 

태형

 

󰡔동명󰡕 192212월호에서 19231월호까지 발표했다.

3.1운동 직후의 일제 감옥이 무대

김동인의 자전소설

일제의 조선 감옥 제도가 얼마만큼 혹독했는가

독립만세를 부르다가 감옥에 갇힌 사람들이 겪는 고통을 다루어 일제에 항거하는 자세를 보인 듯하지만,40여 명씩이나 들어앉아 있는 감방에서는 누구나 왜소해져,먼저 공판을 받은 노인더러 공소를 해 자리를 차지하지 말고 태형을 맞고 나가라는 했다는 것이다.노인이 태형을 맞으면 죽는다든가,노인이 나가서 생기는 공간을 신참 수감자가 차지하게 된다든가 하는 것은 고려하지 않은 얄팍하고 어리석은 타산을 인간 불신의 증거로 삼았다.

일제 시대에 조선인이 고통당하는 이야기를 썼다고 해서 민족주의 문학 작품이 되는 것이 아니다. 태형에 보이는 의 이기적 욕망이야말로 투항과 변절(친일협력)을 있게 한 원동력이었다.

 

 

감자

 

󰠏󰠏󰠏작품해설󰠏󰠏󰠏

󰡔조선문단󰡕 19251월호에 발표했다.

농민 출신으로 막연하게나마 도덕관념을 가지고 자란 복녀는 15살 때 동네 홀아비에게 80원에 팔려가면서 하층민 생활로 전락한다. 게으르고 무능한 남편 때문에 동냥질을 하게 된 복녀는 빈민구제사업으로 벌어진 기자묘 송충이 잡는 일에 끼었다가 감독에게 몸을 내던지고 이전의 도덕관념이 허울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일 안하고 돈 더 받고 긴장된 유쾌가 있고, 빌어먹는 것보다 점잖고.󰡓

인생관이 바뀐 복녀는 칠성문 밖 중국인 채마밭 도둑질에 나섰다 왕서방에게 붙들린다. 왕서방이 복녀집을 드나드는 데까지 발전한 복녀의 삶은 왕서방이 새색시를 사오면서 파국을 맞는다. 새색시가 오는 날 밤 낫을 들고 왕서방의 침실로 쳐들어간 복녀는 왕서방과의 싸움 끝에 죽게 되고, 왕서방은 복녀 남편, 한방의사와 돈으로 합의를 본다. 복녀가 뇌일혈로 죽었다고.

김동인의 작품으로서는 드물게 사회 현실󰠏󰠏󰠏나락으로 굴러떨어지는 인간의 계층 분화 현상󰠏󰠏󰠏을 그린 작품이다.

 

복녀가 왕서방에게 대들다 죽은 것은 예기치 않던 질투심의 발로(발작)이고 자아가 수동적이기만 할 수는 없다는 마지막 증거라고 하겠다.하지만 복녀의 죽음은 대수롭지 않게 취급되고 흥정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세상은 그만큼 냉혹하니 헛된 기대를 걸지 말라고 다그친 것이다.이런 특징 때문에 김동인의 소설은 사실주의와 구별되는 자연주의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 - 가난은 인간다움을 파괴하는 힘을 갖고 있다.( 환경의 압도적인 규정성과 인간의 수동성)

 

복녀가 파렴치한 매음녀로 전락하고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되는 것은 전적으로 환경 때문이다.특히 송충이 구제사업 현장에서 감독에게 몸을 맡긴 뒤 급격히 변모해가는 복녀의 모습에서 우리는 가난이 압도적인 힘으로 인간을 속절없이 파괴시켜 가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이처럼 환경의 힘에 굴복한 인간이 도달한 인간이 도달하게 되는 것은 식욕과 성욕에 지배되는 동물적인 본능의 세계이다.복녀의 매음행위에서 우리는 일상적인 윤리의 억압 아래 숨어 있던 동물적 본성이 적나라하게 나타나는 것을 본다.복녀에게 매음은 일 안 하고 돈 더 받고 긴장된 유쾌가 있고 빌어먹는 것보다 점잖고....” 한 좋은 일이다.

