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문학창고

‘잇달다’와 ‘잇따르다’의 차이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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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잇달다 잇따르다의 차이

 

“강력 범죄가 {잇달아, 잇따라} 발생하다”와 “{잇단, 잇따른} 강력 범죄” 중에서 어느 말이 맞습니까?



잇따라’, ‘잇따른이 맞습니다. ‘잇달다 잇다 달다의 합성어로서 이어 달라는 뜻의 타동사입니다.  기관차에 객차들을 잇달다 장군은 훈장에 훈장을 잇단 복장으로 등장하였다처럼 쓰입니다.

 

반면에 잇따르다는 역시  따르다가 합성된 단어로서 뒤를 이어 따르다라는 뜻의 자동사입니다.  조문객들이 잇따르다  30여 척이 잇따라 부서졌다처럼 쓰입니다. 물론 청문회가 끝난 뒤에 증인들에 대한 비난이 잇따랐다 잇따른 범죄 사건들 때문에 밤길을 다니기 두렵다처럼 추상적인 사건이나 행동이 계기적으로 발생될 때에도 쓰입니다.

 

그런데 질문하신 예문은 자동사가 쓰일 예문이고, 질문하신 동사는 이어 달다라는 뜻이 아니라 뒤를 이어 따르다라는 뜻이므로 잇따르다를 써야 옳습니다. 정리하자면 강력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다 잇따른 강력 범죄라고 써야 옳은 것입니다.

 

잇다가 다른 동사와 합성어를 이룬 예에는 잇달다, 잇따르다 외에 잇닿다, 잇대다가 있는데 이러한 합성동사의 품사를 결정짓는 것은 후행 동사들인 닿다, 대다입니다.  잇닿다 닿다가 자동사이므로 자동사이고, ‘잇대다 대다가 타동사이므로 타동사입니다. “산줄기가 끝없이 잇닿아 있다 책상과 책상을 잇대어 놓다 따위가 이들 동사들의 용례입니다.

 

끝으로 이 문제와 관련지어 한 가지 지적해 둘 것은 연달아입니다. 기존 사전들에서는 연달다 잇달다의 동의어로 처리하고 연달아 전화가 걸려 오다 따위를 그 용례로 들고 있습니다. 이러한 처리가 옳다면 범죄 사건이 잇따르다에서 잇따르다 자리에는 잇달다가 대신 쓰일 수 있을 것입니다.  잇달다 이어 달다라는 타동사 용법 외에 잇따르다라는 자동사 용법을 가지고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우리말큰사전, 1992> <금성판 국어대사전, 1997>의 처리가 바로 이것입니다.) 그러나 <국어대사전, 1982> <새우리말큰사전, 1991>에서는 위 두 사전과 달리 잇달다에 타동사 용법만 인정하고 있어 잇달다에 자동사 용법을 인정하는 문제는 더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여기서는 <조선말대사전, 1992>와 같이 연달아를 부사로 처리하고(‘연달아 부도 사건이 연달아 터지다에서처럼 용언 앞에서 그 용언을 꾸미는 용법 외에는 잘 쓰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잇달다에는 타동사 용법만 인정하여 잇따르다와 구별하는 쪽을 택하고자 합니다.  잇달다 연달다를 동의어라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잇달다 연달다를 동의어로 처리하면 첫째, ‘잇달다와 달리 연달다 연달아 꼴로만 쓰이는 현상을 설명하기 어렵고 둘째, ‘잇달다에 자동사 용법을 인정하게 되어 잇달다 잇따르다의 동의어 관계를 인정해야 하는 부담이 있습니다. 동일한 의미와 용법에 대해 잇단/잇따른’, ‘잇달았다/잇따랐다 등의 복수 표기를 인정하는 것은 여러모로 불합리한 처리라고 생각합니다.  연달아를 활용형이 아니라 부사로 보면 한총련 탈퇴 여부 대학가 투표 잇따라라는 표현에서 잇따라 대신에 연달아가 쓰이지 못하는 현상을 잘 설명해 주는 이점도 있습니다. 이런 연유에서 우리는 잇달다에는 타동사 용법만을 인정하고 잇따르다에는 자동사 용법만을 인정하였으며 연달아는 활용형이 화석화된 부사로 처리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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