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문학창고

고래 뱃속에서 / 요점정리 / 최수철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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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자소개

  최수철(1958- )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났으며 서울대학교 불문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였다. 1981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소설 《맹점》이 당선되어 등단하였다. 작품집에 《공중누각》 《화두, 기록, 화석》 《고래 뱃속에서》 《어느 무정부주의자의 사랑 1.2.3.4》 《벽화 그리는 남자》 등이 있다.

최수철은 그의 등단작인 《맹점》에서부터 전통적인 소설 기법을 탈피하여 독자를 미로에 빠지게 하는 실험적인 작품으로 새로운 소설미학을 추구해왔다. 그만큼 그의 작품은 난해하다. 제목부터가 모순되는 이미지를 드러내는 《얼음의 도가니》는 작가 자신의 체험적인 글쓰기 과정과 그 지향 의식을 직접 작가의 분신인 소설가를 등장시켜 심도있게 추적하고 있는 문제작이다. 일부러 읽기를 어렵게 만든 듯한 해체적 글쓰기에다 포스트모던적인 표현 기법을 활용하고 있는 이 작품은 독자의 인내력을 실험하는 듯 시점이나 화자가 아무런 설명없이 빈번히 바뀌는 지점에 가서 절정에 다다른다. 그러나 이러한 실험 기법도 작가의 자의식을 추구하려는 노력이 언급되는 군데군데에서는 매우 진지하게 바뀌고 있어 그 난해함에도 읽기를 중단할 수 없는 매력을 보여준다.

 
이해와 감상

  <고래 뱃속에서>는 여러 편의 연작 소설들을 묶어 하나의 장편으로 구성한 소설로서, 사회의 '닫혀 있음'을 극명히 인식하여 궁극적으로 '열림'을 지향하는 구조적 의식을 얻고자 함을 보여 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의 체제적 특성은 최수철 특유의 소설 기법인 다양한 사실과 상념들의 종합에 있다. 부분적인 사실을 전체와 관련지으면서, 제1장의 [고래 뱃속]으로부터 제14장 [진공] 상태에까지, 펼쳐진 상황을 벗어나려는 역동적 의미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줄거리

  제1장 - '그'는 한 낡고 오래된 여관방에서 사흘 밤 사흘 낮을 보낸다. 그러면서 그는 여관방이 마치 고래 뱃속 같이 밀폐되어 닫혀 있는 공간이라고 느낀다. 며칠 동안 여관방에 스스로를 유폐시키고 있으면서도 그 상태에서 벗어나려는 욕구를 갖는다. 고래가 내뿜는 물줄기와 함께 밖으로 나가듯이 그는 충동적으로 창틀에서 뛰어내린다.

제2장 - 친구들 가운데 가장 늦게 취직한 '그'는 축하라는 명목으로 오랜만에 술자리를 갖는다. 이미 직장과 가정이라는 사회적 틀에 얽매여서인지 친구들은 그를 남겨 둔 채 일찍 술집을 떠난다. 술집에는 두 명의 미국인과 그들과 동석한 술집 여자들만 떠들고 있다. 그들을 보면서 그는 관행상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술집 상황의 억압성과 이질감을 느낀다.

제3장 - 우연히 사복 경찰에게 심문을 받은 '그'는 그 동안의 일상 생활 중 검문, 검색을 받아본 일들을 떠올리며 회상에 잠긴다. 우리가 자유롭다고 생각하는 일상 생활 속에 그 자질구레한 일상적인 자유를 구속하는 법의 함정이 있음을 느낀다.

제4장 - 현역 장병들과 함께 야전 전투단 훈련을 4박5일간 마친 '그'와 예비군들은 퇴소 신고를 한 후 훈련 수료증이 도착하기를 기다린다. 예상과 달리 내일 정오에 정식으로 퇴소 신고를 받는다는 말에 그들은 화를 내며 뿔뿔이 흩어진다. 조직 사회의 위력을 내세워 모두들 되돌아오게 하지만, '그'는 무단 이탈이라는 불안감을 안고 위병소를 통과한다.

제5장 - 버스 안에서 만난 한 미친 남자에게 투영되어 있는, 스스로의 내면에 대한 정신 분석을 통해 '그'는 [집단적 광기나 동물성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너'와 '나'는 상황을 매개로 하여 동류화된다.]는 결론을 얻는다.

제6장 - 모든 것을 상징적 의미로 받아들이는 '그'는 자기 혼자만이 타고 있는 승강기 안에서 '나 혼자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실제로 '나' 속에는 무수한 타인이 함께 있으며, 개인이 혼자 있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제7장 - 터널을 통과하고 있는 기차의 어둠 속에서 '그'는 의식과 무의식을 의인화시켜, 부재하는 의식의 공간 속에서 정체를 드러내는 무의식의 세계를 보면서 그것이 당하고 있는 감시와 지배를 느낀다.

제8장∼제12장 - 꿈, 상징, 예감이라고 하는, 스스로가 부가하는 의미체나 책, 신문, 전광 뉴스판 등과 같이 언어를 직접적 도구로 하는 의미체들이 현실 속에서 얼마나 우리의 행위를 지배하는가를 보여 준다.

제13장 - 사람과 사람을 관찰하려 하던 현인(賢人)이나 그들과 함부로 흘레 붙으려 했던 여인을 통해 '그'는 '나'라고 하는, 사물화된 진정한 모습을 찾아낸다.

제14장 - 진공 속에 들어 있는 듯한 생각 속에서 생활하는 '그'는 한 여인과의 유희적 공간을 함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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