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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길 이 세상에는 길이 많기도 합니다. 산에는 들길이 있습니다. 바다에는 뱃길이 있습니다. 공중에는 달과 별의 길이 있습니다. 강가에서 낚시질아는 사람은 모래위에 발자취를 내입니다. 들에서 나물 캐는 여자는 방초(芳草)를 밟습니다. 악(惡)한 사람은 죄의 길을 쫓아갑니다. 의(義)있는 사람은 옳은 일을 위하여 칼날을 밟습니다. 서산에 지는 해는 붉은 놀을 밟습니다. 봄 아침의 맑은 이슬은 꽃머리에서 미끄럼 탑니다. 그러나 나의 길은 이 세상에 둘 밖에 없습니다. 하나는 님의 품에 안기는 길입니다. 그렇지 아니하면 죽음의 품에 안기는 길입니다. 그것은 만일 님의 품에 안기지 못하면 다른 길은 죽음의 길보다 험하고 괴로운 까닭입니다. 아아, 나의 길은 누가 내었습니까? 아아, 이 세상에는 님이 아니고는 ..
찬송(讚訟) 님이여, 당신은 백 번이나 단련한 금(金)결입니다. 뽕나무 뿌리가 산호(珊瑚)가 되도록 천국의 사랑을 받읍소서. 님이여, 사랑이여 아침별의 첫걸음이여. 님이여, 당신은 의(義)가 무겁고 황금이 가벼운 것을 잘 아십니다. 거지의 거친 밭에 복(福)의 씨를 뿌리옵소서. 님이여, 사랑이여, 옛 오동(梧桐)의 숨은 소리여. 님이여 당신은 봄과 광명과 평화를 좋아하십니다. 약자(弱者)의 가슴에 눈물을 뿌리는 자비(慈悲)의 보살(菩薩)이 되옵소서. 님이여, 사랑이여, 얼음바다에 봄바람이여.
정천한해(情天限海) 가을하늘이 높다기로 정(情) 하늘을 따를쏘냐. 봄바다가 깊다기로 한(恨) 바다만 못하리라. 높고 높은 정(情) 하늘이 싫은 것은 아니지만 손이 낮아서 오르지 못하고 깊고 깊은 한(恨) 바다가 병 될 것은 없지만은 다리가 짧아서 건너지 못한다. 손이 자라서 오를 수만 있다면 정(情) 하늘은 높을수록 아름답고 다리가 길어서 건널 수만 있다면 한(恨) 바다는 깊을수록 묘하니라. 만일 정(情) 하늘이 무너지고 한(恨) 바다가 마른다면 차라리 정천(情天)에 떨어지고 한해(恨海)에 빠지리라. 아아, 정(情) 하늘이 높은 줄만 알았더니 님의 이마보다는 낮다. 아아, 한(恨) 바다가 깊은 줄 알았더니 님의 무릎보다는 낮다. 손이야 낮든지 다리야 짧든지 정(情)하늘에 오르고 한(恨) 바다를 건너려면 ..
나룻배와 행인(行人)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行人). 당신은 흙발로 나를 짓밟습니다. 나는 당신을 안고 물을 건너갑니다. 나는 당신을 안으면 깊으나 얕으나 급한 여울이나 건너갑니다. 만일 당신이 아니 오시면 나는 바람을 쐬고 눈비를 맞으며 밤에서 낮까지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신은 물만 건너면 나를 돌아보지도 않고 가십니다 그려. 그러나 당신이 언제든지 오실 줄만은 알아요. 나는 당신을 기다리면서 날마다날마다 낡아갑니다.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
당신을 보았습니다 당신이 가신 뒤로 나는 당신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까닭은 당신을 위하느니보다 나를 위함이 많습니다. 나는 갈고 심을 땅이 없으므로 추수(秋收)가 없습니다. 저녁거리가 없어서 조나 감자를 꾸러 이웃집에 갔더니 주인(主人)은 '거지는 인격이 없다. 인격이 없는 사람은 생명이 없다. 너를 도와주는 것은 죄악이다'고 말하였습니다. 그 말을 듣고 돌아나올 때에 쏟아지는 눈물 속에서 당신을 보았습니다. 나는 집도 없고 다른 까닭을 겸하여 민적(民籍)이 없습니다. '민적 없는 자(者)는 인권이 없다. 인권이 없는 너에게 무슨 정조냐'하고 능욕(凌辱)하려는 장군(將軍)이 있었습니다. 그를 항거(抗拒)한 뒤에 남에게 대한 격분이 스스로의 슬픔으로 화(化)하는 찰나에 당신을 보았습니다. 아아, 온갖 윤..
알 수 없어요 바람도 없는 공중에 수직(垂直)의 파문(波紋)을 내이며 고요히 떨어지는 오동잎은 누구의 발자취입니까. 지리한 장마 끝에 서풍에 몰려가는 무서운 검은 구름의 터진 틈으로 언뜻언뜻 보이는 푸른 하늘은 누구의 얼굴입니까. 꽃도 없는 깊은 나무에 푸른 이끼를 거쳐서 옛 탑(塔) 위의 고요한 하늘을 스치는 알 수 없는 향기는 누구의 입김입니까. 근원은 알지 못할 곳에서 나서 돌부리를 울리고 가늘게 흐르는 작은 시내는 굽이굽이 누구의 노래입니까. 연꽃같은 발꿈치로 가이없는 바다를 밟고, 옥같은 손으로 끝없는 하늘을 만지면서 떨어지는 날을 곱게 단장하는 저녁놀은 누구의 시(詩)입니까.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됩니다. 그칠 줄을 모르고 타는 나의 가슴은 누구의 밤을 지키는 약한 등불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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