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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목의 유령(요점정리) - 김광식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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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자소개

김광식(金光植: 1922- )

평북 용천 출생. 일본 메이지(明治)대학 문과 졸업. 1954년 '환상곡'을 <사상계>에 발표하여 등단함.

1956년 단편 '213호 주택'으로 제2회 현대문학 신인상을 받음. 그는 변화된 세계에서의 인간 소외 의식을 깊이 있게 묘파한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비정의 향연', '자유에의 피안', '의자의 풍경', '표랑', '고목의 유령', '천사의 입술' 등이 있다.

 

이해와 감상

 '고목의 유령'은 1959년에 발표된 1인칭 주인공 시점의 단편소설로서 그의 '213호 주택'과 같은 유형의 작품이다. 두 편 모두 새로운 세계에 적응하지 못하는 주인공의 정신적 방황을 다루고 있다.

주인공 '나'가 뜰 안에 서 있는 은행나무를 아내의 전남편의 망령이 아닌가 하는 망상에 빠져 있다는 이 작품은 표면적으로는 아내를 싸고 도는 전남편에 대한 질투를 담고 있으나, 심층에 있어서는 돈의 노예가 된 인물의 병적 심리를 그리고 있다. 즉, 가정적 삶의 황폐와 사회 현실의 영향으로 가정이 애정과 이해의 집단이 아닌, 경제적 집단으로 변모되어 버린 인간 의식을 다루고 있다.

 
줄거리

 나는 상처(喪妻)한 후, 지금의 아내 미영과 재혼을 했다. 나는 미영의 전남편이 살던 흉가에 살고 있다. 나는 이 집에 계속 산다면 미영이가 자신을 잊어버릴 지도 모른다는 상상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나는 새집으로 이사갈 생각만 가진 채 계속해서 그 집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나는 대학 강사이고 미영은 약사이다.

나는 명동에서 친구들과 헤어져 거나한 기분으로 합승을 하러 시청 앞으로 갔다. 합승을 기다리는데 빗방울이 몇 방울 떨어지더니 선선한 바람이 가로수를 우수수 몰아쳤다. 구름이 낮고 무겁게 드리운 찌푸린 날씨다. 합승 정류장에는 나 혼자만 홀로 서 있었다. 통금 예고 싸이렌이 울렸다. 효자동행 합승이 왔다. 내가 타자 정원이었다. 그런데 차장 꼬마는 자꾸 손님을 부르더니 또 한 사람을 억지로 태우고서야 차는 떠났다. 나는 눈을 감고 잠시 몽롱해졌다. 종점에서 칠팔 분을 또 걸어야 한다.

나는 집 대문 앞에 서서 초인종을 누르려다가 그만 멈칫 하고 말았다. 정원 안에 서 있는 고목이 된 은행나무 아래서 까만 우산을 받쳐 들고 레인코트를 입은 한 사내가 서 있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었다. 나는 아내에게 요새 부정이 없는가하여 아내의 애정을 다시금 확인해 보았다. 그러나 아내는 예나 조금도 다름이 없었다.

나에게는 묘한 버릇이 있다. 그것은 자신이 아내를 의심하고 있다는 것을 의식할 때 마다 아내의 전남편에 대한 질투를 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게 되고, 그럴 때마다 그러한 자신을 '우습지 않은가, 한국에서 가장 지식층에 있는 교수라는 자가 말이다.'하고 개탄하는 것이다.

번갯불이 방 안을 비치고 꺼졌다.

미영은 말없이 그 자의 앞을 서서 방을 나가고 있었다.
나는 급하게 방 안을 뛰어나가며,
"미영이! 미영이!"
하고 있는 힘을 다해 불렸다.

집을 흔드는 권총 소리에 나는 눈을 떴었으나 정신을 잃고 말았다. 기절하는 순간 나는 까만 우산의 레인코트가 희뜩 나타났다. 나는 지금 누위 있지만 권총에 맞아 누워 있는 것은 아니다. 내가 위층에서 미영을 부르짖는 소리와 넘어져서 꽝 하는 소리와 권총 소리에 미영은 기절하며 넘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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