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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光化門)을 지나며- 김진경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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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光化門)을 지나며- 김진경


< 감상의 길잡이 >

민족 공동체를 와해시키는 적이 우리 민족 안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섬뜩한 자각의 연장선에서, 민족의 멸망을 맞은 이 나라에 `국제 평화 시찰단'이 파견되어 오는 가상의 2054년 상황을 설정함으로써 날로 비극적인 역사를 쌓고 있는 우리의 어두운 현실에 대한 반성을 촉구하고 있다. 무력으로 정권을 장악해서 나라를 지배하고 있던 우리의 군사 정부 시절이란 어쩌면 우리가 보고 즐기던 `지옥의 특공대' 따위의 영화에서의 독재적 상황과 조금도 다를 바 없는 것이고 보면, 시인의 이같은 추체험은 실제보다 더 무서운 가상의 세계로 우리 앞에 펼쳐져 있는 셈이다. 세계사의 그늘 속으로 사라진 나라와 민족의 운명이란 이미 고고학의 대상일 뿐이라는 날카로운 지적이 곁들여진 풍자적인 분위기 안에서 비록 현실적인 힘은 없지만 결코 이대로 민족의 앞길을 가로막은 적들을 묵인할 수 없다고 마음을 다잡아 먹는 한 의식 있는 소시민이 친숙하게 다가오고 있다. [해설: 박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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