 

- <감자>에 그려진 가난은 초시대적이고 보편적인 가난의 모습일 뿐,토지조사사업과 산미증식계획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식민지 수탈정책 때문에 구조적으로 강요된 당시 조선 민중의 가난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복녀가 가난한 것은 남편이 무능하고 게으르기 때문이지 당대 사회와 아무 관련이 없는 우연한 개인 문제인 것이다.

 

<감자>에 대해서 임형택은 민족 전체가 식민지적 수탈에 의해서 굶주리는 현실을 눈앞에 두고 빈곤을 그 빈곤한 자의 인간적인 약점으로 표현하여 민족에 대한 허무감과 열등의식에 맞장구를 쳤다.”고 하였고[<신문학운동과 민족현실의 발견>] 염무웅도 이 평가가 조금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고 하였다.[<식민지시대 문학의 인식>]

 

[문제 제기]

1. <감자>에서 복녀가 타락하고 긑내 죽게 되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

1. <감자> 첫머리에서 전제하고 있는 배경은 어던 구실을 하는가 ?

주인공의 운명의 방향을 결정하는 데 긴밀히 연관되어 있다.

 

[붙임]

중국 태항산에서 일본군과 싸웠던 작가 김학철씨의 장편소설 󰡔격정시대󰡕(풀빛)에 나오는 회상입니다.

 

이튿날 그 단편집 중에서 발가락이 닮았다라는 매우 기발한 제목의 단편 하나를 우선 읽어보았다.선장이는 읽으면서도 또 읽고 나서도 쓴웃음이 절로 나왔다. 성병으로 생식기능을 상실한 한 남자가 행실이 부정한 그 안해의 낳아놓은 아이를 자기 아이로 믿으려고 애를 쓰는데 닮은 데가 하나도 없어서 무진 고민을 한 끝에 마침내 아이의 발가락이 저를 닮았다고 내 아들이 틀림없다고 좋아하는 내용이다.선장이는 망국의 비운은 아랑곳없이 너절한 소설을 써서 민중의 의지를 마비시키는 부르조아문인들의 소행이 가증스러웠다. (3242-43)

 

이 대목은 조선의용군에게 사살당한 일본군 소속 조선인 학도병의 배낭에서 나온 김동인의 소설 발가락이 닮았다를 읽고 주인공 서선장이 쓴웃음을 짓는 장면입니다. 민족해방을 위해 목숨을 내놓고 싸우는 사람이 있는데,나라 안에서는 밥술께나 먹는 양반네들이 민족해방을 위해 싸우기는 커녕 오히려 민족의 의지를 마비시키고 있음을 개탄하는 내용입니다.

 

참고문헌

 

󰡔김동인 전집󰡕 조선일보사 [친일문학에 드는 글은 모두 빠져 있다.]

김윤식 󰡔김동인연구󰡕

󰡔김동인연구󰡕(새문사, )

김윤식 <반역사주의 지향의 과오> 󰡔문학사상󰡕 197211월호=󰡔한국근대작가론고󰡕(일지사,1974)

임형택 󰡔한국근대문학사론󰡕(한길사,1982)

김흥규 <황폐한 삶과 영웅주의> 󰡔문학과 지성󰡕 1977년 봄호

이동하 <김동인의 삶과 문학> 󰡔현대문학󰡕 1985년 봄호=󰡔우리 문학의 논리󰡕(정음사,1988)

임종국 <투항과 변절의 서곡 - 김동인의 태형> 󰡔한국문학의 민중사󰡕 (지리산,1991)

오성호 <김동인 소설의 반역사성> 󰡔역사비평󰡕 1989년 겨울호

정두희 <단종과 세조에 대한 역사소설의 검토> 󰡔역사비평󰡕 1992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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