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의정충예행록(孝義貞忠禮行錄)
by 송화은율효의정충예행록(孝義貞忠禮行錄)
작자·연대 미상의 고전소설. 57권 57책본과 29권 29책본이 있다. 국문필사본. 중국 명나라를 배경으로 하여 진씨일가의 가정비극을 그린 계모형 가정소설이다.
명나라 성화연간에 성남땅에 문하시랑을 지낸 진위중(陳偉重)과 어사태부를 지낸 아우 창수가 살았는데 형제간의 우애가 돈독하였다.
진시랑은 부인 석씨에게 자녀가 없어 다시 안씨를 맞아들인다. 그 뒤 석부인에게도 태기가 있고 안씨에게도 태기가 있어 연달아 아들을 얻게 되었는데, 석부인 소생을 창종(昌鍾)이라 하고 안씨 소생을 창문(昌文)이라 이름짓는다. 안씨가 또한 딸을 낳으니 이름을 교혜라 한다. 안씨가 남매를 낳고는 석부인을 질투하여 딸 교혜와 짜고 맏아들인 창종을 죽이려 한다. 자녀가 없는 진어사가 창문을 데려다 기르니 창문은 진어사 내외를 친부모와 같이 섬긴다.
석부인이 우연히 병을 얻어 죽자 안씨는 거리낌없이 창종을 학대한다. 안씨는 창종을 죽이려 밥에 독약을 넣는 등 갖은 악행을 저지르지만 그때마다 창문이 창종을 위기에서 구한다. 창문은 어머니의 처사에 비관하여 연못에 몸을 던지지만 구조되고, 이후 안씨는 아들을 두려워하여 창종을 죽이려 했던 음모를 그만둔다.
창종은 진어사의 처남 양태상의 딸과 혼인하고 창문은 경조윤(京兆尹) 홍수철의 딸과 혼인한다. 양부인이 아들 창현(昌鉉)을 낳고 창종과 창문은 함께 과거에 급제하여 창종은 한림중서, 창문은 홍문직사가 된다. 황제가 여색을 밝혀 진한림의 부인 양씨의 아름다움을 보고 입궁하게 하자, 양부인이 자살을 기도한다. 황제가 시신을 본가로 돌려보내니 양부인이 소생한다.
안씨는 창종 부부를 갖은 방법으로 모해하고 괴롭힌다. 안씨는 양부인을 죽이려다 실패하자, 양부인이 시부모를 죽이려 한다는 누명을 씌워 진시랑과 창종으로 하여금 양부인을 내쫓게 한다. 안씨는 형을 감싸는 창문을 내쫓고 창종에게는 밥을 하루 한 끼만 준다. 창문의 아내 홍부인이 창종에게 몰래 쌀밥을 가져다주자, 이를 안 안씨는 시숙을 유혹하였다고 하여 홍부인을 쫓아낸다.
이때 황제가 간신과 후궁이 항후를 모함하는 말에 황후를 폐하고 만귀비로 황후를 삼으려고 하였다. 이에 진한림이 죽음을 무릅쓰고 간(諫)하다가 유배를 당한다. 황제의 꿈에 명태조·송태조·당태종이 나타나 여색을 밝히고 죄없는 신하를 죽인 황제의 행실을 꾸짖는다. 한편으로는 진시랑의 처 석씨가 와서 창종 형제의 무죄를 아뢴다. 자신의 잘못을 깨달은 황제는 만귀비와 안씨의 죄상을 밝혀 가두고, 진한림을 귀양에서 풀어주며, 양부인에게 정렬부인의 어필을 내려 표창한다.
진한림이 황제에게 상소하여 부모의 석방을 간청하니, 황제는 진한림의 효성에 감동하여 진시랑과 안씨를 풀어준다. 안씨의 꿈에 석부인이 나타나 악행을 꾸짖지만 안씨는 여전히 회개하지 않는다. 양부인이 친정에서 돌아오자 안씨는 양부인을 죽이려고 요인(妖人)으로 하여금 양부인의 복색을 하고 시랑과 안씨가 자는 방에 칼을 들고 들어가는 척하게 한다.
이때 황제가 만귀비에게 현혹되어 다시 황후를 폐하려고 하자 진한림이 간신과 간비를 제거하라고 간한다. 황제가 또한 전과 같은 꿈을 꾸고는 모든 진상을 밝혀내고 죄를 물어 벌함으로써 궁중과 진부에 비로소 화평이 온다.
이 작품은 가정소설의 유형을 띠고 있는 대하소설이다. 대부분의 가정소설이 그렇듯이 이 작품에서도 정실은 선한 인물로, 후실은 악한 인물로 설정되어 있다. 다만, 이 작품에서 주목할만한 것은 후실 소생인 창문이 선한 인물로 그려져 있다는 것이다. 창문이 형인 창종을 동복형(同腹兄) 이상으로 따르며 어머니의 음모를 방해하고 창종을 위기에서 구출하는 것이어서, 작자가 이복형제 사이의 우애를 주제의 하나로 설정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구성이나 주제에 있어서는 독창성과 참신성을 찾아볼 수 없는 통속적인 작품이지만 소설적인 흥미는 풍부한 편이다. 규장각도서·장서각도서에 있다.
≪참고문헌≫ 韓國古典小說硏究(金起東, 敎學社, 1981). (자료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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